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관세·경기 불확실성 속, 청년 일자리는 줄고 고용의 질은 더 악화되고 있다
신규채용은 역대 최저, 청년 비정규직은 21년 만에 최고치에 올라섰다
기업 채용 위축이 심화되며 청년층 고용 불안정성이 구조화되고 있다
양적 축소와 질적 악화가 동시에 나타나는 청년 노동시장의 경고 신호
정규직은 줄고 비정규직만 늘어난 청년 고용의 10년 흐름이 드러낸 현실

2030 청년층의 일자리가 빠르게 줄고 있다. 올해 2분기 기준 청년 신규 채용은 240만8천 개로, 1년 새 11만6천 개가 사라졌다. 2018년 통계가 집계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대졸자의 첫 사회진출 시기에 해당하는 20대 이하 신규 채용은 137만 개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자리의 ‘양’뿐 아니라 ‘질’도 악화되고 있다. 20~30대 임금근로자 811만 명 중 비정규직은 257만 명(31.7%)으로 2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좁아진 취업 문을 뚫어도 고용 안정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산업별로 보면 건설업과 제조업에서 청년 고용 위축이 뚜렷하다. 건설업의 30대 이하 신규 일자리는 1년 새 3만2천 개 줄었고, 제조업도 4만8천 개 감소했다. AI 확산과 미국 관세 등 불확실성 확대는 기업의 인력 충원 축소로 직결되고 있으며, 이는 청년층 일자리 감소를 구조적 문제로 고착시키고 있다. 최근 10년간 정규직은 58만 명 넘게 감소한 반면, 고용 불안정이 큰 기간제 중심 비정규직은 오히려 늘어난 흐름도 이를 방증한다.
고용 문이 좁아지며 구직을 포기하는 청년도 증가하고 있다. 올해 3분기 20‧30대 ‘쉬었음’ 인구는 73만5천 명으로 통계 작성 이후 최대다. 이는 단순한 경기 문제를 넘어, 청년층의 경제적 자립과 사회 진입 경로가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는 신산업 분야 일자리 창출과 청년 직업 역량 강화 대책을 내놓았지만, 지금의 변화는 단순히 일자리를 ‘더 만드는’ 수준으로 해결되기 어렵다. AI 도입 속도, 산업 구조 재편, 기업의 리스크 회피 성향 등 구조적 변화 속에서 청년 일자리는 양·질·안정성 모두 재설계가 필요한 국면에 들어섰다. 청년층에게 미래를 선택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것이야말로, 지금 필요한 정책의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