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3,500억 달러 전략적 투자 MOU 체결…핵 추진 잠수함·주한미군 강화로 동맹 현대화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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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1-16 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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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이슈
2025-11-16 1:43

한미 전략적 투자 MOU 체결 – 3,500억 달러 규모 투자 공식화
미국, 한국산 수입품 관세 15% 인하 약속
조선·에너지·반도체 등 첨단 산업 투자 확대
주한미군 지속 주둔과 핵 우산 재확인
한국, 핵 추진 잠수함 건조 계획 승인 및 실무 협력 착수
외환 시장 안정 조치 – 연간 투자 200억 달러 한도 설정
한반도 평화·안보 공조 – 북한 비핵화와 대만 해협 안정 강조

미국 SSBN 743 핵 추진 탄도미사일 잠수함(사진)과 유사하게, 한국도 이번 한미 협력을 통해 원자력 추진 잠수함 건조 계획을 추진하며, 장기적으로 전략적 억제력과 해양 작전 능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 미국 대서양 잠수함 부대 사령부 공식 계정 (X)

이재명 대통령은 10월 29일 국빈 자격으로 방한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경주에서 맞이했다. 이는 한국 역사상 처음으로 경주에서 국빈 방문 행사가 열린 사례로, 지난 8월 25일 워싱턴에서 열린 첫 정상회담의 연장선에 있다. 또한 한국이 동일한 국가 정상을 두 번째 국빈 방문으로 맞이한 것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2024년 대선 승리와 이 대통령 당선이 보여준 민주적 회복력에 힘입어, 두 정상은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안보·번영을 떠받치는 핵심축인 한미 동맹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선언했다.

두 정상은 7월 발표된 ‘한국 전략 무역 및 투자 협정’을 재확인하며, 조선, 에너지, 반도체, 제약, 핵심 광물, 인공지능·양자컴퓨팅 등 경제·안보 분야에서 한국의 대규모 투자가 확대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해당 협정에는 미국이 승인한 조선 부문 1,500억 달러 투자가 포함되며, 양국 대표단이 서명할 예정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에는 추가로 2,000억 달러 규모의 투자가 약정되어 있다.

미 백악관 팩트시트 (공식 백악관 웹페이지)



미국 정부는 개정된 2025년 4월 2일자 행정명령 14257호에 따라, 대한민국산 상품에 대해 적용 가능한 KORUS FTA 또는 MFN 관세율 중 높은 금액, 혹은 15% 관세율 적용을 발표했다. 자동차·자동차 부품·입목·제재목·목재 파생상품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는 15%로 조정되며, 한미 자유무역협정 FTA/MFN 관세율 15% 이상 제품에는 추가 232조 관세가 부과되지 않고, 15% 미만 제품에는 기존 관세와 합산해 총 15%가 적용된다. 제약과 반도체 분야에 대해서도, 미국은 불리하지 않은 조건으로 관세를 적용할 계획임을 밝혔다.

또한 제네릭 의약품과 원료, 특정 천연자원, 항공기 및 부품에 대한 추가 관세 철폐 가능성을 명시했다. 이러한 조치들은 양국 간 산업 경쟁력 강화와 상호 무역 촉진의 기반이 된다.

외환 시장 안정성 측면에서, 양국은 전략적 투자 MOU가 한국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협의했다. 양국은 MOU 이행 과정에서 시장 불안정 발생을 허용하지 않음에 합의했으며, 한국은 연간 200억 달러 초과 투자 요구를 받지 않는 범위에서 시장 영향을 최소화하며 달러를 조달할 계획이다. 필요 시 투자 규모와 시기 조정을 미국과 협의할 수 있다.

상업적 유대 강화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임기 동안 한국 기업들의 대미 해외 직접 투자 1,500억 달러를 환영했으며, 대한항공의 GE 엔진 장착 보잉 103대 구매 계약(360억 달러)도 포함됐다. 보잉 737 MAX, 787 드림라이너, 777X 등 다양한 기종이 포함되며, 2025년 대한항공 보잉 주문 총량은 150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양국은 ‘바이 아메리카 인 서울’ 구상을 통해 미국 기업, 특히 중소기업의 한국 진출을 확대하기로 했다.

상호 무역 증진을 위해, 대한민국은 미국 연방 자동차 안전 기준(FMVSS) 차량 5만 대 제한 철폐와 배출 인증 서류 간소화를 추진하며, 식품·농산물 비관세 장벽 해소를 위해 기존 협정 및 프로토콜 준수, 농업생명공학 제품 승인 절차 간소화, ‘U.S. 데스크’ 설치, 미국산 육류·치즈 시장 접근성 보장 등을 약속했다. 디지털 서비스 관련 법·규제에서는 미국 기업 차별 금지, 데이터 국경 간 이전 촉진, WTO 전자 전송 관세 모라토리엄 영구화 지지, 특허법 조약 가입 추진, 노동권 보호 및 강제 노동 근절 협력도 포함됐다.

경제적 번영 보호를 위해, 양국은 경쟁력 확보와 공급망 안정성을 강화하고, 관세 회피 방지, 비시장적 정책 대응, 인바운드·아웃바운드 투자 규제 강화 등 협력하며, 국제 조달 혜택도 보장하기로 했다.

한미 동맹 현대화와 군사·안보 협력에서는, 미국은 주한미군(USFK) 지속 주둔과 핵 우산 제공 약속을 재확인했다. 양국은 핵 협의 그룹(NCG)과 협의 채널을 통해 정기 협력하며, 한국은 국방예산을 GDP 3.5% 수준으로 증액할 계획을 제시했다. 한국은 2030년까지 250억 달러 규모 미국산 군사 장비 구매와 주한미군 330억 달러 지원을 약속하며, OPCON 전환 협력, 북한 대응 연합 재래식 방어 능력 강화, 첨단 무기 및 AI 기술 공동 개발, 사이버·우주 분야 협력도 추진한다.

한반도 및 지역 안보 공조에서는 북한 완전 비핵화, 2018년 미북 싱가포르 공동성명 이행, 의미 있는 대화 복귀 촉구, WMD 및 탄도미사일 폐기 압박이 재확인됐다. 일본과 삼자 협력 강화, 항행·상공 자유 수호, 국제 해양법 준수, 대만 해협 평화 유지와 일방적 현상 변경 반대도 포함됐다.

조선·원자력 산업 협력에서는, 한국과 미국이 민수 및 군용 조선 산업 현대화, MRO, 조선소 현대화, 인력 개발, 공급망 안정화 등에 협력한다. 미국은 한국의 핵 추진 공격 잠수함 건조 계획 승인과 연료 조달 등 실무 협력 지원을 약속했다. 또한 한국의 민수용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과정에도 협력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한국과 미국은 14일, 한국의 3500억 달러 투자 약속을 공식화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한국 산업통상자원부가 밝혔다. 이번 협약은 미국이 한국산 수입품에 대한 상호 관세를 낮추는 조건과 연계됐다. 양해각서는 김정관 산업부 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전자 서명 방식으로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시 논의된 주요 무역 조건을 토대로 마련됐다.

또한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양국은 핵 잠수함 공동 개발에 대해 논의 중이며, 초기에는 미국형 잠수함 설계를 바탕으로 시작한 뒤 점차 한국 독자 설계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는 한미 양국 내 생산 시설을 활용하는 방안도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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