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서명으로 1조2000억 달러 예산안 확정, 셧다운 종료
민주당, 국토안보부 예산에 이민 단속 제한 조건 제시
연방 요원 시민 사망 사건이 예산 갈등으로 확산
신체 카메라·체포영장 요구 두고 여야 정면 충돌
백악관과 공화당, 민주당 요구에 부정적 입장 유지

영국 매체 더 가디언은 (현지시간 4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조2000억 달러(약 1740조6000억 원) 규모의 연방정부 예산안에 서명하면서 부분적 연방정부 셧다운이 종료됐다고 전했다. 해당 법안은 하원에서 근소한 표차로 통과된 뒤 대통령 서명을 거쳐 발효됐다.
보도에 따르면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은 해당 예산안을 217대 214로 가결했으며, 공화당 의원 대부분이 찬성한 반면 민주당 의원 다수는 반대표를 던졌다. 이에 따라 지난 금요일 자정부터 국방·보건복지·노동·교통 등 주요 부처의 업무가 중단됐던 부분적 셧다운은 예산안 서명과 함께 종료됐다.
다만 민주당은 국토안보부 예산과 관련해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민주당 지도부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이민 단속과 강제 추방 정책에 대한 제도적 제한이 포함되지 않을 경우, 국토안보부에 대한 추가 예산 승인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갈등의 배경에는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연방 요원에 의해 미국 시민 2명이 사망한 사건이 있다. 민주당은 이 사건 이후 이민 단속 요원들의 행위가 통제되지 않고 있으며, 과도한 무력 사용과 인종 차별적 단속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이 요구하는 조건에는 연방 요원의 신체 카메라 착용 의무화, 얼굴 가림 금지, 명확한 행동 규범 마련, 불법 체류자 체포 시 사법부의 체포영장 의무화 등이 포함돼 있다. 민주당 상원 지도부는 이러한 요구가 상식적이며 시민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고 강조했다.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은 상원에서 예산안 처리를 일시적으로 저지하며 국토안보부 예산을 협상 카드로 활용했고, 이에 따라 백악관은 전체 셧다운을 종료하기 위한 타협책으로 국토안보부 예산만 2월 13일까지 한시적으로 승인하고, 국방·보건·노동·교통 등 나머지 부처 예산은 2026 회계연도 종료 시점인 9월까지 적용하는 분리 예산안에 동의했다. 이에 따라 2월 13일까지 국토안보부 예산을 둘러싼 여야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해당 부처를 중심으로 한 부분적 셧다운 가능성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국토안보부에 대한 연간 예산안에는 반드시 단속 요원에 대한 실질적인 통제 장치가 포함돼야 한다고 밝히며, 의미 있는 변화 없이는 합의가 어렵다고 경고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도 일부 조치를 발표했다. 국토안보부 장관은 미니애폴리스에서 활동하는 모든 연방 요원에게 즉시 신체 카메라 착용을 지시했으며, 이를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은 특정 지역에 한정된 행정 조치만으로는 국민적 분노를 해소하기에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공화당 소속 하원의장은 민주당의 요구 중 체포영장 의무화에 대해 강하게 반대했다. 그는 불법 체류자를 체포할 때마다 사법 절차를 거쳐야 한다면 시간과 인력이 지나치게 소모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요원의 신원 표시와 얼굴 가림 금지 요구는 현장 요원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며 대통령 역시 이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산안 서명 당시 민주당의 요구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한 채, 남부 국경을 통한 불법 이주를 막기 위한 자신의 정책 성과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