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문화와 경제적 요인, 성인 독서율 감소 견인”
“사회적·경제적 격차, 독서 혜택 불균형 심화”
“학생 독서는 여전히 견고…정책 지원 필요”
미국과 한국에서 성인들의 여가 독서율이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문화 확산과 경제적·사회적 요인이 맞물리면서, 성인들의 독서 시간이 줄어드는 추세가 공통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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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성인, 지난 20년간 40% 감소
영국 일간지 가디은 플로리다대학교와 런던대학교 연구진의 공동 연구 결과를 인용해, 2003년부터 2023년까지 업무나 학업 목적이 아닌 ‘순수한 즐거움을 위한 독서’가 매년 약 3%씩 감소했다고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2004년 전체 인구의 28%가 매일 독서를 즐겼지만, 2023년에는 이 수치가 16%로 급감했다. 연구는 미국 노동부의 ‘미국 시간 사용 조사(American Time Use Survey)’에 참여한 23만6천여 명의 응답을 분석했으며, 여기에는 책뿐만 아니라 신문·잡지(인쇄·전자·오디오판)도 포함됐다.
공동 연구자인 질 손케 교수는 “독서는 창의적 사고를 키우고 삶의 질을 높이는 가장 간단하고 효과적인 도구였는데, 이를 잃는 것은 큰 손실”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내 사회적 격차
특히 흑인, 저소득층, 저학력층, 농촌 거주자에서 감소 폭이 더 컸다. 여성은 남성보다 여전히 독서를 더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공동 연구자인 데이지 팬코트 교수는 “건강에 가장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사회적 취약계층이 독서 혜택을 가장 적게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독서 문화 특징
흥미롭게도, 여전히 독서를 즐기는 미국인은 예전보다 더 오랜 시간 책을 읽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자녀와 함께 책을 읽는 비율은 지난 20년간 유지되고 있다. 손케 교수는 독서율 하락의 원인으로 “디지털 문화, 도서 접근성 부족, 경제적 불안정, 여가 시간 감소”를 꼽았다.
한편 지난해 미국의 종이책 판매량은 소폭 증가했으며, 성인 소설이 판매를 견인했다. 현재 미국의 문해율은 약 79%로 세계 36위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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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성인, 독서율 역대 최저
한국 성인의 연간 독서율은 2023년 기준 43.0%로, 1994년 조사 시작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성인의 연간 평균 독서량은 3.9권, 하루 평균 독서시간은 18.5분에 불과해, 미국과 마찬가지로 성인 여가 독서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KBS 뉴스가 보도한 한국교육개발원 자료를 바탕으로 한 가장 최근 통계다.
특히 40대 이상과 저소득층에서 독서율이 낮게 나타났다. 20대 성인은 독서율 74.5%로 가장 높았지만, 60대 이상은 15.7%, 월 소득 200만 원 이하 계층은 9.8%에 그쳤다. 이러한 세대 및 소득 격차 역시 교육·문화정책 관련 기관의 조사 결과를 통해 확인됐다.
학생 독서와 정책 대응
반면 초·중·고등학생의 연간 독서율은 95.8%, 연간 독서량은 36권, 하루 평균 독서시간은 평일 약 82.6분, 휴일 약 89분으로 높게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발표한 ‘제4차 독서문화진흥 기본계획(2024~2028)’에서 성인 독서율을 2028년까지 50%, 연간 독서량을 7.5권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정부는 이를 위해 생애주기별 독서 프로그램 확대, 직장·가정 기반 독서문화 조성, 디지털 콘텐츠 지원, 체험형 독서 행사 활성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미국과 한국 모두 성인 여가 독서율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지만, 학생층과 일부 젊은 층은 여전히 독서를 유지하고 있다. 디지털 문화 확산, 사회·경제적 불균형, 도서 접근성 문제 등이 공통적 요인으로 지적되며, 정부와 사회적 기관의 적극적인 독서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