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로보틱스·삼성SDI·파두 순매수 상위…성장산업 중심 수급 재편 뚜렷
메모리 대형주 차익실현, 장비·소재·후공정 기업으로 외국인 자금 확산

한국거래소가 집계한 5월 4일부터 5월 29일까지의 투자자별 매매동향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흐름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는 대규모 순매도가 나타난 반면 로봇, 2차전지, 반도체 밸류체인 관련 종목에는 매수세가 집중되며 업종별 수급 차별화가 뚜렷해졌다.
외국인은 해당 기간 삼성전자를 16조274억원, SK하이닉스를 20조7,164억원 순매도했다. 두 종목의 합산 순매도 규모는 36조7,439억원에 달했다. 외국인 순매도 상위 종목에 국내 대표 반도체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이름을 올린 것이다.

반면 외국인 순매수 상위권에는 로봇과 2차전지, 반도체 중소형주들이 대거 포진했다. 순매수 1위는 두산로보틱스로 6,576억원이 순유입됐고 삼성SDI 5,074억원, 파두 4,374억원, 현대건설 2,927억원, LG디스플레이 2,378억원이 뒤를 이었다.
종목별로 보면 외국인 자금은 산업별 대표 기업에 집중되는 모습을 보였다. 두산로보틱스와 삼성SDI, 파두가 순매수 상위를 차지했고 현대건설과 LG디스플레이에도 비교적 큰 규모의 자금이 유입됐다. KT&G와 삼성화재 역시 각각 1,914억원, 1,860억원 순매수되며 배당 및 가치주 성격의 종목으로도 외국인 매수세가 확산됐다.
로봇 업종에서는 두산로보틱스와 레인보우로보틱스가 각각 6,576억원, 1,103억원 순매수되며 외국인 자금 유입을 주도했다. 두 종목의 합산 순매수 규모는 7,679억원에 달했다.
2차전지 업종에서도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졌다. 삼성SDI가 5,074억원 순매수된 데 이어 LG에너지솔루션 1,612억원, 에코프로비엠 1,553억원, 에코프로 1,107억원, 포스코퓨처엠 496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주요 2차전지 종목에 유입된 순매수 규모만 9,800억원을 웃돌았다.
외국인 매수는 특정 종목에 국한되지 않고 배터리 셀과 양극재 등 2차전지 밸류체인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 종목 중심의 단기 매매보다 업종 전반에 대한 선호가 반영된 수급으로 해석된다.
반도체 업종에서는 대형주와 중소형주 간 수급 차별화가 두드러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규모 순매도된 반면 파두는 4,374억원 순매수됐고 하나마이크론 1,206억원, 심텍 854억원, 원익IPS 841억원, 제주반도체 482억원, HPSP 427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는 외국인 자금이 메모리 대형주에서 반도체 장비와 패키징, 후공정·소재 등 반도체 밸류체인 전반으로 분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업종 내에서도 수급의 무게중심이 메모리 대형주에서 성장 분야로 이동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다만 외국인들의 반도체 대형주 보유 기조 자체가 크게 흔들린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5월 기준 삼성전자 외국인 지분율은 48%대 후반, SK하이닉스는 52%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이후 완만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여전히 발행주식의 절반에 가까운 지분을, SK하이닉스는 절반을 웃도는 지분을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된 반면 순매수는 로봇, 2차전지, 반도체 장비와 패키징·후공정 기업으로 분산됐다. 수급 흐름만 놓고 보면 외국인 자금은 특정 주도주에 집중되기보다 여러 성장 업종으로 확산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순매수 상위 종목의 업종 구성 역시 로봇, 2차전지, 반도체 밸류체인에 집중돼 외국인 수급의 무게중심이 메모리 대형주 중심 구조에서 점차 다변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