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데이터센터 시대, 전력 인프라와 국산 기술 확보 시급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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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2-05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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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이슈
2025-12-05 23:10

AI 시대 전력 인프라 취약성과 대응 필요성
글로벌 기업 한국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
국산 인버터 기술 개발과 정부 지원 현황
정책 제도 개선과 지역 산업 상생 전략
국내 제조업 육성과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

이재명 대통령은 한국을 방문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조언이 한국과 일본 모두에게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이재명대통령 공식 계정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5일 이재명 대통령을 만나 한국이 다가오는 AI 시대에 가장 취약한 분야로 전력 인프라를 지목하며 선제적 대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면담에서 손 회장은 AI·데이터센터, 반도체 등 첨단 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한국이 확보해야 할 핵심 자원으로 반도체, 데이터, 에너지, 교육을 꼽았다.

손 회장은 특히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경쟁력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글로벌 기업들의 대규모 데이터센터 유치가 제한적인 이유로 전력 부족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데이터센터 증설이 필요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에너지 확보가 핵심”이라며, 한국 내 데이터센터 규모를 확대하려면 전력 인프라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만남에서는 AI·데이터센터 관련 글로벌 기업과의 MOU 사례도 논의됐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전남과 포항에 각각 20MW 규모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을 밝혔으며, 엔비디아 황 CEO는 현대자동차와 30억 달러 규모 AI·물리계 데이터센터 공동 투자 방안을 합의했다. 손 회장은 올트먼 CEO와 함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주도하며 기술과 자금 조달을 맡고 있다.

같은 날 충남 천안에서 열린 ‘첨단산업의 심장, 충남의 미래를 설계하다’ 미팅에서는 신재생에너지 참여기업 관계자가 초경량 3.5K 인버터 자체 생산과 상용화 계획을 소개하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는 “인버터 개발 과정에서 정부 기술 지원과 보조금이 없어 독자적으로 개발을 진행해야 했다”며, “최근 산업부 로드맵이 AI·로봇 산업에만 집중돼 기초 하드웨어 지원은 부족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국내 인버터 생산업체가 약 10곳에 불과하고, 대부분 대기업이 중국산 제품을 수입해 판매한다고 지적하며, “KS 기술표준 개정 과정에서도 국내 제조업체보다는 수입업체, 협회, 전문가 의견이 우선 반영돼 국내 업체가 따라가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와 지자체의 지역업체 참여 지원 정책이 본점 소재 기준으로 운영되면서, 대기업이 사업권을 독점하고 2차 하도급을 타지역에 주는 구조적 문제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 제품을 제조하는 국내업체가 생존하고, 지역 상생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은 “전 정부가 소극적이었던 틈을 중국업체가 활용하며 국내 업체 환경이 어려워졌다”며, AI·로봇 산업 기반 구축과 안정적 에너지 확보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대통령은 산업부 장관에게 관련 검토를 지시하며, 국내 제조업과 에너지 기술로 산업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번 면담과 간담회는 AI·데이터센터 시대 대비 전력 인프라 선제 구축과 국내 첨단산업 육성, 지역 산업과 국산 기술 기반 강화라는 정부의 전략적 방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앞으로 정부와 산업계는 전력 인프라 투자, 금산분리 완화, 국내 제조업 육성,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확장 정책과 중소기업 육성도 중요하지만, 원전 강국으로서 원전의 보존과 확대 역시 AI·로봇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현실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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