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본산 자동차 관세 15% 인하 16일 발효”
한국산 자동차 관세 25% 유지…대미 수출 부담 지속
관세 인하로 일본차 가격 경쟁력 강화, 한국차 전략 재검토 필요
친환경차 수출 호조에도 미국 시장 전망은 불확실

미국이 일본산 자동차에 부과하던 27.5%의 관세를 15%로 낮추는 무역 합의가 16일(현지시간)부터 사실상 시행됐다. 이번 조치는 일본산 자동차의 수출 부담을 완화하고 양국 간 경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일본 정부는 이번 합의를 환영하며, 향후 경제적 영향을 면밀히 분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위 사진들은 일본과 미국의 실무 회담이 진행된 5월경 촬영된 것이다. 당시 우리나라는 조기 대선 국면으로 분주했지만, 일본은 장기간 미국과 솔직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협상을 이어가며 이번 15% 관세 인하 발효를 이끌어냈다.
일본 정부 대변인 하야시 요시야마 관방장관은 “미국과의 합의가 착실히 이행되기를 기대하며, 중소기업 지원과 전국 1,000여 곳의 상담 창구 대응 등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관세 인하는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2.5%였던 기본 관세에 올해 다시 부과된 25%의 추가 관세를 절반으로 낮춘 것으로, 일본은 주력 산업인 자동차 수출에 대한 부담을 크게 줄이게 됐다.
교도통신은 “일본 자동차 산업의 타격이 완화됐지만, 여전히 기업 부담이 지속된다”고 전했다. 일본의 주요 제조업체들은 이번 관세 인하로 수출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일본은 반도체와 의약품 분야 최혜국 대우 확보 등 남은 과제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한국산 자동차의 미국 시장 경쟁력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미국 관세는 여전히 25%로, 일본보다 10%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8월 자동차 산업 동향’에 따르면,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20억9,700만 달러(약 2조8,800억 원)로 지난해보다 15.2% 감소하며 6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기록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25% 관세와 현지 생산 물량·재고 활용 등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다만 미국을 제외한 다른 지역으로의 수출은 호조를 보였다. 유럽연합(EU)과 영국, 튀르키예 등 기타 유럽 지역 수출액은 각각 7억9,200만 달러(약 1조900억 원), 5억4,700만 달러(약 7,530억 원) 증가했고, 아시아 지역 수출액도 5억9,100만 달러(약 8,140억 원) 늘어났다. 덕분에 8월 한국산 자동차 총 수출액은 지난해보다 8.6% 증가한 54억9,500만 달러(약 7조5,600억 원)로, 역대 8월 중 최대치를 경신했다.
친환경차 수출도 강세를 이어갔다. 하이브리드·전기차 수출량은 작년 대비 26.6% 증가한 6만9,000대를 기록했고, 전기차(EV) 수출은 78.4% 늘어난 2만3,000대를 기록했다. 국내 내수 시장에서도 전기차 판매량은 작년보다 55.7% 증가한 2만4,000대로, 올해 1∼8월 누적 판매량은 지난해 연간 판매량을 따라잡았다.
한국과 일본의 관세 역전으로 한국 자동차 업계는 대미 수출 전략을 재검토할 필요가 커졌다. 전문가들은 “한국은 미국과의 추가 협상과 현지 생산 확대, 가격 경쟁력 강화 등 다각적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관세 차이에 따른 가격 격차도 뚜렷하다. 미국 내 판매가 기준 현대차 투싼은 2만9,800달러(약 4,130만 원), 도요타 라브4 하이브리드는 2만9,200달러(약 4,050만 원)로 비슷한 수준이지만,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25%, 일본산 자동차에 15% 관세를 각각 적용할 경우 최종 판매가는 투싼 3만7,250달러(약 5,160만 원), 라브4 하이브리드 3만3,580달러(약 4,650만 원)로 벌어지게 된다. 이로써 두 차량 간 가격 차이는 약 3,670달러(약 510만 원)에 달한다.
또한, 현대차 아반떼는 2만2,125달러(약 3,040만 원), 도요타 코롤라는 2만2,325달러(약 3,070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가 15%로 인하될 경우, 동일한 관세 인상 효과를 적용하면 현대차 아반떼는 2만7,656달러(약 3,810만 원), 도요타 코롤라는 2만5,674달러(약 3,540만 원) 수준으로 가격이 조정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합의는 일본과 미국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는 한편, 한국 등 다른 국가와의 무역 협상에도 파급 효과를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