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약세와 미 국채시장 불안에 안전자산 수요 확대
현물 금 5월 중순 이후 최고 수준
시장은 미국 PCE 물가와 잭슨홀 연설 주목
연준 금리 방향이 추가 상승 여부 좌우

금 가격이 달러 약세에 힘입어 3개월여 만의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지난주 5% 넘게 상승한 데 이어 오름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이번 주 발표되는 미국 물가 지표와 연방준비제도(Fed)의 향후 금리 방향에 집중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4일 현물 금 가격이 장중 온스당 4,649.08달러로 1% 상승하며 지난 5월 15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금 선물도 0.6% 오른 온스당 4,706.20달러를 나타냈다.

금값 상승을 이끈 가장 큰 요인 가운데 하나는 달러 약세다. 미 재무부가 장기 국채 바이백 지원 계획을 내놓은 이후 달러가 하락하면서 지난주 금 가격은 5% 넘게 상승했다. 금은 국제시장에서 달러로 거래되는 만큼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다른 통화를 사용하는 투자자들의 구매 부담이 낮아져 금 수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달러는 이날 주요 통화 대비 수개월 만의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미국의 재정 부담과 장기 국채시장에 대한 불안이 달러를 압박하면서 안전자산과 대체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흐름도 금값을 뒷받침하고 있다.
리카르도 에반젤리스타 액티브트레이즈 수석 애널리스트는 금 가격이 온스당 4,600달러 이상을 유지하고 추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달러 약세가 지속되는 동시에 미 국채금리가 현재 수준에서 안정되거나 추가로 하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오는 26일 발표될 미국의 7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를 주목하고 있다. PCE 물가지수는 연준이 물가 흐름을 판단할 때 중요하게 참고하는 지표로, 예상보다 높은 물가가 확인될 경우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값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시장은 9월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약 36%, 동결할 가능성을 약 64%로 반영하고 있다. 금은 일반적으로 물가 상승기에 가치 저장 수단으로 주목받지만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자산이기 때문에 금리가 올라가면 채권이나 예금 등 이자 수익을 제공하는 자산과 비교해 투자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
오는 28일 예정된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도 금 시장의 방향을 결정할 주요 변수다. 투자자들은 워시 의장이 향후 금리와 물가 전망에 어떤 신호를 보낼지 주시하고 있다. 연준이 금리 인상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달러와 국채금리가 추가로 하락한다면 금 가격에는 상승 동력이 될 수 있지만, 반대로 긴축적인 메시지가 나오면 단기 조정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이 이란의 교역 상대국을 겨냥한 대규모 경제 제재를 예고하면서 시장의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국제유가는 미국의 제재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배럴당 1달러 이상 하락했다.
다른 귀금속은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현물 은 가격은 온스당 68.93달러로 보합권에 머물렀고 백금은 0.1% 상승한 1,880.17달러를 기록했다. 팔라듐은 0.4% 하락한 1,344.35달러에 거래됐다.
금 시장은 당분간 달러 가치와 미 국채금리, 미국 물가와 연준의 금리 정책에 민감하게 움직일 전망이다. 최근 달러 약세를 등에 업고 금값이 빠르게 반등한 만큼 4,600달러 선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지가 추가 상승 여부를 가르는 중요한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