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320 소프트웨어 결함, 전 세계 항공편 단기 혼선 유발
일본·미국 등 일부 항공사 운항 차질…추수감사절 귀성길 영향
교황 전용기 업데이트 필요…이스탄불서 기술자 투입
유럽 항공편 대부분 정상화…프랑스·독일, 소규모 지연만
항공 전문가 “업데이트 수 시간 내 가능, 장기적 차질 우려 낮아”

전 세계 항공사들이 에어버스 A320 기종의 소프트웨어 결함을 긴급 수정하는 과정에서 일부 항공편 운항에 차질이 발생했다.이는 지난달 미국 제트블루 항공기의 급강하 사고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태양의 강한 복사 에너지가 비행 조종 시스템에 필요한 핵심 데이터를 손상시킬 가능성이 확인된 데 따른 조치다.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에어버스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A320 계열 항공기 전반에 새로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필요하다고 발표했으며, 미국 연방항공청과 유럽연합 항공안전청도 즉각 같은 내용을 각국 항공사에 통보했다. 이에 따라 미국 등록 항공기 500여 대가 업데이트 대상이 됐다.
유럽 항공안전청은 이번 조치로 인해 “짧은 기간 운항 일정에 혼선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고, 에어버스 최고경영자는 “필수 업데이트로 인해 상당한 운영 지연이 불가피했다”며 고객사에 사과했다. 그는 “정상 운항을 조속히 회복하도록 전 직원이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미국 등 일부 항공편 차질…추수감사절 귀성길에도 영향
일본에서는 전일본공수가 보유한 항공기 30여 대 중 일부에서 문제가 확인되면서 토요일 기준 국내선 60여 편을 취소했으며, 일요일에도 추가 취소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미국은 추수감사절 연휴 귀성객이 돌아가는 시기와 맞물려 우려가 컸지만, 대형 항공사들은 신속하게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아메리칸항공은 보유 항공기 200여 대 중 대부분을 하루 안에 수정했으며, 토요일 기준으로는 4대만 남아 추가 운항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델타항공은 약 50대, 유나이티드항공은 6대의 항공기가 영향을 받아 일부 지연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으며, 하와이안항공은 자사 기종이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인도 에어인디아는 필요한 항공기의 절반 가까이 업데이트를 완료했으며, 취소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교황 전용기도 소프트웨어 교체 필요…유럽 항공편은 정상화 단계
터키와 레바논을 순방 중인 교황 레오 14세가 이용 중인 전용기 역시 A320 기종으로 확인되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필요한 상황이다. 교황을 수행 중인 항공사 측은 필요한 부품과 기술자가 이스탄불로 이동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유럽 주요국의 항공 운항은 대부분 정상화되고 있다. 프랑스 교통부는 이미 상당수 항공사들이 밤새 업데이트를 완료해 거의 정상 운영 상태라고 발표했으며, 영국에서도 영향이 미미해 영국항공은 3대만 업데이트 대상이라고 밝혔다. 독일 루프트한자는 밤새 작업을 진행해 대다수 수정을 완료했으며, 주말 동안 소규모 지연은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북유럽 항공사들도 현재 정상 운항 중이라고 밝혔다. 항공산업 전문가는 매우 바쁜 연휴 기간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기종에서 문제가 발생한 점은 아쉽지만, 업데이트 자체는 수 시간 내 가능해 장기적 차질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제트블루 사고 이후 전 세계 점검…A320은 세계 최고 판매 기종
이번 소프트웨어 점검은 지난 10월 말 멕시코 칸쿤에서 미국 뉴어크로 향하던 제트블루 항공기가 갑작스러운 고도 하락을 겪으며 탑승객 15명이 병원으로 이송된 사고가 계기가 됐다. 사고 항공기는 플로리다 탬파에 긴급 착륙했다.
에어버스 A320 시리즈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운항되는 단일 통로 기종으로, 보잉 737과 글로벌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업계는 이번 조치가 단기적인 혼란은 불가피하지만, 구조적 안전성 강화를 위한 필요한 절차라고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