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기준금리 2.75%로 인상…3년 6개월 만에 긴축 재개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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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6-07-16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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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경제비즈니스
2026-07-16 21:54

물가·환율·가계부채 부담에 금통위 만장일치
기준금리 0.25%p 인상
반도체 호황에 성장률 전망 상향
한국은행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열어둬"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점 전경 / 사진: 위키미디어 공용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6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연 2.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2023년 1월 이후 3년 6개월 만의 금리 인상으로, 고물가와 환율 불안, 가계부채 증가 등 복합적인 물가·금융안정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통화정책 정상화가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75%로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금융통화위원 7명 전원이 금리 인상에 찬성했으며, 금융중개지원대출 금리도 연 1.00%에서 연 1.25%로 인상해 이날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자료: 한·미 기준금리 추이(한국은행)· 소비자물가 상승률(국가데이터처)  / 그래픽: 유스풀피디아


한국은행은 성장세가 수출과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예상보다 빠르게 확대되는 가운데 소비 역시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며, 물가상승률도 상당 기간 목표치인 2%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의 높은 변동성과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 가계부채 확대 등 금융안정 위험까지 겹치면서 통화 긴축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경제는 반도체 산업 호황을 중심으로 수출과 투자가 큰 폭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소비 회복도 소득 여건 개선에 힘입어 점차 확대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은 지난 5월 전망치인 2.6%를 상당 폭 웃돌 것으로 한국은행은 내다봤다. 다만 반도체 경기의 지속 여부와 중동 정세,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는 향후 성장의 주요 변수로 지목했다.

물가 상승 압력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지난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유가 상승과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가 겹치며 3.2%를 기록했고, 근원물가 상승률도 2.5%를 유지했다. 한국은행은 국제유가가 일부 안정되고 있음에도 그동안 누적된 원가 부담과 원화 약세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 소비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서 물가가 당분간 목표 수준을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시장도 긴축 결정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원·달러 환율은 외국인 자금 유출과 달러 강세 영향으로 한때 1,500원대 중반까지 상승했다가 최근 1,400원대 후반으로 다소 안정됐지만 변동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국고채 금리는 상승했고, 국내 증시는 인공지능(AI) 투자 심리 변화와 외국인 순매도 영향으로 큰 폭의 변동성을 나타냈다.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와 가계대출 증가도 금융안정 측면의 부담 요인으로 지적됐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금리 결정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까지 안정적으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대응하겠다"며 "향후 통화정책의 강도는 앞으로 발표될 경제지표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다음 주 발표되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과 다음 달 발표될 7월 물가 지표를 면밀히 살펴본 뒤 추가 대응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앞으로도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물가상승 압력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는 물가와 경기, 금융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면서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통화 긴축의 시작에 불과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로이터가 최근 실시한 경제전문가 조사에서도 다수의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행이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인상해 연 3.00%까지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국은행 역시 성장과 물가, 금융안정 여건이 모두 긴축 필요성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변동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은 확대될 전망이다. 반면 고물가와 환율 불안을 완화하고 과열 조짐을 보이는 부동산시장과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한국은행이 향후 발표될 성장률과 물가 흐름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추가 금리 인상 여부와 긴축 속도가 결정될 것으로 금융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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