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무역 흑자 1.2조 달러, 세계 제조업 압박 가속화
트럼프 고율 관세에도 중국 수출은 증가세 지속
글로벌 무역 규범 흔드는 중국의 과도한 수출 전략
국제사회, WTO 개혁과 공정 무역 논의 본격화
중국, 수출 중심 정책 고수 시 세계 경제 리더십 위협 가능

2026년 1월 세계경제포럼 다보스 회의에서 캐나다 총리 마크 캐리는 “강대국들이 국제 질서를 해체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캐나다 총리가 지목한 주체는 주로 미국으로 해석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 역시 이 경고의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앞서 중국은 2025년 무역흑자가 20% 증가한 1조 2천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쌓아 올린 관세 장벽에도 불구하고, 중국 전체 수출은 5% 이상 성장했다. 아세안 11개국으로의 수출은 13% 이상 늘었고, 유럽연합으로의 수출도 8% 이상 증가했다. 반면 중국의 수입은 거의 변동이 없었다.
이러한 막대한 무역 불균형은 유럽의 선진국에서 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의 저소득 국가에 이르기까지 제조업을 압박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중국 담당 부국장을 지낸 에스와르 프라사드는 “진짜 위험은 트럼프의 관세가 아니라 중국의 무역 흑자에 있다”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미국의 세계 질서 이탈이 중국의 경제적 부상과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미국 제조업이 중국발 수입 충격 이후 크게 위축되면서 국내 정치적 불안정과 불만을 키웠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등 다른 선진국과 달리 산업 구조 변화에 따른 사회적 안전망을 충분히 구축하지 못해 국민 불만이 극화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중국의 과도한 수출 전략은 국제 사회에서 ‘공정 무역’에 대한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2020년 이후 저·중소득 국가에서 중국 수출품에 대한 덤핑 조사 건수가 300건을 넘어섰다. 멕시코는 일부 중국산 제품에 최대 50% 관세를 부과했고, 인도도 철강 수입에 대해 관세를 높였다. 유럽연합 또한 WTO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미국의 주장에 동의하며, 무역 규제 개혁 필요성을 언급했다.
EU 무역담당 위원 마로시 셰프코비치는 “21세기형 글로벌 무역 거버넌스 체제가 절실하다”며 WTO의 ‘최혜국 대우’ 원칙 재검토 가능성을 제시했다. 중국의 수출 주도형 전략은 다른 국가들의 제조업 경쟁력을 잠식하고 있어, 단순한 수입 증가가 아니라 구조적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국내 투자 증가율은 낮아지고 있으며, 가계 소비는 GDP의 40% 수준으로 OECD 평균 60%에 미치지 못한다. 가디언은 이로 인해 중국 국민에게 돌아가는 실질적 경제적 혜택이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국제 질서에서 후퇴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세계 경제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중국이 기존 수출 중심 정책을 고수하면, 미국의 세계 질서 이탈을 정당화하고 국제 무역 체계에 대한 신뢰를 계속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