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사태 여파에 유가 급등…에너지·반도체주가 증시 견인
뉴욕증시 사상 최고치 경신 속 위험자산 선호 확산
AI 기대·CES 앞두고 반도체 강세…코스피 4,400선 첫 돌파
연준 금리 동결 전망 속 글로벌 증시 동반 상승
미국발 훈풍, 한국·아시아 증시로 확산

미국 뉴욕증시가 새해 첫 완전한 거래 주간의 출발을 상승으로 시작했다.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후 국제 유가가 오르고 에너지 관련 종목이 강세를 보이면서 주요 지수가 일제히 상승했다.
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3.58포인트(0.64%) 오른 6,902.05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말 기록한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수준이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594.79포인트(1.23%) 급등한 48,977.18로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도 160.19포인트(0.64%) 오른 23,395.82로 거래를 마쳤다.
특히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이며 투자심리의 확산을 보여줬다. 러셀2000지수는 1.6% 상승해 대형주 지수를 웃돌았다. 유럽 증시 역시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번 증시 상승은 에너지주가 주도했다. 미군이 주말 동안 베네수엘라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전격 체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58.32달러로 1.7% 상승했고, 브렌트유도 1.7% 오른 61.76달러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 재건에 미국 석유기업들의 참여 가능성을 언급한 가운데, 에너지 관련 종목들이 큰 폭으로 올랐다. 셰브론은 5.1% 급등했고, 엑슨모빌은 2.2%, 할리버튼은 7.8% 상승해 시장 내 가장 강한 오름세를 보였다.
AP통신은 수년간의 관리 부실과 국제 제재로 베네수엘라의 석유 산업이 심각하게 훼손된 상태라며, 생산 정상화에는 상당한 시간과 대규모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 하루 약 110만 배럴 수준인 원유 생산량이 비교적 빠른 시일 내 두 배 또는 세 배까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금융주 역시 강세를 나타냈다. JP모건체이스는 2.6%, 뱅크오브아메리카는 1.7% 각각 상승했다.
기술주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를 앞두고 혼조세를 보였다. 엔비디아는 0.4% 하락한 반면, 반도체 장비업체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5.7% 급등했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여전히 인공지능(AI)에 집중돼 있다. AI는 2025년 한 해 동안 뉴욕증시의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끈 핵심 동력이었으며, 대규모 투자가 과연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판단이 이번 CES를 통해 보다 구체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엔비디아 등 일부 대형 기술주의 높은 기업가치는 현재 주요 지수의 변동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마크 해킷 네이션와이드 수석 시장전략가는 투자자 보고서에서 “시장이 감정적 매도 없이 폭넓고 안정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점은 새해 출발이 상당히 견조하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지정학적 긴장 고조 속에 안전자산 선호가 뚜렷해졌다. 금과 은 가격은 강세를 보이며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국면에서 투자자들의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는 흐름을 반영했다. 두 금속은 최근 1년간 분쟁과 무역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잇달아 사상 최고가를 경신해 왔다.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비트코인이 강세를 나타내며 위험자산 선호 심리 회복을 동시에 보여줬고, 관련 주식들 역시 동반 상승했다.
채권시장에서는 국채 금리가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장기물과 단기물 금리 모두 내려가며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향방과 향후 경기 흐름을 둘러싼 경계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주에는 연준의 통화정책 판단에 영향을 줄 주요 경제지표가 잇따라 발표된다. 이날 발표된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12월 제조업 지수는 제조업 경기 위축이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시장의 관심은 오는 8일 발표될 서비스업 지수와 주 후반 공개될 고용 관련 지표에 집중돼 있다.
연준은 고용 둔화 조짐과 여전히 목표치(2%)를 웃도는 물가 상승률 사이에서 정책 방향을 저울질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금리를 세 차례 인하했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으면서 이달 말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는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같은 글로벌 증시 상승 흐름은 국내 증시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코스피는 지난 주말 베네수엘라 사태라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대형 반도체주 강세에 힘입어 사상 처음으로 4,400선을 돌파했다. 5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47.89포인트(3.43%) 오른 4,457.52로 거래를 마치며 하루 만에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를 다시 썼다. 외국인이 2조원 넘는 대규모 순매수에 나서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사상 최고 시가총액을 기록하는 등 반도체주가 장세를 이끌었다.
시장에서는 이번 주 개막하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6’과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국내 증시에 강하게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증시에서 반도체 및 원전 관련 종목이 강세를 보인 점도 투자심리를 자극했다는 평가다.
아시아 주요 증시도 전반적으로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3% 가까이 급등하며 5만1천800선을 넘어섰고, 대만 자취안지수 역시 2%대 강세를 보였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 넘게 상승했으며, 홍콩 항셍지수와 호주 ASX200지수도 소폭이나마 오름세로 장을 마쳤다. 글로벌 증시 전반에 확산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아시아 시장 전반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