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국 군용기 레이더 조준 사건 항의…태평양 긴장 고조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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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2-08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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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025-12-08 21:58

중국 군용기 J-15, 오키나와 인근 일본 F-15 전투기에 레이더 조준
일본 방위당국 “매우 유감스럽고 위험한 행위” 강력 항의
항모용 J-15 vs 지상 발진 F-15J, 임무·무장 탑재 방식 차이 부각
일본·호주 공동 우려 표명, 중국과 안전한 군사 상호작용 촉구
남중국해에서도 중국 경고 신호탄 발사, 동아시아 군사 긴장 고조

한국,미국,일본(6월18일)이 참여한 방공대응훈련에서 F-15 전투기가 이륙하고 있다 / 미국 인도 태평양사령부 공식 계정

일본 방위당국은 8일 중국 군용기가 일본 전투기의 레이더를 조준(lock-on)한 사건에 대해 강력히 항의했다. 이번 사건은 안전거리를 유지하며 비행 중이던 일본 항공자위대 전투기에 발생했으며, 일본 정부는 중국 측 주장을 반박하며 사건을 “매우 유감스럽고 위험한 행위”로 규정했다.

일본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은 “중국 측에 강력히 항의하고, 재발 방지 조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본 관방장관은 일본과 중국 간 소통 채널이 유지되는 가운데, 이번 사건이 고조된 안보 위험을 시사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번 사건은 중국 군용기 J-15가 남부 오키나와 인근에서 이륙해 일본 F-15 전투기에 두 차례 레이더를 조준하면서 발생했다. 첫 번째 조준은 늦은 오후 약 3분간, 두 번째는 저녁 약 30분간 지속됐다. 일본 측은 전투기를 안전한 거리에서 추적하며 대응했으며, 항공기나 공역 침범은 없었다. 일본 방위성은 이번 사건이 양국 간 군사적 긴장을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레이더 조준(lock-on)은 단순한 탐지와 달리, 상대 항공기를 공격용 미사일 사격 범위 내에 정확히 포착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즉, 조준당한 전투기는 언제든지 미사일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상태로, 실제 충돌이나 발사 없이도 심리적 압박과 전술적 위협을 의미한다. 항공기 간 안전 거리를 유지했음에도, 이런 행위는 군사적 긴장과 오인 가능성을 크게 높이는 매우 위험한 행동으로 평가된다.

중국 해군 대변인은 이번 군사훈련이 합법적인 권리라고 주장하며, 일본 전투기가 훈련을 방해했다고 반박했다.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일본 측의 비방과 중상모략을 즉시 중단하고, 전방 활동을 엄격히 자제하라”며 중국이 자국의 안전과 정당한 권리를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레이더 조준 사건은 일본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 이후 한 달 만에 발생하며, 양국 관계가 긴장된 가운데 일어났다. 일본 총리 다카이치 사나에는 이번 사건에 대해 “매우 실망스럽다”며, 일본 주변 해역과 공역 감시를 철저히 수행하고 중국의 군사 활동을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래픽 = 유스풀피디아


이번 사건을 통해 중국 J‑15 전투기와 일본 F‑15 전투기의 특성 차이가 두드러졌다. J‑15는 러시아 Su‑33을 기반으로 개발된 항모 탑재형 전투기로, 항공모함 운용과 해상작전, 대함 임무에 최적화되어 있다. 반면 F‑15는 지상 기지에서 출격하는 공중우세 전투기로, 빠른 속도와 우수한 기동성, 다수의 공대공 미사일 탑재 능력을 바탕으로 방공과 공중 차단에 특화된 기종이다.

한편, 우리 공군이 운용하는 F‑15K는 총 59대로, 최대 13~14톤급 무장을 탑재할 수 있으며, 장거리 정밀타격용 TAURUS(타우러스), SLAM‑ER(슬램‑ER) 등 다양한 공대공·공대지·공대함 무장을 운용할 수 있다. AESA 레이더와 전자전 장비 업그레이드를 통해 공중우세, 지상·해상 타격 등 다목적 임무 수행이 가능한 주력 전투기다.

일본과 호주 방위 당국은 이번 사건에 대한 공동 우려를 표명하며, 중국과의 안전하고 전문적인 군사적 상호작용을 촉구했다. 호주 국방장관은 “대만 해협 현상 유지가 중요하며, 중국과 생산적 관계를 유지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필리핀 해안경비대는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해양 순찰 항공기에 3회의 경고 신호탄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이 지역을 자국 영공으로 주장하며, 경고 신호탄을 통해 항공기를 퇴거시키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들은 최근 동아시아에서 군사적 긴장이 계속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며, 일본, 호주, 필리핀 등 주변국들의 경계감이 강화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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