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가문 자산 급락… 재선 이후 ‘트럼프 프리미엄’ 사실상 소멸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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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2-04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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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025-12-05 17:31

트럼프 가문 암호화폐 프로젝트 가치 급락
에릭 트럼프의 비트코인 기업 주가 70% 가까이 하락
트럼프 재선 효과 사라지며 투자자 신뢰 크게 흔들려
트럼프 미디어 등 전통 자산도 연초 대비 3분의 1로 축소
비트코인 반등에도 트럼프 테마 자산만 역주행 지속

2025년 1월 21일 취임식에서 선서를 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 / 미 백악관 공식 계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그의 가족이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투자 자산이 최근 몇 달간 큰 폭으로 하락하며 부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재선 직후 급등했던 이른바 ‘트럼프 테마 투자’는 현재 프리미엄이 거의 사라진 상태다. 특히 트럼프 일가가 추진해 온 각종 암호화폐 사업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로이터통신과 더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 에릭 트럼프가 참여한 비트코인 채굴기업 ‘아메리칸 비트코인’의 주가는 화요일 장 초반 최대 50% 폭락한 뒤 39% 하락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5월 트럼프 일가의 참여가 알려진 이후 최저 수준이며, 9월 고점 대비 약 75% 떨어진 수준이다.

반면 광범위한 암호화폐 반등 흐름 속에서 비트코인은 다시 9만 3천 달러를 회복하며 전체 시장은 강세를 보였다. 주요 비트코인 채굴기업과 비트코인 보유 기업 주가도 상승했다. 하지만 트럼프 일가와 관련된 자산은 예외적으로 부진이 두드러진다. 트럼프가 후원하는 암호화폐 프로젝트의 토큰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은 9월 첫 거래일 기록한 최고가 대비 약 65% 급락했다. 트럼프와 멜라니아 이름을 딴 밈 코인 역시 올해 1월 19일(트럼프 취임 전날) 기록한 최고가 대비 90% 가까이 폭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임 후 “미국을 세계 암호화폐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공언하며 디지털 자산 정책을 강화했다. 취임 직후 디지털 자산 태스크포스 구성, 국가 비트코인 전략 비축안 마련, 스테이블코인 법안 지지 등 친암호화폐 정책으로 시장 전반의 기대감을 키웠다. 실제로 2024년 대선 이후 암호화폐 시장은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였고, 비트코인은 올해 10월 12만 5천 달러를 넘으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몇 주 사이 경기 불확실성과 인공지능 버블 우려가 겹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전반적인 매수 심리가 약화했고, 그중에서도 트럼프 관련 자산에 대한 차익실현이 집중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트럼프 일가의 암호화폐 사업뿐만 아니라 전통 자산도 타격을 받았다.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 소셜’의 모회사 ‘트럼프 미디어 앤드 테크놀로지’의 주가는 올해 들어 약 3분의 2 가까이 하락했다. 특히 지난달에는 2021년 말 상장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반면 미국 대표지수인 S&P500 지수는 최근 조정을 딛고 다시 사상 최고치 부근을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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