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는 안정성과 품질, 샤오미는 극단적 자동화, BYD는 속도와 대량 생산에 초점”
“근무 인원·로봇 활용·품질 관리 시스템, 세 기업의 철학이 갈라놓은 생산 방식”
“글로벌 전기차 스마트팩토리, 같은 목표를 향한 서로 다른 해답”
스마트폰으로 잘 알려진 중국 IT 기업 샤오미와 글로벌 완성차 리더 현대자동차그룹, 그리고 중국 전기차 강자 BYD가 전기차 산업에서 각기 다른 방식으로 스마트 팩토리 혁신을 선보이고 있다. 샤오미의 베이징 공장과 현대차그룹의 미국 조지아 메타플랜트(HMGMA), BYD의 중국·해외 생산 거점은 모두 AI와 로봇 기반 첨단 공장이지만, 접근 방식과 생산 전략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사람 없는 공장, 76초 만에 전기차 한 대” 샤오미 슈퍼 팩토리
샤오미의 베이징 공장은 ‘흑등 공장’으로 불린다. 전체 생산 공정의 91%가 자동화되어 있으며, 핵심 조립 라인은 100% 로봇이 담당한다. 700대 이상의 로봇과 AI 기반 중앙 제어 시스템이 협업해 전기차 SU7을 단 76초 만에 한 대씩 생산한다.
공장 내부 대부분 구역에서는 조명조차 필요 없다. 로봇이 어둠 속에서도 정밀하게 작업하며, 인간은 기계를 감시하고 유지·보수하는 역할만 맡는다. 특히 차체 후면 하부는 전통적인 다중 부품 방식 대신 9100톤급 기가캐스팅 공법으로 단일 부품화해 차량 무게를 17% 줄이면서 강성을 높였다.
색상 변경 역시 AI와 로봇 시스템을 통해 단 40분 만에 가능하며, SU7은 9가지 색상 옵션을 제공한다. 생산 라인에는 20명 이하의 인력만 근무하며, 이들은 모두 로봇과 시스템 관리 전문가다. 극단적 무인화와 초고속 생산 전략이 근무 인원 최소화의 핵심 이유다.



“데이터 중심 안정적 생산” 현대차그룹 HMGMA
현대자동차그룹의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는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 위치한 전기차 전용 스마트 팩토리로, 연간 30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를 갖추고 있다. 2025년 상반기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며, 향후 20만 대를 추가 증설해 연간 50만 대의 생산 능력을 목표로 하고 있다.
HMGMA는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개발·실증한 최첨단 제조 혁신 플랫폼을 도입했다. AI, 로보틱스,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을 융합해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Software Defined Factory, SDF)’으로 구현되었다.
공장 내부에는 약 1,300명의 근로자가 근무하고 있으며, 500여 대의 자율주행 운반 로봇(AGV)과 50여 대의 주차 로봇이 부품 이송과 완성차 이송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6,800톤급 서보 프레스, NC쿠션, 고속 패널 이송장치 등 첨단 설비를 활용해 고품질의 차체 패널을 생산하고 있다.
AI 기반 품질 관리 시스템은 생산 과정과 완성차 품질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 딥러닝을 활용한 홀·크랙 자동검사장치, 3D 스캔, 초음파 용접 검사 등을 통해 품질을 확보하며, 보스톤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도 외관 품질 검사를 수행한다.
HMGMA는 친환경 저탄소 공법과 수소 기반 물류 시스템을 도입해 RE100과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수소 밸류체인 비즈니스 브랜드인 HTWO 로지스틱스 솔루션을 통해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도 계획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HMGMA를 포함해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스마트 팩토리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 앨라배마와 조지아주, 싱가포르 HMGICS, 터키 이즈미트뿐만 아니라 인도 타밀나두주 스리페룸부두르 공장에서도 ‘인더스트리 4.0’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생산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인도 공장에는 2,000개 이상의 장비와 1,000개 이상의 지능형 센서가 설치되어 있으며, AI와 머신러닝 기반 데이터 분석으로 생산 효율성과 품질을 높이고 있다. 현대차는 인도에서 전기차 배터리 생산도 시작해, 지역별 수요에 맞춘 차량 생산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BYD, 글로벌 생산 거점과 스마트팩토리로 효율성 강화
BYD는 중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 대규모 전기차 생산 거점을 운영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2023년 수출량은 242,765대로 전년 대비 334.2% 증가했으며, 2024년에는 417,204대를 기록해 약 71.9%의 성장을 이어갔다.
