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금 보유 확대와 글로벌 시장 재편, 달러 의존도 축소 전략”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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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1-15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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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마켓
2025-11-15 21:22

중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규모와 공식 통계 간 격차
국내 금 생산량과 전략적 비축 가능성
글로벌 중앙은행 매입 추세와 금 시장 구조 변화
금값 안정성과 구조적 가격 지지 요인
달러 의존도 축소와 지정학적 위험 대응 전략
중국의 체계적 매입이 글로벌 금융 질서에 미치는 영향

런던금시장협회(LBMA)는 전 세계 금·은 시장의 기준을 설정하는 대표적인 국제기관으로, 실물 금 거래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관리하는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정기적으로 글로벌 금 거래 및 결제 동향을 공개하며, 클리어링 데이터를 발표해 국제 금 시장의 유동성과 거래 구조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 LBMA 공식 트위터 (X)

중국 인민은행은 연간 최대 250톤에 달하는 금을 매입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공식 발표치인 6~21톤과 큰 차이를 보인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2024년 3분기 기준 중국의 금 보유량은 2,303톤이다. 중국 내 금 생산량은 2024년 세계 총 생산량 4,974.5톤 중 약 8%를 차지하며, 최근 다동구 금광에서는 약 1,444톤에 달하는 매장량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매장량과 금 매입 전략에 대한 분석은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본사를 둔 투자분석 기관의 자료를 기반으로 한다.

전 세계 중앙은행은 매년 800톤 이상의 금을 매입하고 있으며, 이는 전체 금 시장 수요의 약 33%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값은 온스당 4,000달러 이상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기술적 분석 수준보다 높은 구조적 가격 지지를 형성해 단기 변동에도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해당 기관에 따르면 중국의 금 매입 전략은 달러 의존도를 낮추고 국제 제재에 대비하며 통화정책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응하는 수단으로 금이 활용되고 있다. 2024년 중국 가계는 985톤의 금을 구매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24% 증가한 수치로 중산층의 투자 수요 확대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금 매입과 국내 소비 확대는 글로벌 금 시장 구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상하이 금거래소를 중심으로 한 거래와 매입 활동은 런던 LBMA의 독점적 지위를 도전하며 달러 중심 체제에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이를 통해 중국 중심의 금 시장 형성이 진행되고 있으며, 글로벌 금융 질서에도 장기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유스풀피디아 / 중국의 은밀한 금 축적과 글로벌 금 시장 변화 요약표



중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전략과 시장 불투명성

중국 중앙은행은 현대 금융사에서 가장 중요한 정책 전환 중 하나를 체계적 매입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인민은행은 최근 보고 기간 동안 공식적으로 단 6톤의 금을 매입한 것으로 발표했지만, 시장 흐름을 추적한 금융 분석가들은 실제 연간 매입량이 250톤에 이를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 중앙은행 수요의 3분의 1 이상에 해당한다. 공식 보고와 실제 매입 사이의 이러한 막대한 차이는 금값 상승을 촉발하지 않고 달러 자산 의존도를 줄이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전략은 단순한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넘어 글로벌 통화 구조를 재편할 잠재력을 가진다.

로이터 통신은 독립적인 시장 연구기관을 인용해 중국의 금 매입 과정에서 상당한 불투명성이 존재한다고 보도했다. 소시에테제네랄 분석에 따르면 중국의 실제 연간 금 매입량은 250톤을 넘어설 수 있으며, 일부 분석가들은 최고 집중 매입 시기에는 공식 발표와 실제 매입량 간 격차가 매우 컸다고 평가했다. 주요 통계에 따르면 2024년 3분기 기준 중국 중앙은행의 공식 금 보유량은 2,303톤이며, 연간 실제 매입량은 250톤 이상으로 추정된다. 과거 사례로 2015년에는 604톤의 비공개 매입이 밝혀진 바 있으며, 2022년과 2023년 누적 비공개 매입량은 연간 1,300톤을 초과했을 가능성이 있다. 상하이 금거래소 자료는 시장 불투명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2024년 9월 한 달 동안 거래소에서 118톤이 인출되었고 중국 금 ETF에는 지속적인 순유입이 발생했다. 이러한 인출 패턴과 수입 데이터, 국내 금 채굴량을 종합하면 공식 발표를 훨씬 넘어서는 체계적 매입이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금 매입 흐름을 추적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금융 기관들은 이러한 흐름을 정확히 추적할 수 없음을 인정하며, 시장 분석가들은 상당한 규모의 금 매입이 어디로 향하는지 파악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불투명성은 정보 우위가 있는 기관에 유리하며, 공개 자료에 의존하는 소액 투자자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중국의 금 매입 전략은 달러 의존도를 줄이는 것뿐만 아니라 금값 상승을 방지하고 매입 비용을 낮추는 시장 타이밍 전략으로도 작동한다. 점진적이고 체계적인 금 축적을 통해 하드 자산을 낮은 평균 가격으로 확보하고 달러 표시 자산에 대한 제재 위험을 낮추며 연준 결정으로부터 통화 정책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금은 동결이나 압류가 불가능해 전략적 비축 수단으로 활용된다.

미중 무역 관계가 여전히 불안정하고 관세 위협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금 보유는 통화 가치 하락과 경제적 압력에 대한 방어 수단이 된다. 신흥국 중심의 탈달러화 흐름과 맞물려 중국의 금 축적은 국제 금융 구조 변화의 신호로 평가된다.

중국 가계의 금 수요 또한 중앙은행의 매입 전략을 뒷받침한다. 2024년 중국 소비자는 985톤의 금을 구매했으며, 금괴와 금화 수요가 전년 대비 24% 증가했다. 이러한 소매 수요는 정책의 정치적 정당성을 제공하며 정책이 국민 수요를 반영하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중국의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금 매입은 기존 가격 발견 메커니즘과 무관하게 작동하는 기관 수요를 만들어 금값 하방을 지지한다. 중앙은행 매입과 결합되어 전례 없는 시장 상황을 조성하며, 런던 LBMA 중심의 달러 거래 지배력에 도전하고 글로벌 금 거래 구조를 지정학적 요인에 따라 재편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최근 발견된 랴오닝성 다동구 금광은 중국이 공격적인 매입을 지속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하며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생산 원가로 금을 확보할 수 있게 한다. 이는 전략적 유연성과 경제적 협상력 강화로 이어지며 장기적인 금 시장 사이클과 투자자 전략에도 영향을 미친다. 서구권 투자자들은 전통적 분석 틀로 시장을 판단하는 경향이 있지만, 중국의 체계적 매입 규모를 고려하면 기존 단기 수익 중심 모델은 제한적일 수 있다. 구조적 수요, 국내 소비 증가, 전략적 자원 개발,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 등은 지속적 기관 수요를 만들어 장기적 금 가격 지지 요인이 된다. 정보 비대칭으로 인해 기관 투자자는 우위를 점하고, 공개 자료만 활용하는 소액 투자자는 시장 판단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따라서 전통적 분석 방법은 체계적 기관 수요를 반영한 새로운 분석 틀이 필요하다.

파이낸셜타임즈와 로이터 통신 등 복수의 외신들은 중국의 체계적 금 매입이 단순한 자산 다변화를 넘어 금융 주권 확보를 위한 전략적 행보라고 전했다. 이들 외신은 중국의 금 매입 전략이 체계적 매입, 국내 자원 개발, 대체 금융 인프라 구축을 결합한 형태로, 달러 중심 체제 유지와 잠재적 금융 시스템 전환에 대비한 포석으로 평가된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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