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펜실베이니아 배심원단, 존슨앤드존슨에 25만 달러 배상 평결
“활석 베이비파우더가 난소암 원인” 유가족 손 들어준 법원
6만7천 건 넘는 집단 소송…파산 통한 일괄 해결은 세 차례 기각
파산 절차 중단 후 재개된 재판, 캘리포니아서도 4천만 달러 평결
연방 법원도 전문가 증언 허용…올해 본격 재판 가능성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법원이 존슨앤드존슨의 활석 성분 베이비파우더가 난소암을 유발했다는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자 유가족에게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현지시간 13일 뉴욕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필라델피아 커먼플리어스 법원의 배심원단은 존슨앤드존슨의 베이비파우더 사용이 난소암 발병 원인이 됐다고 판단하고, 피해자였던 게일 에머슨의 가족에게 총 25만 달러(약 3억 6,250만 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배상금은 실제 피해에 대한 보상금 5만 달러와, 기업의 책임을 묻는 징벌적 손해배상금 20만 달러로 구성됐다. 원고 측을 대리한 변호사는 존슨앤드존슨이 수년간 자사 활석 제품의 위험성을 인지하고도 소비자들에게 이를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에머슨은 펜실베이니아 거주자로, 1969년부터 2017년까지 존슨앤드존슨의 베이비파우더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5년 난소암 진단을 받았으며, 2019년 소송을 제기한 뒤 6개월 후 전이성 난소암으로 68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이후 소송은 그의 아들과 딸이 이어받아 진행됐다.
유가족은 법원에 제출한 소송 문서에서 에머슨이 친척으로부터 베이비파우더와 난소암 위험의 연관성을 알게 된 뒤 제품 사용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존슨앤드존슨 측과 유가족 측 변호인단은 이번 판결에 대해 즉각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현재 존슨앤드존슨은 활석 성분 제품에 석면이 포함됐다는 주장과, 이로 인해 난소암과 기타 암이 발생했다는 이유로 연방 및 주 법원에서 6만7천 건이 넘는 소송에 직면해 있다. 활석은 베이비파우더의 주원료로 사용돼 왔다. 다만 일부 활석이 채굴 과정에서 석면과 함께 존재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안전성 논란이 이어졌다. 회사 측은 자사 제품이 안전하며 석면을 포함하지 않았고 암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소송이 이어지는 가운데 존슨앤드존슨은 2020년 미국 내에서 활석 기반 베이비파우더 판매를 중단하고 옥수수 전분 기반 제품으로 전환했다. 또한 대규모 소송을 해결하기 위해 파산 절차를 활용하려 했으나, 연방 법원에서 세 차례 모두 기각됐다. 이로 인해 난소암 관련 소송은 한동안 중단됐다가 최근 다시 재개됐다.
파산 절차 중단 이후 처음 열린 난소암 재판에서 지난해 12월 캘리포니아주 배심원단은 두 명의 여성에게 총 4천만 달러(약 580억6,000만 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평결했다. 이 판결은 일부 사건에 해당하며, 앞으로 여러 주에서 추가 재판이 예정돼 전체 배상액은 훨씬 늘어날 수 있다.
연방 법원에 계류 중인 사건은 아직 본격적인 재판에 들어가지 않았으나, 올해 초 연방 판사가 원고 측이 베이비파우더 사용과 난소암 간의 연관성을 입증하는 전문가 증언을 제시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재판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대해 존슨앤드존슨은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언론, 특히 뉴욕포스트와 로이터 등은 이번 소송에서 베이비파우더 사용과 난소암 발생 간의 연관성을 둘러싸고 역학, 병리·종양학, 지질학·산업위생 분야 전문가들의 증언이 핵심 쟁점으로 다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제기된 소송의 대다수는 난소암과 관련돼 있으며, 활석이 중피종이라는 희귀 암을 유발했다는 주장도 일부 포함돼 있다. 중피종 관련 사건 중 일부는 합의로 종결됐으나, 전국 단위의 포괄적 합의는 이뤄지지 않아 여러 주에서 재판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