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장중 5,584달러 돌파…안전자산 넘어 국제 통화 신뢰 지표로 부상”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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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6-01-29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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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마켓
2026-01-29 12:43

국제 금값, 장중 5,584달러 돌파…올해 종가 기준 약 23% 상승
달러 약세·금리 전망·지정학적 불확실성, 금 강세 배경
글로벌 중앙은행, 최근 3년간 연평균 1,000톤 이상 순매입
금, 단순 안전자산 아닌 통화 신뢰·외환 전략 지표 부상
한국은행 금 정책 13년 정체…장기 전략 옵션 유지 관점

국제 금값 추이: 1970.01.01~2026.01.28 / 자료: 월드뱅크 / 그래픽: 유스풀피디아

국제 금값이 글로벌 경제와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28일 뉴욕상품거래소(GC)에서 금값은 종가 기준 온스당 5,303.6달러로, 전일 종가 5,082.6달러 대비 4.35% 상승했다. 장중 한때는 5,584.3달러까지 치솟았다. 올해 종가 기준 금값은 1월 초 4,314달러에서 5,304달러로 약 23% 올랐다.

금값 상승에는 달러 약세, 금리 전망,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달러 약세 선호 발언 후, 미국 달러를 주요 6개 통화 대비 평가하는 ICE 달러지수(DXY)는 4년 만에 최저 수준인 95.55까지 떨어졌다. 달러 약세와 연준 의장 교체 기대에 따른 금리 하락 전망은 무이자 자산인 금의 가격 강세를 뒷받침했다. 투자자들은 단기 조정 시마다 강한 매수세를 보이며 가격을 지지하고 있다. 도이치방크는 금값이 올해 온스당 6,000달러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자료: 국제통화기금,세계금협회,각국 중앙은행 공식 자료 / 그래픽: 유스풀피디아


최근 글로벌 중앙은행들은 금 보유 전략을 재정비하며 매입을 확대하고 있다. 세계금위원회(WGC)에 따르면,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최근 3년간 연평균 1,000톤 이상 금을 순매입했다. 미국,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 전통적 금 보유국은 기존 금량을 유지하고 있으며, 러시아, 중국, 인도, 튀르키예 등 신흥국은 보유량과 비중을 확대했다. 다수 중앙은행은 향후 5년간 금 보유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중앙은행 매입 확대가 단순한 가격 대응이 아니라 국제 통화 신뢰와 외환 전략 변화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세계 최대 금 보유국이지만 장부상 취득가는 온스당 42달러 수준에 불과하다. 달러 약세와 금값 상승 속에서 재무 구조 개선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중국 역시 금을 축적하며 위안화 국제화 과정에서 통화 신뢰 기반 자산으로 활용하고 있다.

달러 약세와 금값 급등에도 불구하고, 금 유동성 제한, 단기 변동성, 외화 운용 우선, 대미 투자 재원 필요 등 구조적 제약 때문에 한국은행의 금 매입 확대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 그래픽: 유스풀피디아

반면 한국은행은 지난 13년간 금 보유량을 사실상 정체시키고 있으며, 외환보유액 대비 금 비중은 3.2%로 주요국 대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금보다 유동성과 장기적 수익성 확보에 초점을 맞춰 외화자산을 운용해왔으며, 단기 금값 변동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안정적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소극적 금 보유 정책은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금을 전략적 자산으로 적극 확대하는 흐름과는 대비된다.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의 접근이 단기적인 금값 급등에 대응하기보다는, 외환시장 안정성과 국가 재정 운용의 장기적 효율성을 우선시하는 전략적 판단의 결과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최근 국제 금값 급등과 지정학적·통화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일부는 한국은행도 장기적 금 보유 전략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국제 금값 급등과 중앙은행 매입 확대는 단기 투자 수요를 넘어 글로벌 금융 질서와 통화 전략 변화를 보여주는 신호다. 금은 단순한 안전자산을 넘어 국제 금융과 통화 전략의 중심 지표로 부상했다. 실제로 중국과 인도의 민간 가계는 각각 수만 톤(추정 2만~3만5천 톤) 규모의 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금이 단순한 투자 목적을 넘어, 포트폴리오 안정과 시장 방향 예측, 나아가 글로벌 금융·통화 정책 변화와 연계된 중요한 자산임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이러한 흐름은 개인 투자자들에게도 금값과 글로벌 금융·통화 정책 간 연관성을 이해하고, 장기 투자 전략과 포트폴리오 조정에 참고할 수 있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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