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발전, 인간 일자리 대체 우려 증가
샘 알트만, 월드코인 통해 UBI 실험 진행
일론 머스크 “AI가 만든 풍요, 노동 필요 없어진다”
비노드 코슬라·제프리 힌튼, UBI 필요성 강조
보편적 기본소득, 경제 불평등 완화 방안으로 주목

최근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에 따라 노동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일자리 감소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경제적 불평등 심화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특정 조건 없이 모든 성인에게 정기적으로 현금을 지급하는 보편적 기본소득(Universal Basic Income, UBI)이 대안적 사회 안전망으로 논의되고 있다. 보편적 기본소득은 수령자의 소득 수준이나 노동 참여 여부와 무관하게 지급되며, 사용 목적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는 점에서 기존 복지 제도와 차별성을 지닌다.
비즈니스 인사이드에 따르면, 미국을 중심으로 한 주요 AI 업계 인사들은 AI가 초래할 수 있는 사회·경제적 충격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UBI 도입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오픈AI의 최고경영자 샘 알트만과 ‘AI의 대부’로 불리는 제프리 힌튼은 AI 기술이 대규모 일자리 대체를 유발하고 부의 집중을 가속화할 가능성을 경고하며, 이에 대한 제도적 대응책으로 보편적 기본소득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샘 알트만은 2019년 텍사스와 일리노이주 거주자 3,000명을 대상으로 소득 수준별 기본소득 실험을 진행한 바 있다. 실험 참가자 중 3분의 1은 3년간 매월 1,000달러를 지급받았으며, 나머지 참가자들은 월 50달러를 받았다. 연구 결과, 1,000달러를 지급받은 집단은 월평균 소비가 약 310달러 증가했으며, 추가 지출의 대부분은 식비, 주거비, 교통비 등 필수 생활비에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 초기 1년 동안에는 스트레스 완화, 정신적 안정, 식량 불안 감소 등 긍정적 효과가 관찰됐으나, 2~3년 차에는 이러한 효과가 점차 약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알트만은 또한 암호화폐 기반 스타트업 ‘월드코인’을 통해 홍채 인식 기술을 활용한 글로벌 신원 인증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장기적으로 전 세계적 UBI 지급 인프라로 활용하는 구상도 제시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AI와 로봇 기술이 대부분의 생산 활동을 담당하게 될 경우 인간 노동의 필요성이 급격히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로 인해 전통적인 노동 기반 소득 구조와 화폐 중심 경제의 역할이 근본적으로 변화할 수 있으며, AI가 창출하는 막대한 생산성과 부를 사회 전반에 공정하게 분배하기 위해서는 보편적 기본소득이나 이에 준하는 소득 재분배 메커니즘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벤처 투자자 비노드 코슬라 역시 AI가 인간의 지적 능력을 증폭시키는 동시에 다수의 노동을 대체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하며,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UBI는 필수적인 사회적 안전망으로 기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AI 발전이 가져올 생산성 증대의 혜택이 소수에게 집중될 경우 사회적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앤드류 양 전 미국 대통령 후보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모든 미국인에게 매달 2,000달러를 지급하는 보편적 기본소득 방안을 제안하며, 이를 미국의 중장기적 미래 정책으로 확신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제프리 힌튼 또한 AI로 인한 대규모 일자리 감소 가능성을 지적하며, 영국 정부 차원에서 보편적 기본소득 도입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글 딥마인드의 CEO 데미스 하사비스는 AI가 전례 없는 수준의 생산성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그 성과를 사회 구성원 모두가 공유할 수 있도록 보편적 고소득 혹은 UBI와 같은 새로운 분배 모델이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AI와 자동화의 영향은 이미 현실 경제 전반에서 가시화되고 있다. 월스트리트 금융권에서는 AI 기반 트레이딩 알고리즘과 자동화 시스템 도입이 가속화되면서, 반복적·계산 중심 업무를 담당하던 인력이 점차 축소되고 있다. 특히 리서치, 자산 운용, 거래 보조 부문에서 인간 노동의 비중이 감소하고 있으며, 이는 비용 절감과 운영 효율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금리 인상과 경기 둔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 팬데믹 이후 과잉 채용에 대한 구조조정, 비핵심 부서 축소 및 디지털 부문 재편이 맞물리며 금융권 감원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의 AI 리더들은 AI로 인한 사회·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대안으로 보편적 기본소득 도입을 강하게 지지하고 있으며, 관련 논의는 향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모든 성인에게 일정 수준의 소득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재정 부담이 수반되며, 기존 복지 제도와의 조정, 인플레이션 유발 가능성, 정치적 합의 도출 등 현실적인 과제 또한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전면적 도입보다는 단계적 시범 사업, 특정 지역이나 계층을 대상으로 한 제한적 시행, 혹은 AI가 창출한 부와 자원을 활용한 새로운 분배 모델이 보다 현실적인 접근법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