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67조·HBM 56조·배터리·AI 기판까지
충청을 AI 소재·부품 글로벌 허브로 육성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140조 투자로 25만 개 일자리 창출
GTX 연장·투자 인센티브 지원 필요"

이재명 대통령은 2일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제2캠퍼스에서 열린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 참석했다. 이날 삼성은 충청권에 총 140조원을 투자해 디스플레이와 HBM, 차세대 배터리, AI 서버용 패키지 기판을 중심으로 AI 시대 핵심 소재·부품 산업의 글로벌 거점을 구축하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이날 투자 계획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환영사에 이어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이 직접 발표했다. 이 사장은 AI 시대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충청권을 세계 최고 수준의 첨단 소재·부품 산업 중심지로 육성하겠다는 중장기 투자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청 사장은 발표를 시작하며 "삼성은 1990년대부터 충청권을 소재·부품 전략 거점으로 육성해 왔다"며 "세종 삼성전기를 시작으로 삼성전자는 온양과 천안, 삼성디스플레이는 천안과 아산, 삼성SDI는 천안을 중심으로 생산거점을 구축해 왔으며 지금까지 총 102조원을 투자하고 약 3만3000명의 고용을 창출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기존 생산거점을 기반으로 AI 시대 핵심 소재·부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대규모 추가 투자에 나선다.
이어 그는 AI 시대 도래가 산업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고 진단했다. 데이터센터와 신재생에너지, 로봇, 휴머노이드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디스플레이와 HBM, ESS 배터리, AI 서버용 패키지 기판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 삼성은 약 140조원을 추가 투자해 충청을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최고 수준의 초격차 소재·부품 중심지로 육성하겠다"며 "양질의 일자리 25만 개를 창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투자의 중심축은 디스플레이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산에만 67조원을 집중 투자해 미래 디스플레이 클러스터를 완성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 사장은 "140만 평 규모의 포도밭이었던 이곳에서 LCD를 시작으로 OLED까지 디스플레이 혁신을 이어오며 세계 시장 1위를 유지해 왔다"며 "이제는 스마트폰과 IT기기를 넘어 XR, 자동차, 휴머노이드, 웨어러블 기기까지 AI 시대 새로운 디바이스 시장이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0년간 인터넷과 모바일 기술이 디스플레이 산업을 성장시켰다면 앞으로 10년은 AI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며 "기존 아산 1단지에 이어 2단지까지 신규 생산라인을 확대해 그동안 꿈꿔왔던 미래 디스플레이 클러스터를 완성하고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도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삼성전자가 온양과 천안에 총 56조원을 투자해 차세대 HBM 메카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이 사장은 "과거 온양 사업장은 범용 반도체의 조립과 테스트 중심 후공정 기지였지만 앞으로는 HBM 전용 팹(Fab) 5개 라인을 갖춘 최첨단 생산기지로 재탄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메인 팹(Main Fab) 수준의 고난도 미세공정 생산체계를 구축하고 온양과 천안을 AI 반도체 핵심 생산거점으로 육성해 글로벌 HBM 경쟁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겠다는 전략도 함께 공개했다.

삼성SDI와 삼성전기 역시 AI 시대 핵심 공급망 구축에 힘을 보탠다. 삼성SDI는 천안에 9조원을 투자해 차세대 배터리 마더라인을 구축하고 첨단 연구개발과 전문 인력 양성을 통해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검증한 뒤 글로벌 생산체계로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전기는 세종에 8조원을 투자해 AI 서버용 고성능 패키지 기판 생산설비를 확충하고 핵심 요소기술 연구개발과 인재 육성을 병행해 글로벌 제조 허브를 구축한다는 구상도 내놓았다. 이 사장은 "디스플레이와 HBM, 차세대 배터리, AI 서버용 패키지 기판은 AI 시대 대한민국 제조업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산업"이라며 "충청을 중심으로 완결형 첨단 소재·부품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삼성은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공식 요청했다. 이 사장은 우수 인력 확보를 위해 GTX 노선을 천안·아산역까지 연장하고 조기 연결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며 수도권과 충청권을 하나의 첨단산업 생활권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글로벌 경쟁국과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세액공제 확대와 투자 인센티브, 배터리 생산보조금 등 제도적 지원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건의했다. 그는 "세계 각국이 국가 차원의 지원을 앞세워 첨단산업 유치 경쟁에 나서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도 동등한 경쟁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발표를 마무리하며 "삼성은 대한민국 소재·부품 산업의 미래를 충청에서 실현하겠다"며 "AI 시대 핵심 산업인 디스플레이와 HBM, 배터리, 패키지 기판 생태계를 충청에 구축해 대한민국 경제를 떠받치는 새로운 성장축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 계획은 정부의 충청권 첨단산업 육성 전략과 연계해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차세대 배터리, AI 핵심 부품 산업을 하나의 첨단 제조 클러스터로 집적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정부는 전력·용수·교통망 등 산업 인프라 확충과 규제 개선을 통해 기업들의 투자를 뒷받침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