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발전-안보 병행’ 신경제 전략 본격화
기술 자립·내수 강화로 회복력 있는 성장 구조 전환
AI·반도체 중심 자립형 산업 체제 구축 가속
미·중 기술 패권 경쟁 속 한국 등 주변국 영향 불가피
고품질 성장·국가안보 결합, 글로벌 경제질서 재편 신호
중국의 경제 전략이 이제 단순한 성장에서 벗어나 고품질 성장과 국가 안보를 동시에 추구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최근 워싱턴DC에서 열린 전문가 패널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옥스퍼드대 공공정책학 교수이자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비상주 선임연구원인 예링 탄 교수는 “중국 경제의 핵심 목표는 이제 ‘발전과 안보의 조화’”라고 강조했다.
IMF와 세계은행은 최근 중국 경제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IMF는 중국이 무역 압력에도 견고한 성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힌 반면, 세계은행은 2025년 성장률 전망치를 4.8%로 상향 조정했다. 로이터통신 역시 중국의 신경제 분야가 강력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경제안보 성장 모델’의 핵심 축
패널에서는 중국의 새로운 성장 모델이 기존 수출·투자 중심 전략과 차별화된다고 평가했다. 이 모델은 크게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이중 순환 전략과 내수 기반 강화 : 탄 교수는 “이 전략은 국내 시장을 중심으로, 내부·외부 시장이 상호 보완하며 성장하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미국 등 일부 선진국과의 무역은 정체되어 있지만, 다른 지역과의 교역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를 통해 외부 충격에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 경제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고 분석 했다.
자립적 첨단 기술 혁신 : 중국은 국가 차원의 자금 지원과 연구소·대학 연계, 새로운 생산력 창출을 통해 첨단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탄 교수는 “2023년부터 2025년까지 교육·과학기술 분야 재정 배정이 꾸준히 늘었으며, 2024년 과학·공학 프로그램 승인률은 2020년 약 절반에서 거의 3/4로 상승했다. 산업용 로봇 도입률 역시 세계 평균을 크게 상회한다”고 밝혔다.
외부 압력 대응 도구 마련 : 미국의 첨단 AI 칩 수출 통제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AI 경쟁력을 점차 확보하고 있다. 피터슨 국제경영연구소의 마틴 초르젬파 연구원은 “중국은 상위 20개 AI 모델 중 6개를 보유하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활용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외부 경제 압력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적 자립을 의미한다.
한국을 포함한 주변국의 과제
전문가들은 중국의 ‘발전-안보 병행 모델’이 단기적 경기 부양을 넘어 장기적 기술 자립과 산업 재편을 목표로 한다고 분석한다.
중국은 반도체, AI, 로봇 등 첨단 산업을 내재화하며 기존 수출 중심 구조에서 혁신 주도형 내수 성장 체계로 전환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을 포함한 주변국의 산업·무역 구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기술 자급화가 진전될수록 일부 수출 비중은 줄어들 수 있지만, 동시에 중국 내 신경제·AI 분야에서는 새로운 진출 기회도 열릴 수 있다.
미·중 기술 경쟁 장기화 속에서 한국은 공급망 안정성과 외교적 균형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전략적 국면에 직면했다.전문가들은 “중국의 경제안보 모델은 단순 정책이 아니라 지정학적 대응 전략”이라며, 한국은 기술 경쟁력 강화와 시장 다변화를 통해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 AI 혁신과 산업 재편
탄 교수는 “중국 경제는 고품질 성장과 안보를 결합한 체계적 접근을 통해, 외부 압력에도 대응 가능한 구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초르젬파 연구원은 “중국과 미국의 기술 경쟁은 단기적 충돌을 넘어, 장기적으로 글로벌 기술 확산과 경쟁력을 촉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스탠포드대 2025 AI 지수, 세계경제포럼, 소프트서클스 블로그 등은 중국의 AI 혁신과 산업 구조 조정을 예상된 발전 경로로 평가하며, 딥시크-R1 모델과 화웨이 어센드 910C 칩을 대표 사례로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