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무대에 오른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보스턴다이내믹스 첫 공개 시연
걷고, 손 흔들고, 고개 회전까지…인간형 로봇 기술 경쟁 가속
현대차, 2028년 美 전기차 공장에 아틀라스 투입 계획
구글 딥마인드와 AI 협력…로봇 지능 고도화 시동
자동화 기대 속 고용·현실성 논쟁도 재점화

현대자동차가 지분을 보유한 로봇 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세계 최대 가전·기술 전시회 CES에서 인간형 로봇 ‘아틀라스’를 처음으로 공개 시연하며, 테슬라 등 경쟁사들과의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경쟁을 본격화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6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기술 쇼케이스에서 두 팔과 두 다리를 갖춘 실물 크기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무대에 올렸다. 아틀라스는 바닥에 누운 상태에서 스스로 일어난 뒤 무대를 자유롭게 걸어 다니며 관객에게 손을 흔들고 고개를 회전하는 등 안정적인 동작을 선보였다.

이날 시연은 인근에서 엔지니어가 원격으로 조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지만, 보스턴다이내믹스 측은 실제 상용 환경에서는 아틀라스가 자율적으로 이동하고 작업을 수행하도록 설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잭 자코프스키 보스턴다이내믹스 휴머노이드 로봇 부문 총괄은 “공개 무대에서 아틀라스를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차량 조립을 지원할 상용 버전의 아틀라스는 이미 생산 단계에 있으며, 2028년부터 조지아주 사바나 인근 현대차 전기차 공장에 투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네 발로 걷는 로봇 ‘스팟’으로 잘 알려진 로봇 전문 기업으로, CES 개막 행사에서는 스팟 로봇 여러 대가 K팝 음악에 맞춰 군무를 선보이며 현대차 행사 무대를 열었다. 현대차는 2021년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해 현재 경영권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날 구글의 인공지능 연구 조직 딥마인드와의 협력도 함께 발표했다. 딥마인드는 보스턴다이내믹스 로봇에 인공지능 기술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는 구글이 2013년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했다가 이후 매각한 이후 다시 이어지는 협력 관계다.
업계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공개 시연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로봇 제조사들은 실수나 오작동이 부각될 위험 때문에 대체로 편집된 영상 형태로 기술을 공개해 왔다. 실제로 지난해 러시아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공개 행사에서 넘어지는 장면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날 아틀라스 시연은 별다른 문제 없이 마무리됐으며, 마지막에는 팔을 크게 흔드는 동작으로 새로운 상용 모델의 정적 전시품을 소개했다. 이 상용 모델은 기존 시연용 프로토타입과 다소 다른 외형을 갖췄고, 파란색 디자인이 적용됐다.
최근 상업용 인공지능 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기술적 진보를 배경으로 로봇 산업에는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인간과 유사한 다기능 로봇이 직장이나 가정에 본격적으로 보급되기까지는 여전히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컨설팅 업체 맥킨지의 파트너 알렉스 파나스는 “핵심은 어떤 활용 사례가 실제로 가능한지에 달려 있다”며 “어떤 환경에서는 휴머노이드 형태가 적합할 수 있지만, 모든 경우에 인간형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소프트웨어, 반도체, 통신 기술 등 기반 기술들이 결합되며 새로운 응용 분야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휴머노이드 로봇은 정교한 손동작과 복합적인 판단 능력 면에서 한계가 있어 단기간에 대규모 일자리를 대체할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그러나 기술 고도화가 진행될수록 고용에 미칠 영향에 대한 논의는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현대차가 아틀라스를 시험 배치할 예정인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은 지난해 연방 당국의 이민 단속으로 수백 명의 근로자가 체포된 장소이기도 하다. 이 공장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실제 생산 현장에 투입될 경우, 자동화와 노동 시장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부각될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