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코스피 폭락에 분노한 개인투자자들…이재명 정부 증시정책 강한 역풍"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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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6-08-04 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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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글로벌증시
2026-08-04 18:47

급락 뒤 18% 반등에도 '팔자' 행렬
정부 대응 '너무 늦었다' 비판
레버리지 ETF·AI 투자 열풍 후폭풍
"한국 증시는 카지노" 불신 확산

2026년 들어 코스피 일간 변동폭이 크게 확대된 가운데 VKOSPI(변동성지수)도 급등하며 시장 불안 심리가 최고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 자료: 인베스팅닷컴 / 그래픽: 유스풀피디아

블룸버그는 한국 증시가 7월 급락을 겪은 이후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으며, 이재명 정부의 증시 정책에 대한 비판 여론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코스피는 7월 한 달 동안 22% 하락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월간 낙폭을 기록했다. 월말에는 하루 만에 18% 반등하는 장면이 연출됐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오히려 사상 최대 규모의 순매도에 나서며 시장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블룸버그는 올해 5~6월 이재명 대통령의 증시 활성화 정책과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를 계기로 개인투자자들이 약 78조 원을 국내 증시에 투자했지만, 7월 들어 극심한 변동성에 직면하면서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투자 열풍은 급격히 냉각됐으며 일부 투자자들은 한국 증시를 '카지노'에 비유하고 다시는 투자하지 않겠다는 반응까지 보였다고 소개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30대 투자자 김한경 씨는 인터뷰에서 "투자 열풍에 휩쓸렸다"며 "이제는 한국 주식시장에 투자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 됐다"고 말했다. 아파트를 담보로 5천만 원을 대출받아 투자한 개인투자자 이정민 씨 역시 "정부가 레버리지 ETF를 통해 시장에 기름을 부었다"며 "주식시장을 카지노처럼 만든 것은 잘못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보도는 특히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가 개인투자자의 투자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결과적으로 시장 변동성을 더욱 키웠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7월에는 코스피 매매가 네 차례나 서킷브레이커로 중단되며 이 제도가 도입된 이후 보기 드문 상황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이 같은 극심한 변동성은 주가 등락뿐 아니라 시장의 불안 심리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가 VKOSPI(코스피 변동성지수)다. 코스피 변동률은 하루 동안 지수가 얼마나 올랐거나 내렸는지를 나타내는 반면, VKOSPI는 향후 시장 변동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를 반영하는 지표다. 따라서 주가가 하루 큰 폭으로 반등하더라도 시장의 불안 심리가 해소되지 않으면 VKOSPI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실제로 코스피는 7월 31일 17.9% 급반등했지만 VKOSPI는 84.35를 기록하며 투자자들이 여전히 높은 변동성을 예상했음을 보여준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이번 급락을 단순한 주가 조정이 아니라 레버리지 투자와 투자심리 악화가 맞물린 결과로 보고 있다. 글로벌 투자 플랫폼 이토로(eToro)의 시장분석가 랄레 아코너는 인터뷰에서 "레버리지가 집중된 투자 포지션이 한꺼번에 청산되면서 발생한 전형적인 사례"라며 "향후 수개월 동안 반도체와 기술주 중심의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이를 인공지능(AI) 투자 열풍 자체의 붕괴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여전히 AI 산업의 핵심 수혜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두 기업의 주가는 7월 큰 폭으로 조정을 받았지만, 2025년 이후 누적 상승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도 시장 안정에 나섰다. 보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7월 중순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신규 상장을 일시 중단하고, 개인투자자의 접근을 제한하는 추가 안정화 대책도 발표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대응 시점이 늦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으며, 투자 심리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싱가포르 인도수에즈 웰스매니지먼트의 프랜시스 탄 아시아 수석전략가는 "현재 정부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정의정 대표 역시 "개인투자자들은 정부에 매우 분노하고 있으며 비판 여론이 최고조에 달해 있다"고 말하는 등 시장에서는 정부의 대응이 늦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AI 산업을 둘러싼 성장 기대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7월 급락은 높은 레버리지와 과도한 쏠림 현상이 결합될 경우 시장이 얼마나 빠르게 흔들릴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라며, 무너진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는 데에는 시장 반등보다 더 긴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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