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분석 ⑨] "호르무즈 해협, 원유·LNG 공급망 ‘병목과 도미노 위험’ 부각"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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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6-03-02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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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스풀인사이트
2026-03-03 0:30

중동 공격 이후 브렌트유 79.41달러, WTI 72.79달러로 급등
호르무즈 해협, 전 세계 원유·LNG 수송의 핵심 병목 구간 확인
OPEC+ 증산에도 공급 차질 완전 해소는 불가능
장기 분쟁 시 브렌트유 120~130달러,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유럽 천연가스(TTF) 가격, 호르무즈 해협 상황에 즉각 연동 전망

사진: LNG Tanker 001, Membrane type LNG tanker Puteri Firus Satu in Tokyo Bay, Tennen‑Gas, 위키미디어, CC BY‑SA 3.0 라이선스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2026년 3월 2일 국제 유가가 중동 공격으로 글로벌 에너지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급등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과 이에 대한 보복으로 걸프 지역 미군 시설과 이스라엘이 타격을 받으면서, 세계 에너지 공급망의 불안이 확산됐다.

트레이더들은 이란과 중동 지역에서의 원유 공급 지연이나 중단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포함한 지역 전역에서 발생한 공격은 각국의 원유 수출 능력을 제한했으며, 에너지 전문가들은 공격이 장기화될 경우 원유와 휘발유 가격이 추가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산 라이트 스위트 원유인 웨스트 텍사스 중질유(WTI)는 3월 2일 이른 시각 배럴당 72.79달러에 거래되며 전주 금요일 약 67달러 대비 8.6% 상승했다. 국제 기준인 브렌트유는 같은 시각 배럴당 79.41달러에 거래되며 전주 금요일 72.87달러 대비 9% 올랐고, 이는 7개월 만의 최고치다.

글로벌 에너지 가격 상승은 소비자에게 휘발유 부담 증가와 함께 식료품 등 생활필수품 가격 인상을 의미한다. 리스타드 에너지에 따르면, 세계 원유의 약 20%인 하루 1,500만 배럴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며, 이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원유 병목 구간으로 평가된다. 이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은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이라크, 카타르, 바레인, 아랍에미리트, 이란에서 생산되는 원유와 가스를 운송한다.

이란은 2월 중순 군사 훈련을 이유로 해협 일부를 일시적으로 폐쇄한 바 있으며, 당시 원유 가격은 약 6% 상승했다. 이러한 상황을 배경으로 OPEC+ 산유국 8개국은 4월부터 하루 206,000배럴 증산 계획을 발표했다. 증산 참여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이라크,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카자흐스탄, 알제리, 오만이며, 이는 전문가 예상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리스타드 에너지의 조르제 레온 선임 부사장 겸 지정학 분석 책임자는 “세계 원유 공급의 약 5분의 1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기 때문에, 시장은 생산 능력 자체보다 원유가 실제로 이동할 수 있는지 여부에 더 주목하고 있다. 걸프를 통한 통행이 제한되면 추가 생산도 즉각적인 완화 효과가 제한적이어서, 수출 경로 접근성이 생산 목표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란은 하루 약 160만 배럴을 수출하며 대부분 중국으로 향한다. 만약 이란 수출이 차질을 빚으면 중국은 다른 공급처를 찾아야 하며, 이는 에너지 가격 상승의 또 다른 요인이 될 수 있다. 다만 분석가들은 중국이 충분한 전략 원유 비축량을 보유하고 있고, 러시아에서 추가 수입도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호르무즈 해협 진입로 인근 콘라크 항구에 정박 중인 이란 군함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 사진: 미잘 비전 공식 계정


시장 전문가들은 현재 가격이 실제 공급망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번 중동 공격으로 사우디아람코의 라스 터누라 정유시설이 일시적으로 생산을 중단한 상황은 유가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카타르의 LNG 시설 라스 라판(Ras Laffan)과 메사이드(Mesaieed)가 드론 공격으로 피해를 입으면서 전 세계 LNG의 약 18~20%가 계획된 수송에서 손상 평가와 안전 점검으로 전환됐다. 동시에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LNG 운송은 위험이 가격화 불가 수준으로 증가하며 우회·회피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공급망 충격이 장기화될 경우를 가정해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이때 라스 터누라 정유시설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 여부가 향후 유가와 LNG 가격의 핵심 변수다.

● 시나리오 1: 전쟁이 2주 내 종료되고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통되며 라스 터누라 정유시설이 재가동되는 경우. 이 경우 브렌트유는 배럴당 72~78달러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이는 시장이 단기 충격을 반영한 수준과 일치하며, JP모건의 2026년 유가 전망치 60달러, ING의 57~62달러 대비 약 30% 높은 가격이다.

● 시나리오 2: 전쟁이 4~5주 지속되고 호르무즈 해협이 분쟁 지역으로 남으며 간헐적 통항만 가능한 경우. 리스타드 에너지는 브렌트유가 개장 시 92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고, RBC의 헬리마 크로프트는 지속적 봉쇄 시 100달러 이상 상승 가능성을 제시했다. OPEC+의 4월 증산 계획은 총 부족분 1,240만 배럴의 1.6%에 불과하며, Kpler에 따르면 OPEC+ 여유 생산능력 350만 배럴/일을 모두 투입해도 봉쇄량의 28%만 대체 가능하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이번 유가 급등이 전 세계 인플레이션에 0.6~0.7%포인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동시에, LNG 시장은 기본 시나리오에서 약 30% 가격 상승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 시나리오 3: 호르무즈 해협이 장기간 봉쇄되고 사우디가 전쟁에 본격 개입하거나 에너지 인프라가 지속적 타격을 받으며, 이란이 기뢰로 봉쇄를 고정화하는 경우. JP모건은 브렌트유가 120~13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모델링했다. 지속적 120달러 수준 유지 시 단순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스태그플레이션을 유발하며, Fed는 금리 인하가 어렵고, ECB는 에너지 위기 속에서 통화 정책 완화가 제한된다. 중앙은행의 금리 경로는 다음 소비자물가지수 발표 전까지 해협 재개 여부에 달려 있다. 최악 시나리오에서는 LNG 공급망 역시 큰 혼란이 발생하며, 강제 수요 파괴와 배급 논리가 현실화될 수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가격 변동을 넘어 글로벌 에너지 공급 체제 자체가 전환되는 신호로 볼 수 있다. 과거에는 공급이 전제되고 검증이 쉬웠으며, 유동성이 충분했지만, 이제는 공급을 증명해야 하고 검증 비용이 높아지며, 유동성은 먼저 빠져나간다. 운송, 보험, 재고, 신용, 심지어 정치적 결정까지 모두 재평가의 대상이 된다.

/ 그래픽: 유스풀피디아


시장 참여자들은 현재 유가와 LNG 가격을 단순한 상품 가격으로만 평가하고 있지만, 호르무즈 해협과 카타르 LNG 시설은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도미노 구간이다. 이란은 유조선을 직접 공격하지 않아도, 선박 운송에 적용되는 전쟁 위험 보험료가 화물 수익률을 초과하면 선박은 출항하지 않는다. 즉, 보험 계산만으로도 공급망 차질이 연쇄적으로 실행되는 구조다.

결국 2026년 3월 2일 국제 유가와 LNG 가격 급등은 단순한 가격 결정이 아니라, 글로벌 에너지 가격 체제의 변화와 시장 구조 전환을 보여주는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현재 시장 가격이 실제 상황보다 약 30% 낮게 반영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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