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패권 경쟁의 두 얼굴: 대중화로 승부하는 중국, 초지능 추격하는 미국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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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9-11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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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스풀인사이트
2025-11-07 3:06

알리바바 클라우드 매출 26% 급증, AI 투자 효과 본격화

즉시 소비 시장 공략, 3년 내 1조 위안 신규 거래 예상

AI 모델 무료 개방, 스마트홈·교육·헬스케어 전방위 확산

현장 중심 AI 응용, 산업 고도화와 국민 체감 성과 동시 달성

중국 외교부 대변인 마오닝은 트위터를 통해 저장대학 신입생 입학 첫날 모습을 공개하며, 로봇견이 신입생들의 짐을 들어주는 장면을 소개했다. 마오닝은 이번 이벤트를 두고 “캠퍼스 생활에 미래지향적 환영 방식”이라고 설명하며, 첨단 기술이 학생들의 학교 적응과 편의를 돕는 사례임을 강조했다. (2025.8.28)

美 vs 中, AI 패권 경쟁의 두 얼굴

​글로벌 인공지능(AI)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전략이 극명하게 갈라지고 있다.

​미국은 오픈AI, 앤트로픽 등 스타트업과 빅테크가 주도하며, 차세대 초지능 개발에 막대한 자본과 전력을 투입하고 있다. 막대한 전력 소모와 고가의 컴퓨팅 인프라를 동원하면서도 “세계 최초의 인공 초지능”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한 경쟁에 몰두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현실적이고 응용 중심의 AI 전략을 선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8월 30일자 보도에서 “베이징은 AI 버블 가능성을 경계하며, 제조·의료·교육·공공서비스 등 산업 전반에 AI를 신속히 접목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단기적인 산업 효율화와 소비 활성화를 동시에 노리는 실용주의적 접근으로 해석된다.

알리바바, 클라우드 사업의 숨은 무기 ‘AI’

​중국 대표 빅테크 알리바바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AI가 기업 성장을 견인하는 구체적 사례를 보여주었다.

로이터(8월 31일)보도에 따르면,알리바바의 올해 2분기 클라우드 매출은 334억 위안(약 4조6,7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6% 급증해 시장 예상치(18.4% 성장)를 크게 웃돌았다. 이는 지난 1년간 1,000억 위안 (약 13조9,700억 원)이상을 AI 인프라와 연구개발에 투자한 결과다.

​에디 우 알리바바 그룹 CEO는 “AI 투자가 가시적 성과를 내기 시작했으며, 앞으로도 회사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전자상거래 본업 매출은 둔화되면서 전체 매출은 2,476억 위안(약 34조6,000억 원)으로 시장 기대치(2,529억 위안, 약 35조3,500억 원)를 밑돌았다. 이는 중국 내 전자상거래 시장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즉시 소비’ 투자 확대가 단기 수익성에 부담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알리바바 중국 전자상거래그룹 장판 CEO는 “즉시 소비 시장은 향후 30조 위안(약 4,190조 원) 규모의 잠재력이 있으며, 3년 내 1조 위안(약 139조 원) 규모의 신규 거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式 AI, ‘무료 개방’으로 대중화

​중국의 AI 전략을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은 AI 모델의 무료 개방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미국과 중국의 접근 차이를 강조했다. 미국의 오픈AI, 앤트로픽 등은 최신 모델을 유료 구독 서비스나 기업 전용 라이선스 형태로만 제공한다. 반면 중국 빅테크 기업들은 AI 모델을 무료로 배포하며, 스마트폰·웨어러블·스마트홈·교육 플랫폼·헬스케어 서비스 등 일상 전반에 빠르게 확산시키고 있다.

​워싱턴 기반 AI 전문가 레이 왕은 “중국 기업들은 ‘속도’와 ‘대중화’를 무기로 삼고 있으며, 이는 미국식 폐쇄 전략과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며 “중국이 확보한 방대한 데이터와 응용 무대는 이러한 전략에 강력한 뒷받침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장 중심 AI”가 중국의 경쟁력

​전문가들은 중국의 전략이 단기적 산업 고도화와 소비 활성화에 효과적일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미국과 다른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그래픽=유스풀피디아

“미래 초지능 vs 현실 응용”

​미국과 중국의 AI 경쟁은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철학의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미국은 인류 미래를 바꿀 초지능을 선점하려는 장기적·혁신 중심 전략을 택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즉각적·실용 중심의 전략을 통해 국민 생활 개선과 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현실적 성과를 먼저 거두려 한다.

​향후 AI 패권 경쟁에서 어느 전략이 더 유효할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현재까지의 흐름만 놓고 본다면 중국의 응용 중심 전략이 단기 성과에서는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중국의 AI 전략은 대기업 간 경쟁에만 머물지 않고, 전자상거래·물류·헬스케어·교육 등 생활 밀착형 산업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한국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우선, 중국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즉시 소비’는 한국 시장에서도 소비자 경험을 좌우할 핵심 요인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배송 속도와 라스트마일 서비스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만큼, 국내 전자상거래 셀러와 소상공인도 이에 대응할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중국 기업들이 AI 모델을 무료로 개방해 교육·헬스케어·스마트홈 등으로 확산시키는 움직임은, 한국 기업들에게도 저비용으로 AI를 도입할 수 있는 기회를 시사한다.

​소규모 온라인몰조차도 상담 자동화, 맞춤형 추천, 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영역에서 AI를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결국 미국이 장기적 관점에서 초지능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면, 중국은 현실적인 응용을 통해 산업 효율화와 소비자 체감 성과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 차이는 한국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도 직접적인 함의를 갖는다. 당장의 시장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실질적 성과를 내는 AI 활용 방안을 서둘러 모색하는 것이 글로벌 경쟁 환경에서 뒤처지지 않는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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