중국 내 주요 공장별 연간 생산능력은 시안 공장이 90만 대, 창사 공장이 60만 대 규모이며, 허페이 공장은 3단계 개발을 통해 132만 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BYD의 스마트팩토리는 수직 계열화, 자동화, 디지털 통합 관리 시스템을 기반으로 높은 효율성과 원가 절감 효과를 실현 중이다. 특히, 중국 충칭의 배터리 공장은 연간 40만 대 분량의 블레이드 배터리를 생산하며, 셀 하나를 3초마다 자동 제조할 수 있는 고속 자동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또한, BYD는 SAP HANA 기반 생산 관리 시스템(SAP ME + EWM + ERP)을 도입해 실시간 생산 데이터 추적, 생산 라인 자동화, 유연한 공급망 연계 구조를 구현했다. 이를 통해 생산 응답 시간은 수 분에서 10초 내외로 단축되었고, 공급망 비용도 크게 절감되었다.
이처럼 수직 통합을 통해 핵심 부품을 자체 생산하고 공급망을 통제함으로써, 품질 안정성과 원가 경쟁력을 확보한 점 역시 BYD 스마트팩토리의 강점이다. 해외에서는 헝가리,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에서 생산 시설을 확대하고 있으며, 유럽의 상용 전기차 시장을 겨냥한 상용차 생산도 강화하고 있다.
“근무 인원 차이, 자동화 수준과 생산 전략의 차이”
세 회사의 근무 인원 수는 생산 전략과 자동화 수준의 차이를 반영한다. 샤오미는 극단적 무인화와 초고속 생산을 통해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으며, 현대차그룹은 다양한 모델 대응과 품질 관리, 안전성을 고려해 상대적으로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한다. BYD는 대규모 생산 거점과 다양한 모델 생산을 위해 많은 인력을 배치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2023년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가 물건을 잡아 던지는 고도화된 동작을 시연했다고 알린 데 이어, 2025년에는 미국 피규어AI의 ‘피규어02’가 수건을 자율적으로 접고 사람과 눈을 맞추며 상호작용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이미 제조업 현장에서는 산업용 로봇과 협동 로봇이 널리 쓰이고 있지만, 이처럼 인간과 유사한 적응력과 자율성을 지닌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은 가정은 물론 예외 상황이 많은 산업 현장에서도 새로운 활용 가치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속도 vs 안정성, AI와 로봇이 만든 전기차 혁신 경쟁”
전자 분야이지만 성과 도출 측면에서 LG전자의 창원 스마트팩토리 사례는 주목할 만하다. 창원 공장은 스마트팩토리 구축 이후 생산성이 17% 향상되고, 에너지 효율은 30% 개선되었으며, 품질 관련 비용은 70% 절감되는 성과를 기록했다. 또한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공정 시뮬레이션과 병목 현상 사전 감지를 구현함으로써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러한 혁신적 성과를 바탕으로 창원 공장은 2022년과 2023년 연속으로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선정하는 ‘글로벌 등대공장(Global Lighthouse Factory)’에 이름을 올렸으며, 검증된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은 전 세계 60개 이상의 제조 시설에도 적용되어 글로벌 생산 효율과 품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팩토리 시장은 2024년 약 1,027억 달러(한화 약 144조 원) 규모에서, 2025년에는 이미 구축 중인 시설을 모두 포함할 경우 일부 보고서 기준으로 최대 약 293조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성장세와 미국 제조업 강화 추세를 반영하면, 2033년에는 약 2,343억 달러(한화 약 328조 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 전통 제조업 매출 규모가 약 20조 달러(한화 약 2,800조 원)인 점을 고려하면, 스마트팩토리는 2033년에도 전체 제조업 시장에서 약 10~12%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이 최대 비중을 차지하며, 북미와 유럽이 뒤를 이어 스마트팩토리의 성장과 시장 지배력이 전 세계적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샤오미는 속도와 자동화에, 현대차그룹은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BYD는 대규모 생산과 다양한 모델 생산을 통해 시장 점유율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세 회사의 스마트팩토리 전략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전기차 산업의 미래를 선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