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슈퍼볼 광고로 오픈AI 무료 광고 정책 조롱
오픈AI, 기업용 AI 플랫폼 강화하며 클라우드 경쟁 본격화
두 스타트업, AI 모델 업데이트 경쟁으로 기술력 과시
투자자, 단기 수익보다 AI 플랫폼 확장과 차별화에 집중
기업 CEO들, AI 도입으로 업무 생산성·보안 향상 모색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 스타트업 앤트로픽과 오픈AI의 경쟁이 올해 슈퍼볼 광고 전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양사는 각각 챗봇 클로드와 챗GPT를 앞세워 기업과 개인 사용자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으며, 수익 창출 능력을 증명해야 하는 시점에 직면했다.
이번 경쟁은 단순히 기술력 대결을 넘어 광고 전략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앤트로픽은 슈퍼볼에 송출되는 광고에서 오픈AI가 챗GPT 무료·저가 버전에 광고를 삽입하려는 움직임을 조롱했다. 앤트로픽은 클로드를 기업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익 모델을 구축하고 있는 반면, 오픈AI는 무료로 챗GPT를 이용하는 수백만 소비자에게 광고를 통해 수익을 올리려 하고 있다.
앤트로픽의 광고는 과도하게 친근한 톤으로 제품을 추천하는 가상의 챗봇을 등장시켜, 조작적인 챗봇의 위험성을 유머러스하게 보여준다. 광고 마지막에는 “AI에 광고가 들어오지만, 클로드에는 들어오지 않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나온다.
이에 대해 오픈AI의 CEO 샘 올트먼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광고가 웃기다고 평가하면서도, 부정확하고 경쟁사의 고객 규모를 과소평가한 내용이라고 비판했다. 올트먼은 “앤트로픽은 부유층에게 비싼 제품을 제공한다”며, 텍사스주에서 무료로 챗GPT를 사용하는 이용자가 클로드 전체 사용자보다 많다고 강조했다.
또한 오픈AI 공동창업자이자 사장인 그렉 브록먼은 앤트로픽 CEO 다리오 아모데이를 직접 겨냥하며, 앤트로픽이 진정으로 클로드 사용자의 관심이나 데이터를 광고주에게 판매하지 않을 것인지 의문을 제기했다. 아모데이는 이에 대해 소셜미디어에서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이 경쟁은 2021년 앤트로픽 창립 당시부터 시작됐다. 당시 아모데이와 오픈AI 주요 인사들은 오픈AI를 떠나 앤트로픽을 설립하며, 인간을 능가하는 인공지능 기술 안전성에 집중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2022년 말 챗GPT 공개 이후 대규모 언어 모델이 이메일, 숙제, 코드 작성 등 실생활과 업무에 큰 상업적 잠재력을 갖는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경쟁이 본격화됐다.
이번 주에는 양사가 신제품 업데이트를 동시에 발표하며 경쟁을 심화시켰다. 오픈AI는 기업용 AI 플랫폼 프론티어를 출시하며, 오픈AI 제품뿐 아니라 다른 AI 도구와 연계해 활용할 수 있는 ‘AI 공동작업자’ 개념을 제시했다. 오픈AI 애플리케이션 담당 CEO 피지 시모는 “기업의 AI 전환에서 선택받는 파트너가 될 수 있다. 수익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앤트로픽은 최신 모델 클로드 오푸스 4.6을 공개하며 “계획 수립이 더 정교해지고, 장기적 작업 수행과 코드베이스 관리에서 신뢰성이 높아졌으며, 스스로 오류를 잡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픈AI도 이어서 코드 작성 도구 코덱스의 새 버전을 발표하며, 전문가 수준의 컴퓨터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시장 분석가들은 “두 회사 모두 모델 자체보다 플랫폼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려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양사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기존 클라우드 기반 AI 제공업체와 경쟁하면서, 특히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보안과 규제 준수 수준을 강화하는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크다고 지적된다.
한편,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엑스 AI 챗봇 그록도 시장에 존재하지만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한 경쟁력은 아직 미흡한 상태다. 투자자들은 앤트로픽과 오픈AI가 향후 상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지만, 두 회사 모두 고성능 AI 모델 운영에 필요한 막대한 전산 비용과 데이터 센터 유지비를 수익으로 충당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두 회사 모두 매출을 공개하지는 않지만, 기존 제품과 유료 챗봇 구독을 통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수익을 내고 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막대한 전산 비용과 데이터 센터 운영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오픈AI는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등 투자자들에게 1조 달러 이상의 금융 의무를 부담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는 “수익성은 단기적인 투자 결정 요소가 아니며, 규모 확대와 차별화, 인프라 활용이 우선”이라며, “두 회사 모두 여전히 큰 손실을 기록하고 있지만, 최첨단 AI 경쟁을 위해 막대한 자본 투자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픈AI의 신임 최고매출책임자 데니스 드레서는 “모든 산업과 모든 분야에서 최고의 기업용 AI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며, “수익보다 고객 성과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기업 CEO들은 AI 활용을 통해 운영 경쟁력을 높이려 하고 있으며, 이 변화를 놓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슈퍼볼 광고에서 시작된 이번 설전은, AI 경쟁이 더 이상 기술 성능의 문제가 아니라 플랫폼 주도권과 수익모델, 자본 동원을 둘러싼 총력전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주며, ‘혁신’이라는 언어 뒤에서 실제 승부는 산업 지배 구조를 누가 선점하느냐에 달려 있음을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