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열풍 속 반도체株 엇갈린 흐름…“15배 저평가 주장, 현실은 40~80배”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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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6-04-21 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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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마켓
2026-04-21 4:04

AI 호황에도 반도체 종목 간 밸류에이션 해석 엇갈려
엔비디아 41배·브로드컴 84배…15배 주장과 큰 차이
이익 급증에도 고평가 논란 지속, 조정 가능성 제기

글로벌 AI 반도체 기업은 40~100배 수준의 고밸류 구간에 위치한 반면, 국내 반도체는 상대적으로 낮은 PER 구간에 머물러 있다 / 자료: Npay증권 / 그래픽: 유스풀피디아

인공지능 수요 확대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업종 내 종목 간 주가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 스테이시 라스곤은 현지시간 17일 CNBC 인터뷰에서 인공지능(AI) 수요 급증이 반도체 업종 전반의 상승을 견인하고 있지만, 업종 내 불균형은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컴퓨팅 파워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으며, 수요는 둔화 조짐 없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과 함께 반도체, 광학 부품, 중앙처리장치(CPU) 등 인공지능 관련 공급망 전반에서 공급이 빠듯한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기업들과 인공지능 연구 기관들이 빠른 매출 증가를 보고하고 있어 수요가 실제로 확인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대규모 인공지능 투자에 따른 장기적인 수익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라스곤은 업종 내에서도 주가 흐름이 차별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텔과 AMD가 최근 상승세를 보인 반면,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은 일정 기간 상대적으로 정체된 흐름을 나타냈다는 것이다. 그는 투자자들이 공급 제약이 두드러진 메모리와 장비 분야로 이동하면서 업종 내 성과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라스곤은 높은 수요에도 불구하고 일부 기업들의 가치 평가가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이 이익 대비 약 15배 이하 수준에서 거래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괴리는 결국 한 방향으로 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실제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재무 지표를 기준으로 보면 이러한 발언과는 다소 괴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엔비디아의 2026년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41.02배, 브로드컴은 2025년 기준 약 83.74배 수준으로, 라스곤이 언급한 약 15배 이하와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편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의 2025년 기준 PER은 약 18배 수준이며, SK하이닉스는 약 11배 수준으로 글로벌 AI 반도체 기업 대비 낮은 밸류에이션을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차이는 AI 반도체 수요 확대라는 동일한 산업 사이클 내에서도 기업별로 시장이 부여하는 성장 프리미엄이 크게 다르게 형성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엔비디아는 순이익이 2024년 약 297억 달러에서 2026년 약 1,200억 달러로 약 4배 증가하며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고, 같은 기간 PER은 110.62배에서 41.02배로 크게 하락했다. 브로드컴 역시 순이익이 2024년 약 62억 달러에서 2025년 약 231억 달러로 큰 폭 증가했으며, PER은 256.14배에서 83.74배로 낮아졌다.

국내 기업 또한 실적 개선 흐름이 반영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4년 대비 2026년 기준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하는 가운데 PER이 2026년 기준 한 자릿수 초반 수준으로 낮아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SK하이닉스 역시 2024년 저점 이후 실적 개선과 함께 2026년 기준 PER이 약 5배 수준으로 낮아지는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글로벌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이익 성장 속도가 주가 상승 속도를 상회하는 구간에 진입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현재 기준으로 보면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은 여전히 각각 약 41배, 84배 수준의 높은 밸류에이션을 유지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상대적으로 낮은 밸류에이션에도 불구하고 경기 사이클 회복 기대가 반영되고 있는 단계로 해석된다.

결과적으로 AI 수요 확대라는 동일한 성장 모멘텀 하에서도 반도체 업종은 단일한 흐름이 아니라, 고성장 프리미엄 구간과 사이클 회복 저평가 구간으로 분화된 구조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국내 시장에서는 반도체 대형주의 흐름이 엇갈렸다. 삼성전자는 214,500원으로 전일 대비 0.69% 하락 마감하며 약세를 보였다. 반면 SK하이닉스는 1,166,000원으로 3.37% 상승 마감하며 강세를 나타냈다.

반면 미국 시장에서는 장중 거래에서 주요 반도체 종목이 약세를 보였다. 엔비디아 주가는 1.19% 하락한 199.29달러, 브로드컴은 2.31% 내린 397.14달러를 기록했다. 인텔은 4.12% 하락한 65.67달러, AMD는 1.84% 내린 273.28달러로 거래됐다.

이와 함께 AMD는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 확대의 주요 수혜 기업으로 분류되지만, 밸류에이션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AMD의 2025년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105배 수준으로, 엔비디아 및 브로드컴과 함께 AI 반도체 기업 전반이 높은 성장 기대를 선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