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독, 투자 유치 위해 자문사 선임…매각·분할 가능성 거론
증류주 사업 철수 여파…스코틀랜드 공장 고용 불안 확산
비용 절감·효율화 이후 ‘다음 단계 투자’ 검토 착수
3천700만 파운드 손실 이후 구조조정 지속
글로벌 72개 바 운영…맥주 사업에 집중 전략

영국 유력 일간지 가디언은 스코틀랜드에 본사를 둔 수제맥주 업체 브루독이 투자 유치를 위해 매각 절차에 착수했으며, 회사 분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현지시간 1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브루독은 신규 투자자를 찾기 위해 컨설팅 업체 알릭스파트너스를 선임했으며, 구조적이고 경쟁적인 절차를 통해 향후 투자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매각과 관련한 최종 결정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
브루독은 지난달 자사 증류주 브랜드 사업을 종료한다고 발표했으며, 이에 따라 스코틀랜드 애버딘셔 엘런에 위치한 시설의 고용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회사 측은 맥주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브루독은 2007년 제임스 와트와 마틴 디키가 공동 설립했으며, 펑크 IPA와 엘비스 주스 등 수제맥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어려운 거시경제 환경과 지속적인 경기 압박 속에서 경영 여건은 녹록지 않은 상태다.
회사 대변인은 “많은 기업과 마찬가지로 도전적인 경제 환경과 지속적인 압박 속에서 회사의 장기적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을 위해 다양한 선택지를 정기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2025년 한 해 동안 비용 절감과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과감한 조치를 시행했으며, 사업의 다음 단계 투자를 평가하기 위해 구조적이고 경쟁적인 절차를 지원할 자문사를 선임했다”고 덧붙였다. 대변인은 또한 “이는 브루독 브랜드와 운영의 장기적 미래를 강화하기 위한 신중하고 체계적인 조치”라고 강조했다.
브루독은 여전히 세계적인 수제맥주 선도 기업이자 영국 내 1위 독립 양조업체이며, 전 세계 충성도 높은 고객 커뮤니티를 보유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양조장과 바, 매장은 정상 운영 중이며 추가적인 추측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브루독은 지난해 10월 3천700만 파운드(약 7,280억 원)의 손실을 기록한 뒤 전사적 차원의 인력 감축을 단행한 바 있다. 현재 전 세계에 72개의 바와 4개의 양조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전체 직원 수는 약 1천400명이다. 양조장은 스코틀랜드 엘런을 비롯해 미국, 호주, 독일에도 위치해 있다.
브루독의 재무적 어려움과 매출 둔화는 단순한 경기 불황이나 판매 감소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2017년 사모펀드 투자를 통해 외부 자본이 유입된 이후, 창업 초기 내세웠던 기성 맥주 시장에 맞서는 대담하고 도전적인 브랜드 정체성이 점차 희석됐다. 2021년 일부 직원들은 공개적으로 회사 내에서 상사의 과도한 권위와 통제로 인해 늘 긴장과 불안 속에서 일해야 했던 조직 분위기를 폭로했다. 여기에 펑크 IPA 등 논란이 된 마케팅 사례, 법적 분쟁, 과도한 홍보 실책 등이 겹치며 브랜드 신뢰도가 약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재무 구조 측면에서도 어려움이 겹쳤다. 2024년 매출은 전년 대비 1% 미만 증가에 그쳤고, 세후 순수익은 소폭 감소했다. 사모펀드 투자 이후 발생한 높은 금리의 부채 부담과 영국 내 2,000여 개 펍에서 제품이 제외된 점, 직영 바 10곳 폐쇄 등 구조조정 과정에서 비용 부담이 크게 늘었다. 또한 경기 둔화와 젊은 세대(Gen Z)의 음주 기피 현상도 매출 회복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브루독의 주력 제품인 펑크 IPA는 한때 큰 인기를 누렸지만, 최근 경쟁 맥주로 고객이 이동하며 판매 채널이 축소됐다.
이처럼 재정적 압박, 브랜드 이미지 훼손, 소비 트렌드 변화가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브루독은 단기간 내 수익 구조를 개선하고 브랜드 정체성을 재정립해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에 직면했다. 이번 투자 유치와 매각 검토는 단순한 자금 확보를 넘어, 향후 회사의 구조와 경영 전략을 결정짓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브루독의 맥주는 과거 국내 편의점과 주류 전문 매장을 통해 수입·판매된 적이 있으며, ‘펑크 IPA’와 ‘인디 페일 에일’ 등 대표 제품들이 일부 편의점에서 유통되며 한국 소비자들에게 소개된 사례가 있다. 또한 온라인을 통해 유럽 여행 정보와 맛집과 함께 소개되면서, 맥주 마니아들 사이에서 꾸준한 관심을 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