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일 CEO 교체…팀 쿡은 이사회 의장으로 잔류
아이폰 중심 성장 속 기업가치 약 4조 달러로 확대
AI 경쟁 격화 속 리더십 교체…존 터너스 체제 출범

AP통신은 현지시간 21일, 애플 최고경영자인 팀 쿡이 오는 9월 1일을 기점으로 최고경영자 자리에서 물러나고, 회사의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책임자인 존 터너스에게 경영권을 넘길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팀 쿡은 이후에도 애플의 집행형 이사회 의장으로 남아 회사 경영에 계속 관여할 예정이며, 이는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와 넷플릭스의 리드 헤이스팅스 등 주요 빅테크 경영진이 CEO에서 물러난 뒤 이사회 중심 역할로 전환한 사례와 유사한 형태다.
이번 변화로 기존 비상임 이사회 의장인 아서 레빈슨(애플 이사회 의장, 바이오 기업 제넨텍 전 최고경영자)은 의장직에서는 물러나지만 이사회 구성원으로는 계속 활동한다.
팀 쿡은 성명을 통해 애플 최고경영자라는 자리는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큰 특권이었다고 밝히며, 애플과 함께한 시간과 혁신적인 동료들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2011년 스티브 잡스 사망 직전 후계자로 지명돼 최고경영자에 오른 이후 약 15년간 회사를 이끌어왔다.
후임으로 지명된 존 터너스는 50세로, 약 25년간 애플에서 근무해 온 내부 인사다. 특히 최근 5년 동안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 등 주요 제품의 하드웨어 엔지니어링을 총괄해 왔으며, 차기 최고경영자 후보로 꾸준히 거론돼 왔다.
터너스는 이번 임명과 관련해 애플의 사명을 이어갈 기회를 갖게 된 것에 깊이 감사한다고 밝혔다.
이번 경영 승계는 애플이 인공지능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점에 이뤄졌다. 이는 아이폰 중심의 성장 구조에서 인공지능 경쟁 중심 구조로 전환되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인공지능이 스마트폰 등장 이후 가장 큰 기술적 변화로 평가되는 가운데, 애플은 약 2년 전 약속했던 인공지능 기반 새 기능 제공 과정에서 차질을 빚었고, 최근에는 구글의 지원을 받아 음성비서 시리를 보다 대화형으로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상황이 경영 승계 결정의 배경 중 하나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팀 쿡은 2011년 최고경영자 취임 이후 애플의 기업 가치를 약 3조6천억 달러(약 5,300조 원, 최근 환율 기준) 이상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애플의 기업 가치는 약 4조 달러 수준으로, 당시 약 3천5백억 달러 수준에서 크게 증가했다. 이 기간 동안 애플은 시가총액 기준으로 사상 최초로 1조 달러, 2조 달러, 3조 달러를 모두 돌파했으며, 연매출 또한 약 1천억 달러 수준에서 4천억 달러를 웃도는 수준으로 증가했다.
다만 최근에는 인공지능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관련 수요 급증에 힘입어 5조 달러(약 7,421조 원) 수준까지 시가총액을 확대하면서 기술 산업 내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팀 쿡은 스티브 잡스 사망 이후 애플을 이끌며 안정적인 공급망 관리와 글로벌 생산 체계 구축에 집중했다. 그는 특히 중국 중심의 제조 구조를 기반으로 아이폰과 맥 등 주요 제품 생산 효율을 끌어올렸으며, 이러한 공급망 전략은 애플 매출의 핵심 기반이 됐다. 또한 최근에는 미국 시장용 아이폰 생산 일부를 인도로 이전하는 방식으로 생산 구조를 조정하는 등 공급망 다변화에도 나섰다.
미국의 무역 정책 변화 속에서 팀 쿡은 글로벌 공급망 운영과 대응 능력을 바탕으로 애플을 이끌어왔다. 그는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응해 일부 제품의 관세 부담을 완화하는 한편, 미국 내 대규모 투자 계획을 약 6천억 달러 규모로 제시하며 정책 환경 변화에 대응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그는 성 소수자라는 사실을 공개하며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로서 사회적 변화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편 애플은 애플워치와 무선 이어폰 에어팟, 혼합현실 기기 비전 프로 등을 출시했지만, 아이폰 수준의 혁신적 성과로 평가받는 제품은 없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에는 자율주행차 개발에도 투자했지만 결국 해당 프로젝트는 장기간 연구 끝에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