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억 달러 투자안, 8년간 연간 250억 달러 투입… 나머지 1500억 달러는 보증 전환 논의”
“관세 협상 막바지… APEC 정상회의 전 합의 기대감”
“원화 환율 안정과 외환시장 충격 최소화가 최대 과제”
“정부, 외환안정채권 발행해 선제적 유동성 확보”
“이재명 대통령, CNN 인터뷰서 한·미 동맹과 경제 협력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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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은 23일 공개된 CNN 인터뷰에서 “미국의 합리성을 믿는다”며, “한·미 양국이 상식과 이성의 동맹으로서 합리적 결론에 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조금 시간이 걸리고 있지만, 미국이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것이라 믿는다”며 “양국은 긴밀한 동맹이며, 서로의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3500억 달러(약 480조 원) 규모의 투자 패키지와 관련된 한·미 관세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나온 것으로, 협상이 다음 주 한국 경주에서 열릴 APEC 정상회의 전 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3500억 달러 투자, 완급 조절 필요”… 한·미 막판 협상
이 대통령의 발언과 동시에 양국 협상단은 워싱턴에서 막판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2일(현지시간) 미 상무부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약 2시간 회담을 가졌다. 김 실장은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남은 쟁점 몇 가지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으며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양측은 지난 16일 4시간 이상 회의를 진행한 데 이어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재차 만난 것이다. 한국은 투자 이행 시점을 분산해 외환시장 충격을 완화하는 단계적 투자 방식을 주장하고 있다. 김 실장은 “투자 시기와 규모는 외환시장 안정성과 직결된다”며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관리 가능한 범위 내에서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금 일괄투자 대신 장기 분할·보증 포함 검토”
협상 핵심은 투자금 구성과 집행 시기다.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줄이고, 대출·보증 등을 포함해 8년간 나눠 투자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소식통에 따르면, 양측은 한국이 매년 250억 달러씩 8년간 총 2000억 달러를 투자하고, 나머지 1500억 달러는 보증 형태로 전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 방안이 채택될 경우, 실제 현금 유출 규모는 한국 외환보유액(약 4100억 달러)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게 된다. 다만 미국 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내 일괄 투자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막판 조율이 진행 중이다.
“한·미 통화스왑보다 구조조정이 핵심”… 환율 불안 진정 전망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같은 날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통화스왑 체결 여부보다 투자 구조의 설계가 더 중요하다”며 “협상 구조가 정리되면 스왑은 필요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원화 약세는 협상 불확실성 때문”이라며 “관세 문제와 투자 구조가 확정되면 시장 불안도 해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달러 환율은 23일 오전 한때 1달러=1,440원대까지 떨어지며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연간 150~200억 달러 수준의 해외 자금 유출이 시장이 감내할 수 있는 한계치라고 추정한 바 있다.
“외화표시 안정채권 발행”… 정부, 선제적 유동성 확보
기획재정부는 전날 달러화 10억 달러, 엔화 7억 달러 규모의 외환안정채권을 발행했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외화 유동성 확보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이며, 국가채무 비율은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 채권 발행은 대규모 투자 이행에 따른 외환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으로 해석된다.
APEC서 트럼프와 담판… “한·미 관계의 분수령”
양국은 이번 협상을 경주 APEC 정상회의 이전에 마무리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정상회의 기간 중 양자회담을 열고 최종 협상 결과를 공식화할 예정이다. 이번 합의는 향후 수년간의 한·미 통상 관계뿐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 한국의 전략적 입지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가졌으며, 9월 뉴욕 유엔총회 기간에는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과도 별도 회동을 갖고 이번 협상을 논의했다.
“한·미, 상식과 합리성으로 해결할 것”
이재명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우리 양국은 단순한 거래 관계가 아니라, 오랜 동맹과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파트너”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결국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합의에 이를 것이라 믿습니다.
대한민국과 미국은 상식과 이성을 공유하는 동맹입니다.”라는 말로 이 대통령은 인터뷰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