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두 장이 보여주는 일본 자동차, 미국 관세 15%…이제 현실로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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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9-16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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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025-11-06 23:12

“미국, 일본산 자동차 관세 15% 인하 16일 발효”

한국산 자동차 관세 25% 유지…대미 수출 부담 지속

관세 인하로 일본차 가격 경쟁력 강화, 한국차 전략 재검토 필요

친환경차 수출 호조에도 미국 시장 전망은 불확실

미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는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일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정상과 미 무역대표부 재니스 그리어, 상무부 하워드 러트닉 장관과 만나 공정하고 상호 호혜적인 무역 논의를 진전시켰다고 전했다. (2025.5.3)

미국이 일본산 자동차에 부과하던 27.5%의 관세를 15%로 낮추는 무역 합의가 16일(현지시간)부터 사실상 시행됐다. 이번 조치는 일본산 자동차의 수출 부담을 완화하고 양국 간 경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일본 정부는 이번 합의를 환영하며, 향후 경제적 영향을 면밀히 분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위 사진들은 일본과 미국의 실무 회담이 진행된 5월경 촬영된 것이다. 당시 우리나라는 조기 대선 국면으로 분주했지만, 일본은 장기간 미국과 솔직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협상을 이어가며 이번 15% 관세 인하 발효를 이끌어냈다.

​일본 정부 대변인 하야시 요시야마 관방장관은 “미국과의 합의가 착실히 이행되기를 기대하며, 중소기업 지원과 전국 1,000여 곳의 상담 창구 대응 등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관세 인하는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2.5%였던 기본 관세에 올해 다시 부과된 25%의 추가 관세를 절반으로 낮춘 것으로, 일본은 주력 산업인 자동차 수출에 대한 부담을 크게 줄이게 됐다.

​교도통신은 “일본 자동차 산업의 타격이 완화됐지만, 여전히 기업 부담이 지속된다”고 전했다. 일본의 주요 제조업체들은 이번 관세 인하로 수출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일본은 반도체와 의약품 분야 최혜국 대우 확보 등 남은 과제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한국산 자동차의 미국 시장 경쟁력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미국 관세는 여전히 25%로, 일본보다 10%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8월 자동차 산업 동향’에 따르면,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20억9,700만 달러(약 2조8,800억 원)로 지난해보다 15.2% 감소하며 6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기록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25% 관세와 현지 생산 물량·재고 활용 등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다만 미국을 제외한 다른 지역으로의 수출은 호조를 보였다. 유럽연합(EU)과 영국, 튀르키예 등 기타 유럽 지역 수출액은 각각 7억9,200만 달러(약 1조900억 원), 5억4,700만 달러(약 7,530억 원) 증가했고, 아시아 지역 수출액도 5억9,100만 달러(약 8,140억 원) 늘어났다. 덕분에 8월 한국산 자동차 총 수출액은 지난해보다 8.6% 증가한 54억9,500만 달러(약 7조5,600억 원)로, 역대 8월 중 최대치를 경신했다.

​친환경차 수출도 강세를 이어갔다. 하이브리드·전기차 수출량은 작년 대비 26.6% 증가한 6만9,000대를 기록했고, 전기차(EV) 수출은 78.4% 늘어난 2만3,000대를 기록했다. 국내 내수 시장에서도 전기차 판매량은 작년보다 55.7% 증가한 2만4,000대로, 올해 1∼8월 누적 판매량은 지난해 연간 판매량을 따라잡았다.

​한국과 일본의 관세 역전으로 한국 자동차 업계는 대미 수출 전략을 재검토할 필요가 커졌다. 전문가들은 “한국은 미국과의 추가 협상과 현지 생산 확대, 가격 경쟁력 강화 등 다각적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관세 차이에 따른 가격 격차도 뚜렷하다. 미국 내 판매가 기준 현대차 투싼은 2만9,800달러(약 4,130만 원), 도요타 라브4 하이브리드는 2만9,200달러(약 4,050만 원)로 비슷한 수준이지만,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25%, 일본산 자동차에 15% 관세를 각각 적용할 경우 최종 판매가는 투싼 3만7,250달러(약 5,160만 원), 라브4 하이브리드 3만3,580달러(약 4,650만 원)로 벌어지게 된다. 이로써 두 차량 간 가격 차이는 약 3,670달러(약 510만 원)에 달한다.

​또한, 현대차 아반떼는 2만2,125달러(약 3,040만 원), 도요타 코롤라는 2만2,325달러(약 3,070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가 15%로 인하될 경우, 동일한 관세 인상 효과를 적용하면 현대차 아반떼는 2만7,656달러(약 3,810만 원), 도요타 코롤라는 2만5,674달러(약 3,540만 원) 수준으로 가격이 조정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합의는 일본과 미국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는 한편, 한국 등 다른 국가와의 무역 협상에도 파급 효과를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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