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 변경·사업 전환만으로 주가 최대 582% 급등
매출 감소·적자 지속에도 기업가치 ‘기대감’ 반영
소형주·개인 투자자 중심 단기 매수세 유입
닷컴 버블 닮은 흐름…“이름만 바꿔도 급등” 재현
“수십억 달러 시장에 5천만 달러 투자”…실효성 의문

최근 인공지능 열풍 속에서 기업들이 사업 방향을 인공지능으로 전환하며 주가가 급등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신발 제조업체 올버즈는 사업을 인공지능 컴퓨팅 인프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한 뒤 주가가 한때 582% 급등했다. 이어 소형 소셜미디어 기업 마이시엄 역시 인공지능 중심 전략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146% 상승하는 등 투자자들의 자금이 인공지능 관련 종목으로 쏠리고 있다.

올버즈는 기존 브랜드와 지식재산 대부분을 약 3,900만(약 572억 4,420만 원) 달러에 매각하기로 합의한 뒤 회사명을 뉴버드 인공지능으로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회사 해산 및 정리를 위해 주주 승인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후 약 5,000만(약 733억 9,000만 원) 달러 규모의 전환사채 방식 자금 조달을 통해 그래픽처리장치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마이시엄 역시 사명을 마이시엄 인공지능으로 변경하고, 개인정보 보호 중심의 인공지능 기술을 자사의 메신저 및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통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시장에서는 과열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투자 전문가들은 기업의 실질적인 사업 성과와 무관하게 인공지능이라는 이름만으로 주가가 급등하는 현상은 과거 정보기술 버블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과거 1990년대 닷컴 버블 당시 기업들이 사명에 인터넷 관련 용어를 추가하는 것만으로도 주가가 급등했던 것과 유사하게, 최근에는 인공지능을 내세운 사업 전환만으로도 투자자 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재현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악시우스는 이 같은 흐름과 관련해 한 자산운용사의 발언을 인용, 기업이 단순히 사업 방향 전환을 선언하는 것만으로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크게 증가하는 것은 시장이 위험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기대감에 기반해 움직이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재무 흐름을 보면 올버즈는 일시적 부진을 넘어 구조적인 사업 축소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해석된다. 원화 기준으로 환산하면 매출은 2023년 약 3,700억 원에서 2025년 2,200억 원 수준으로 감소하며 약 40%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약 1,700억 원에서 1,100억 원 수준으로, 순손실 역시 약 2,200억 원에서 1,100억 원 수준으로 축소됐지만, 여전히 적자 구조는 지속되고 있다. 특히 에비타 역시 약 1,000억 원 내외의 적자를 기록하며 본업에서의 현금 창출력 개선은 제한적인 상태다. 그럼에도 인공지능 사업 전환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25에서 0.58로 상승하는 등 기업가치는 실적보다 기대감에 의해 재평가되는 흐름을 보였으며, 시가총액 역시 1억 달러 중반 수준까지 확대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이와 함께 올버즈가 확보하려는 약 5,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금은 수십억 달러 단위가 요구되는 인공지능 인프라 시장과 비교할 때 제한적인 수준에 불과해, 사업 전환의 실질적인 경쟁력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유사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2017년 음료업체 롱아일랜드 아이스티는 블록체인 사업으로 전환하며 사명을 변경했고, 이후 미국 증권당국이 내부자 거래 관련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최근에도 여러 기업들이 인공지능 열풍에 올라타기 위해 사업 구조를 바꾸고 있다. 일부 에너지 기업과 데이터센터 관련 기업들도 인공지능 관련 사업으로 전환을 선언하며 주가 상승을 경험했다.
한편 올버즈 주식은 하루 동안 약 38억7,000만(약 5조6천억 원) 달러 규모가 거래됐으며 개인 투자자들도 520만 달러(약 76억 3,256만 원) 이상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테슬라와 엔비디아에 이어 개인 투자자 매수 규모 3위를 기록한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과도하게 반영된 결과일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결국 인공지능은 실질적인 성장 산업이지만, 일부 기업들의 사업 전환 사례에서는 기술 경쟁력보다는 기대감과 서사에 기반한 투자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경계가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정] 2026-04-19 21:57 원화 환산 과정에서 일부 수치를 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