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네츠크·루한스크 영토 양도, 크림 사실상 러시아령 인정
우크라이나 군 병력 축소, 나토 가입 영구 금지·평화유지군 배치 불가
나토 집단방위 원칙 기반 안전 보장 제공, 공격 시 대응 약속
러시아 G8 복귀·제재 단계적 해제, 재건 자금 일부 지원
우크라이나 선거 시행 및 문화 이해·편견 해소 교육 프로그램 도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하기 위한 종합 계획 초안을 마련했으며, 이 문건에는 우크라이나 일부 영토를 러시아에 양도하고 향후 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포기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초안에는 나토의 ‘집단 방위’ 원칙을 모델로 한 안전 보장 방안이 담겨, 우크라이나가 미국과 유럽 동맹국으로부터 공격을 받을 경우 대응을 받을 수 있는 구조가 제시됐다. 이 초안은 미국과 러시아 당국자들이 공동으로 작성했으며, 영국 매체 더 가디언과 미국 매체 악시오스 등 다수 외신이 입수해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가까운 시일 내 트럼프 대통령과 해당 계획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히며, “독립과 주권을 존중하는 품격 있는 평화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정부 내부에서는 “말도 안 되는 항복안”, “국가 존립을 스스로 포기하는 수준”이라는 강한 반발도 나오고 있다.
이번 계획은 러시아의 기존 요구사항을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어, 우크라이나 정부가 그동안 제시해온 ‘영토 포기 불가’ 원칙을 근본적으로 거스르는 내용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유럽 동맹국들도 이번 사안이 유럽 전체 안보 지형과 직결된다며 협상 과정에서 배제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어, 실제 합의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은 이 계획을 지지하며, 이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방안”이라고 밝혔다. 미국 특사와 국무장관은 지난 한 달간 러시아·우크라이나 양측과 조용히 협의를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은 알려진 ‘스무여덟 개 항목’의 주요 내용이다.
영토 문제
초안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동부 도네츠크·루한스크 전역을 러시아에 양도한다. 이 지역은 러시아가 줄곧 영유권을 주장해온 산업 중심지이자 전쟁 핵심 전장이다. 또한 크림반도, 도네츠크, 루한스크는 사실상 러시아령으로 인정하도록 명시됐다. 남부 흐르손과 자포리자 지역은 현 전선 기준으로 ‘동결’ 상태를 유지한다. 러시아가 점령 중인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는 국제원자력기구가 감독하며, 발전 전력은 양국이 분배한다.
안보 조치
우크라이나 군 병력은 약 60만 명 규모로 축소된다. 북대서양조약기구는 우크라이나 영토에 어떠한 병력도 주둔시키지 않으며, 우크라이나는 향후 가입을 영구적으로 포기해야 한다. 우크라이나가 요구한 ‘유럽 다국적 평화유지군’ 배치도 허용되지 않는다. 다만 이번 초안에는 나토 집단방위 원칙을 모델로 한 신뢰할 수 있는 안전 보장이 명시돼 있어, 우크라이나는 미국과 유럽 동맹국으로부터 공격 시 대응 조치를 받을 수 있다. 유럽 전투기는 우크라이나가 아닌 폴란드에 배치된다.
외교·경제 조치
러시아는 장기간의 제재에서 단계적으로 해제돼 국제 경제 체제로 복귀하며, 주요국 정상회의에도 다시 참여할 수 있다. 문건은 “러시아는 주변국 침공을 중단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는 추가 확대를 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반면 러시아가 다시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경우, 모든 제재가 자동으로 복원되며, 국제사회가 ‘결정적이고 공동된 군사 대응’을 한다는 조항도 포함됐다. 동결된 러시아 자산 중 약 1천억 달러는 우크라이나 재건에 사용되고, 나머지는 미·러 공동 투자기금으로 전환해 양국 관계 개선과 상호 이해 증진에 활용된다.
정치·사회 조항
우크라이나는 협정 발효 후 백 일 이내에 선거를 치른다. 또한 양국은 학교와 사회 전반에서 서로의 문화 이해를 높이고 편견·차별을 줄이는 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이번 계획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비롯해 미국과 유럽연합, 북대서양조약기구의 서명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초안 공개 직후부터 우크라이나 내부 반발과 유럽 주요국의 우려가 이어지고 있어, 실제 합의까지는 불확실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