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 거리, 공습보다 민심이 전쟁 전선으로 부상
‘장대한 분노’ 작전, 사회학적 계산과 현실의 간극
혁명수비대 강경파, 내부 세력 강화로 전쟁 추진
미국 내 여론 4명 중 1명만 공습 지지, 군사력 사용 우려
온라인 의견과 현지 관찰, 정보전·심리전이 전쟁 변수로

이란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전장은 더 이상 테헤란의 하늘만이 아니다. 실제 전선은 테헤란의 거리에서, 시민들의 심리와 민족주의적 결속 속에서 동시에 펼쳐지고 있다. 그러나 이 거리의 움직임은 미 백악관이 예상했던 것과 달리 전개되고 있다.
미 백악관이 계획한 ‘장대한 분노’ 작전은 단순한 군사적 계산을 넘어, 이란 사회의 심리와 민심까지 고려한 전략이었다. 2022년 ‘여성 생명 자유’ 시위, 2026년 1월 시위, 그리고 40년 넘게 신정권에 쌓인 불만을 바탕으로, 미국은 하메네이와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최고 군사 지휘관이자 전략적 핵심 인물인 카셈 솔레이마니 가 사망하면 혁명수비대 지휘 체계가 붕괴되어 국민들에게 ‘해방’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실제 현실은 훨씬 더 복잡하다.
현재 테헤란의 거리에서는 “독재자를 죽여라”라는 구호 대신 “우리는 끝까지 싸우고, 굴욕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라는 구호가 울려 퍼진다. 친정권 집회가 40개 도시에서 열리며, 이란 보건부는 2월 28일부터 현재까지 1,230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사망자 수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정권의 순교 서사로 활용된다.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장례식이 연기된 것은 국가적 슬픔을 전략적으로 조절하는 결정이기도 하다. 이란 정권은 전쟁을 수행하면서 동시에 국민 감정의 시간표를 관리하고 있다.
혁명수비대 내 강경파는 이제 제약 없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과거 하메네이의 전략적 주저로 억제됐던 세력은 외부 공격에도 흔들리지 않으며, 오히려 전쟁 추진력을 강화하고 있다.
여러 온라인 공간, 외신 언론, 국제 안보 전문가들의 관찰과 보고를 종합해 보면, 현지 시민들은 공습과 폭격 속에서도 지도자와 국가에 대한 지지를 유지하며 민족주의적 결속을 보여준다. 이는 일부 외신에서 전한 ‘해방을 환영하는 시민’이라는 단순한 이미지와 달리, 서로 다른 출처의 정보를 종합했을 때 드러나는 현실이며, 외부 보도와 현장의 실제 상황 사이에 존재하는 격차를 보여준다.

미국 내 여론 역시 이번 전쟁에 대한 복합적 반응을 보여준다. 로이터/아이팁소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4명 중 1명만이 이란 공습을 지지했으며, 약 절반 이상이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력을 지나치게 쉽게 사용하는 편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지지층의 87%가 부정적 견해를 보였고, 공화당 내에서도 42%가 미군 희생이 발생할 경우 전쟁 지지를 철회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수치는 외부 군사 압력이 반드시 미국 내 정치적·사회적 지지를 확보하지 못함을 보여준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온라인 토론 공간인 레딧 등에서는 모사드나 CIA 등 정보기관 개입 가능성을 둘러싼 음모론과 언론 보도의 과장 논란이 빈번하게 나타난다. 이는 전쟁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양하며, 정보와 심리전이 전쟁 전개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공습은 테헤란뿐 아니라 북서부 국경과 쿠르드 지역으로 확대되며, 다층적 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파키스탄과 이라크 등 일부 주변국에서도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을 규탄하거나 이란을 지지하는 집회와 시위가 벌어졌다. 파키스탄에서는 시위대가 미국 영사관을 공격하고 보안군과 충돌하는 등 격렬한 양상을 보였으며, 이라크에서도 미국 대사관 주변 등에서 항의 움직임이 관찰됐다. 이러한 흐름은 지역적 연대와 국제적 여파가 동시에 나타나는 징후로 해석된다.
전쟁과 폭격 속에서도 시민들은 거리로 나서 국가와 지도자를 지지하며, 극한 상황에서도 거리 참여 용기를 보인다. 이러한 현상은 과거 미국 9·11 이후 국민적 결속과 유사한 패턴을 보여주며, 위기 상황에서 민족주의적 정서가 사회적 결속을 강화하는 작용을 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결국 외부 군사력으로 정권을 압박하려는 시도는 오히려 내부 민족주의적 결속을 강화하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 공중 작전에서 군사적 승리를 거두더라도, 사회적·심리적 차원에서의 실패가 동시에 존재한다. 단순한 군사적 승리와 정권 붕괴 기대만으로는 전쟁 결과를 설명할 수 없으며, 외부 군사력과 내부 민심, 전쟁과 사회심리적 결속이 얽히면서 이란 전쟁은 예측할 수 없는 다층적 전선으로 전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