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확산에 커지는 일자리 불안, 영국 근로자 27% 우려
기업은 투자 가속, 근로자는 불안…인공지능 인식 격차 드러나
젊은 세대일수록 인공지능 충격 우려, 고령층은 상대적 자신감
자동화는 생산성 향상, 고용 불안은 숙제로 남아
현대차 노조 반발까지, 인공지능과 일자리 갈등 한국도 예외 아냐

영국에서 인공지능 확산에 따른 일자리 불안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향후 5년 안에 인공지능으로 인해 자신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영국 근로자가 4명 중 1명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제 인재 채용 기업이 전 세계 35개국에서 근로자 2만7000명과 기업 1,225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영국 근로자의 27%는 인공지능으로 인해 향후 5년 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답했다. 반면 영국 내 고용주의 66%는 최근 12개월 동안 이미 인공지능에 투자했다고 밝혔고, 근로자의 56%는 기업들이 업무 현장에서 인공지능 도구 사용을 장려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 같은 결과는 인공지능이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기업과 근로자 사이에 인식 차이가 존재함을 보여준다고 해당 조사는 분석했다. 실제로 영국의 사무직 근로자 중 45%는 인공지능이 근로자보다 기업에 더 많은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 보면 우려는 젊은 세대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1997년 이후 출생한 세대가 인공지능 변화에 적응할 수 있을지에 대해 가장 큰 불안을 보인 반면, 1946년부터 1964년 사이에 태어난 고령층은 상대적으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는 기업들이 신규 인력 양성보다는 인공지능과 자동화를 통해 인력 부족을 해소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함께 제기됐다.
조사에 따르면 인공지능과 자동화는 반복적이고 단순한 업무를 중심으로 대체가 이뤄지고 있으며, 이는 일부 산업에서 생산성 향상과 인력 부족 완화에 기여하고 있다. 실제로 영국 근로자의 55%는 인공지능이 자신의 생산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으며, 고용주들도 같은 평가를 내렸다.
조사 결과를 발표한 기업 최고경영자는 인공지능이 노동의 적이 아니라 인간이 수행해야 할 역할의 가치를 더욱 부각시키는 도구라고 강조했다. 다만 기업들은 인공지능 도입 속도에 비해 근로자들의 인식과 준비가 뒤처지고 있다며, 이 같은 격차를 해소하지 못할 경우 근로자들이 경력과 조직 내 가치 측면에서 취약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전 세계적으로도 인공지능의 영향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조사에 참여한 근로자 5명 중 4명은 인공지능이 일상적인 업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으며, 최근 1년 사이 인공지능 관련 역량을 요구하는 채용 공고는 1,58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미국 대형 금융회사 최고경영자는 국제 경제 포럼에서 인공지능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는 근로자를 정부와 기업이 지원하지 않을 경우 사회적 불안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 같은 영국의 상황은 인공지능 확산이 고용 구조와 노동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한국 사회 역시 중장기적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 노조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생산 현장 투입을 강하게 반대하며, 단 한 대의 로봇도 노사 합의 없이 생산라인에 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로봇 자동화와 일자리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한국에서도 현실적인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