치아 법랑질 재생 현실로 다가오다
바르는 젤 하나로 충치 치료의 새 길 열려
노팅엄대 연구진, 치과 치료 패러다임 전환 예고
손상된 치아 복원 기술 상용화 기대
자연 치아 되살리는 시대 성큼
영국 과학자들이 손상된 치아의 법랑질을 다시 자라나게 하는 획기적인 젤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노팅엄대학교 연구진은 “치아의 가장 단단한 층인 법랑질이 마모되면 지금까지는 되살릴 방법이 없었지만, 이번 젤은 실제로 법랑질을 재생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법랑질은 평생 동안 음식을 씹거나 산성 음식, 세균 등에 의해 조금씩 닳아 사라지지만, 한 번 손상되면 자연적으로 복구되지 않는다. 연구팀이 개발한 젤은 치아 표면에 바르면 일종의 ‘지지대’ 역할을 하며, 침 속의 칼슘 성분을 흡수해 새로운 광물질이 자라나도록 돕는다. 이 과정에서 미세한 균열이나 구멍이 메워지고, 새로 형성된 단단한 층이 기존 치아 구조와 결합해 건강한 법랑질로 재생된다.


연구를 이끈 알바로 마타 교수는 “이 기술은 안전하고 빠르게 적용할 수 있으며,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환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그동안 시도된 다른 재생 기술은 법랑질의 일부분만 복구하거나 쉽게 손상되는 한계가 있었지만, 이번 소재는 자연 치아와 동일한 구조와 강도를 재현했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칫솔질, 저작, 산성 음식 노출 등 실제 구강 환경과 유사한 조건에서 젤의 내구성을 시험했으며, 결과적으로 새로 형성된 법랑질이 건강한 치아와 같은 수준의 강도를 보였다고 밝혔다.
영국에서는 성인 세 명 중 한 명이 충치나 치아 부식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국민의 약 75퍼센트가 최소 한 개 이상의 치아를 발치한 경험이 있다. 전문가들은 구강 건강 악화가 심장질환 등 전신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올해 안으로 임상 적용이 가능한 첫 제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상용화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한편, 미국 터프츠대학교 연구진이 사람의 사랑니 세포를 이용해 돼지 구강 내에서 실제 치아 조직을 재생하는 데 성공했다는 연구도 발표돼, 인류가 ‘자연 치아를 다시 키우는 시대’에 한 발 더 다가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