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예상 뛰어넘은 4분기 실적에도 투자자들 ‘차익실현’ 나서
젠슨 황 “AI 연산 수요 폭증”…실적 호조에도 주가 반응은 차갑다
데이터센터 매출 1,973억 달러, 분기별 상승세 이어가지만 주가는 하락
AI 과열 우려 속 강력한 실적 발표…시장 기대치 이미 최고 수준
4분기 순이익 430억 달러, 희석 주당순이익 1.76달러 기록

미국 경제지 포춘은 26일(현지시간) 엔비디아가 시장의 인공지능 거품 우려를 정면으로 반박하듯 사상 최대 분기 매출과 강력한 실적 전망을 내놓았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가총액 약 4조8천억 달러에 달하는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는 2026회계연도 4분기 매출 681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회사 가이던스를 약 30억 달러 웃도는 수준이며, 전 분기 대비 20%,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한 수치다.
엔비디아는 2027회계연도 1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780억 달러로 제시했다. 또한 공급 관련 확정 약정 규모는 3분기 말 503억 달러에서 4분기 말 952억 달러로 급증했다. 회사는 향후 수 분기 이상에 걸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재고와 생산능력을 전략적으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가는 25일 실적 발표 직후 다음 거래일인 26일 약 5.5% 급락했다. 이는 실적이 이미 시장 기대에 선반영된 상황에서 나타난 매도세가 주 원인으로, 투자자들은 단기적으로 “실적이 발표되어도 주가가 추가 상승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주식을 정리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엔비디아의 깜짝 실적이 이제 너무 흔해져 놀라움 효과가 줄었다”고 평가하며, 시장 기대치가 이미 매우 높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AI 관련 성장주에 대한 과도한 기대와 밸류에이션 부담, 투자자들의 수익 실현 매물이 겹치면서 주가는 하락했으며, 투자자들은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불확실성을 반영해 과도한 기대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비슷하게, 2025년 12월 17일에도 엔비디아 주가는 단기 기술적 매도 압력과 연말 이익실현, AI 성장주 전반의 조정 흐름으로 하락한 바 있어, 이번 26일 하락과 연결되는 단기 조정 국면으로 볼 수 있다.
포춘은 최근 주요 클라우드 기업들의 연간 자본지출이 7천억 달러에 육박하면서 인공지능 투자 과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최고경영자 젠슨 황은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이러한 우려를 일축했다.
황은 인공지능 기반 경제에서 컴퓨팅 능력과 매출은 사실상 동일한 개념이라고 강조했다. 인공지능 토큰을 생성할 수 있는 연산 능력이 없으면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실질적인 매출 성장을 이룰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전 세계 기업에서 에이전트형 인공지능 도입이 급증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연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수천억 달러 규모의 자본지출이 결국 성장으로 이어지고, 그 성장은 직접적으로 매출로 연결된다고 주장했다.
시장에서는 매출뿐 아니라 수익성 지표에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앞서 회사는 일반회계기준 기준 매출총이익률 74.8%를 제시한 바 있으며, 2027회계연도에는 중반대 70% 수준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4분기 일반회계기준 매출총이익률은 75%로 3분기 73.4%에서 상승하며 가이던스를 상회했다. 비일반회계기준 매출총이익률은 75.2%를 기록했다. 실적 발표 직후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는 2% 이상 상승했으나 이후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
4분기 일반회계기준 순이익은 약 430억 달러로 전 분기 대비 35%, 전년 동기 대비 94% 증가했다. 희석 주당순이익은 1.76달러로 전 분기 대비 35% 증가했고, 전년 대비로는 거의 두 배 수준이다.
순이익에는 인텔 주식 투자 관련 평가이익이 일부 반영됐다. 해당 요인을 제외한 비일반회계기준 순이익은 396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번 실적은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알파벳 등 대형 하이퍼스케일러 기업들이 인공지능 경쟁에 나서며 대규모 자본지출을 단행하는 상황에서 나왔다. 무디스는 이들 기업이 아직 대차대조표에 반영하지 않은 향후 데이터센터 임대 약정이 6천620억 달러에 달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황은 성명을 통해 연산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기업들의 에이전트 도입이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객사들은 인공지능 산업혁명을 떠받치는 컴퓨팅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서두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간 실적도 큰 폭으로 성장했다. 2026회계연도 전체 매출은 2천159억 달러로 전년 대비 65% 증가했다. 일반회계기준 영업이익은 1천304억 달러, 순이익은 1천201억 달러를 기록했다.
직전 회계연도인 2025회계연도 매출은 1천305억 달러였으며, 이는 그 전년도 609억 달러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당시 순이익은 729억 달러, 영업이익은 815억 달러였다.
2026회계연도 데이터센터 매출은 1천973억 달러로 전년도 1천152억 달러 대비 크게 늘었다. 같은 해 분기별 매출은 1분기 441억 달러, 2분기 467억 달러, 3분기 570억 달러, 4분기 681억 달러로 매 분기 상승세를 이어갔다.
황은 이전 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인공지능 거품론에 대해 업계가 전통적 중앙처리장치 중심 컴퓨팅에서 그래픽처리장치 기반 컴퓨팅으로, 전통적 기계학습에서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다시 에이전트형 인공지능으로 이동하는 세 차례의 구조적 전환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각 전환 단계는 대규모 투자를 정당화할 만큼 의미 있는 변화라고 강조했다.
최고재무책임자는 앞선 실적 발표에서 블랙웰과 루빈 제품군을 통해 2025년 초부터 2026년 말까지 5천억 달러 규모 매출 가시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2029년 또는 2030년까지 연간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규모가 3조~4조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포춘은 이번 실적이 인공지능 과잉투자 우려 속에서도 엔비디아가 여전히 시장 중심에 서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