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성장펀드 30조원 투입…AI·반도체에 집중
2026년 잠재성장률 반등 목표, 성장전략 TF 가동
초혁신 기술·바이오 투자 확대…글로벌 진출 지원
해외 물류 거점 확보로 공급망 안정성 강화
히트펌프 확산·에너지 전환 병행 추진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내년을 기점으로 한국 경제의 체질을 끌어올리기 위한 대규모 성장 전략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첨단 산업에 대한 공격적 투자를 통해 잠재성장률 반등의 전환점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구 부총리는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 겸 성장전략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며 “대외 불확실성과 내수 부진 속에서도 경제 회복의 흐름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며 “2026년을 목표로 한국 경제의 구조적 도약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핵심 수단은 ‘국민성장펀드’다. 정부는 내년에만 30조 원 이상을 투입해 AI, 반도체, 바이오, 모빌리티 등 12개 첨단 전략 산업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AI 분야에 6조 원, 반도체에 4조 원 이상이 배정된다. 민간 자본과 정책 자금을 결합해 향후 5년간 총 150조 원 규모의 투자 재원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구 부총리는 “산업 현장의 도전정신을 금융의 모험자본이 뒷받침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며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중견기업까지 포함한 산업 생태계 전반에 연간 10조 원 이상의 자금이 공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반 국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6000억 원 규모의 참여형 펀드도 별도로 조성해 성장 성과를 공유한다는 방침이다.
초혁신 기술 확보에도 속도를 낸다. 정부는 2029년까지 고온 초전도 자석 실용화 기술을 완성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초전도체 시험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임상 3상 특화펀드와 1조 원 규모의 바이오·백신 펀드를 통해 국내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한다.
공급망 안정화 역시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정부는 미국, 유럽, 동남아 등 전략 거점국가를 중심으로 해외 물류 인프라 투자를 확대한다. 내년부터 1조 원 규모의 글로벌 터미널 투자펀드를 조성하고, 물류 공급망 펀드도 2조 원으로 확대해 해외 항만·터미널 지분 확보와 기업 인수를 지원한다.
에너지 전환 정책도 병행된다. 정부는 2035년까지 히트펌프 350만 대 보급을 목표로 전용 전기요금제 도입과 설치비 지원에 나선다. 주택과 농업·서비스업 등 에너지 소비가 많은 분야를 중심으로 보급을 확대해 탄소 감축과 에너지 효율 개선을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구 부총리는 “성장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며 “첨단 산업, 공급망, 에너지 전환을 축으로 한국 경제의 중장기 성장 경로를 다시 설계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