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장 속 절반은 손실…‘카카오·2차전지株’에 발목 잡힌 개미 투자자들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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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1-10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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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글로벌증시
2025-11-10 23:57

개인투자자 절반, 코스피 불장에도 손실…평균 931만 원 '눈물'
카카오·2차전지株에서 손실 집중…체감 수익률 낮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보유자 수익 ‘희비 엇갈려’
기관 매수세가 지수 견인…외국인·개인은 순매도
미 셧다운 종료 기대와 배당소득 세제 완화가 시장 강세 촉발
원·달러 환율 1451.4원에 장 마감…환율 상승에도 증시는 안정세

코스피 지수가 4000선을 넘어서는 전례 없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국내 개인 투자자의 절반 이상은 여전히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카카오와 2차전지 관련 종목에서 손실이 집중되며 투자자들의 체감 수익률을 낮추고 있다. 연합뉴스가 NH투자증권 의뢰로 지난달 30일 기준 국내 주식 잔고를 보유한 고객 240만 명의 계좌를 분석한 결과, 손실을 기록한 투자자는 131만 2296명(54.6%)에 달했다. 이들의 총 손실 금액은 12조 2154억 원으로, 1인당 평균 931만 원 수준이다.

손실 규모는 연령과 투자 금액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50대와 40대 투자자의 손실 비율은 각각 60.1%, 59.7%로 높았으며, 연령대가 낮을수록 손실 비율과 금액은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연령대별 손실 비율 및 평균 손실액


개별 종목별로는 포스코홀딩스가 손실 금액 비중 2.7%로 가장 컸다. 이어 카카오(2.2%), 금양(1.7%), 에코프로비엠(1.7%), 에코프로(1.3%), 셀트리온(1.2%), SK바이오사이언스(1.0%), 신라젠(0.9%), 엔켐(0.9%) 순으로 손실 비중이 높았다. 특히 카카오 주식은 15만 4021명의 계좌에 포함돼 있어 투자자 체감 손실이 크다. 카카오 주가는 2021년 16만 원대에서 현재 6만 원 수준으로 하락했다.

2차전지 관련 주식 역시 2023년 급등 당시 많은 투자자가 몰렸던 종목으로, 손실을 본 투자자 중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를 보유한 계좌는 각각 5만 6605명, 5만 595명으로 집계됐다.

반대로 수익이 발생한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이익을 거뒀다. 삼성전자를 보유한 투자자는 41만여 명이며, 계좌에서 삼성전자 수익 비중은 19.5%에 달한다. SK하이닉스는 수익금 비중 9.0%를 기록했다.

주요 종목별 손실 비중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에도 시장은 과거보다 안정적이다. 전문가들은 환율 상승이 수출 기업과 배당 중심 기업에는 오히려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분석하며, 달러 강세 완화 시 외국인 자금이 증시로 돌아올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전망한다.

코스피는 이날 장중 4082.45까지 오르며 3.25% 상승했고, 기관 매수세가 지수를 견인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이 강세를 보였고, 금융주와 증권주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완화 기대와 맞물려 상승폭을 확대했다.

미국 정치와 정책 변수도 긍정적 영향을 줬다. 미국 상원이 단기 지출법안을 처리하며 셧다운 종료가 임박했고, 미중 관세 분쟁도 1년간 유예돼 수출 기업에 호재로 작용했다.

한편, 1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19.48포인트(3.02%) 오른 4073.24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4092.91까지 치솟았고, 기관은 1조 3319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견인했다.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693억 원, 1조 3469억 원을 순매도했다.

SK하이닉스는 4.48% 상승해 60만 원을, 삼성전자는 2.76% 올라 10만 원선을 회복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4.55%), SK스퀘어(3.94%), 기아(3.27%), HD현대중공업(3.26%), 현대차(2.46%), 두산에너빌리티(2.18%), LG에너지솔루션(0.43%) 등 대형주 대부분이 강세를 나타냈다.

금융주와 증권주도 배당소득 분리과세 완화 기대감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였다. BNK금융지주(5.04%), iM금융지주(4.88%), 하나금융지주(4.57%), KB금융(4.28%) 등이 올랐고, NH투자증권(10.14%), 신영증권(9.54%), 상상인증권(9.2%), 유진투자증권(8.6%), 키움증권(8.35%), SK증권(7.55%) 등 증권주 역시 강세를 이어갔다.

코스닥지수는 11.54포인트(1.32%) 오른 888.35에 장을 마쳤다. 장 초반 872.13까지 밀렸지만 이후 상승 전환하며 890선에 근접했다. 기관은 811억 원 순매수했고,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482억 원, 458억 원을 순매도했다. 코오롱티슈진(7.46%), 리노공업(3.64%), HLB(2.84%), 케어젠(1.85%), 에코프로비엠(1.79%), 파마리서치(1.43%) 등은 상승한 반면, 삼천당제약(-2.95%), 펩트론(-2.8%), 알테오젠(-1.14%), 에이비엘바이오(-0.79%) 등은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5.5원 내린 1451.4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셧다운 우려 완화와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 조정 움직임이 맞물리며 대형주가 반등했고, 코스피가 4000선을 회복했다”고 분석했다.

결국 이번 불장 속에서도 절반 이상의 개인 투자자가 손실을 보고 있다는 사실은, 시장 상승의 수혜가 특정 종목과 업종에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카카오와 2차전지주에서 손실을 본 투자자들의 아쉬움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수익을 거둔 투자자들의 기쁨이 교차하는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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