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한국 경제 4분기 역성장…연간 성장률 0.97%로 반토막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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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6-01-23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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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경제비즈니스
2026-01-23 15:45

수출이 떠받쳤지만 내수·건설 부진이 성장률 제약
건설투자 9.9% 급감…외환위기 이후 최대 감소 폭
민간소비·설비투자 개선에도 구조적 한계 노출
로이터 “4분기 역성장…투자·수출 동반 부진”
잠재성장률 크게 하회…회복 동력은 여전히 불확실

2025년 연간 성장률은 0.97%로 전망치와 동일했으나, 성장 동력은 수출에 편중된 반면 내수와 건설투자는 크게 위축되었다. 특히 건설투자는 외환위기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으며, 4분기 GDP가 역성장하며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 / 자료출처: 통계청, 한국은행, 로이터 종합 / 사진출처: IMF 공식 계정 / 그래픽: 유스풀피디아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25년 한국의 연간 실질 GDP 성장률은 0.97%로 집계됐다. 이전 속보치 1.0%는 소수점 반올림 수치였으며, 세부 수치를 반영하면 사실상 1%대 초반 성장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정부와 중앙은행, 주요 국제기구의 전망과 일치하는 수준이지만, 성장률의 절대 수준뿐 아니라 성장 구조의 취약성도 동시에 드러났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지출 항목별로 보면 이러한 한계가 보다 분명하게 나타난다. 수출은 연간 4.1% 증가하며 전체 성장률을 웃돌았다. 이는 2024년의 높은 증가율(6.8%)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2022년과 2023년보다는 개선된 흐름이다. 다만 수입 역시 3.8% 증가하면서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렀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일부 주력 산업이 수출을 견인했지만, 내수와 건설 부문의 부진이 이를 상당 부분 상쇄하면서 연간 성장률은 0.97%에 그쳤다.

내수 흐름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회복 조짐과 구조적 제약이 동시에 확인된다. 민간소비는 1.3% 증가해 전년 대비 소폭 개선됐으며, 이는 2023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정부소비도 2.8% 늘어나 2022년 이후 최대 폭의 증가를 기록했다. 설비투자 역시 2.0% 증가하며 전년보다 성장세가 다소 강화됐다. 반면 건설투자는 9.9% 급감해 전체 성장률을 크게 끌어내렸다. 감소 폭은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8년(-13.2%) 이후 가장 큰 수준으로, 고금리 기조의 장기화와 부동산 경기 조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1998년과 달리 이번 침체는 금융 시스템 붕괴가 아닌 구조적 투자 둔화와 내수 약세가 핵심 원인이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

경제활동별 성장 흐름에서도 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건설업은 전년 대비 9.6% 감소하며 가장 큰 폭의 위축을 보였고, 전기·가스·수도업도 0.6% 감소하며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제조업 성장률은 2.0%로 둔화된 반면, 서비스업은 1.7% 증가하며 제한적인 개선세를 유지했다.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연간 1.7% 증가에 그쳐, 교역조건 악화로 인해 실질 GDP 성장률에도 미치지 못했다.

분기별 흐름을 보면, 1분기 -0.2%를 기록한 뒤 2분기 0.2%, 3분기 1.3%로 반등했으나 4분기에는 다시 -0.3%로 하락하며 회복세가 이어지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연간 0.97% 성장률이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약 2%) 대비 크게 낮아, 고용 창출과 가계소득 개선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외국 언론의 평가도 냉정하다. 로이터 통신은 한국은행 발표를 인용해 지난해 4분기 실질 GDP가 전 분기 대비 0.3%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였던 0.1% 증가를 크게 밑도는 수치로, 분기 기준 역성장은 2022년 4분기 이후 약 3년 만이다. 로이터는 이번 역성장의 주요 원인으로 투자와 수출 부진을 지목했다. 4분기 건설투자는 전 분기 대비 3.9% 감소하며 성장률을 가장 크게 끌어내렸고, 설비투자도 1.8% 줄었다. 수출은 자동차와 기계류 부진으로 2.1% 감소했으며, 수입도 1.7% 줄어 순수출은 성장률을 0.2%포인트 낮춘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민간소비는 0.3% 증가하며 완만한 회복 흐름을 이어갔는데, 정부의 추가 재정 집행 효과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로이터는 3분기 성장률이 1.3%로 급등했던 점을 언급하며, 이번 4분기 역성장에는 기저효과 영향도 작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당시 새 정부 출범 이후 내수 진작을 위한 경기 부양책이 시행되며 약 4년 만의 최고 분기 성장률을 기록했다는 설명이다. 한국은행 관계자 역시 건설 부문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된 점을 성장률 하락 배경으로 언급했다.

금융시장에서는 긍정적 신호도 있었다. 로이터는 반도체 대형주 강세에 힘입어 국내 주가지수가 장중 사상 처음으로 5000선을 돌파했다고 전했다. 다만 통화정책과 관련해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완화 기조가 마무리 단계임을 시사했고, 원화 약세 압력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조기 금리 인하는 환율 불안과 금융 안정성 저하, 물가 상승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우려도 함께 전했다.

전문가들은 연간 0.97% 성장률이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 대비 낮아 성장 기반이 여전히 취약하며, 반도체 수출과 AI 관련 투자가 일부 성장 여건을 개선할 수 있지만 내수와 건설 부문의 회복 없이는 구조적 제약이 지속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