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암살자’ MQ-9, 훈련 파견에서 상시 배치로 전환
더글러스 J. 슬레이터 중령, 초대 지휘관 취임
대북 감시·중국 견제…인도·태평양 전략적 활용 기대
ISR부터 재난 대응까지…다목적 임무 수행 가능한 MQ-9
“한반도 평화·안보 수호 의지 재확인”…7공군의 강조

주한 미 제7공군은 29일 군산 공군기지에서 MQ-9 리퍼 무인 정찰기로 구성된 제431 원정정찰대대 창설식을 열고, 더글러스 J. 슬레이터 중령을 초대 지휘관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창설로 인해 ‘하늘의 암살자’로 불리는 MQ-9 리퍼가 한반도에 상시 배치된다. MQ-9은 과거 훈련 목적으로 한반도를 방문한 적은 있었으나, 전담 부대 창설을 통해 정식으로 배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MQ-9 리퍼는 미국 제너럴 아토믹스사가 개발한 장시간 체공형 무인기로, 최대 15,000m 상공에서 하루 이상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고성능 센서와 레이더를 통해 감시·정찰(ISR) 임무를 수행하는 동시에, AGM-114 헬파이어 미사일과 정밀유도폭탄 등 다양한 무장을 탑재해 원격으로 목표물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 이러한 ‘감시와 타격의 결합’ 능력 때문에 미군은 MQ-9을 ‘헌터-킬러’ 무인기로 분류한다. 실제로 MQ-9은 2007년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장을 시작으로 파키스탄, 예멘 등지에서 고가치 표적 제거 작전에 투입돼 국제 사회의 주목을 받았으며, 이 과정에서 ‘하늘의 암살자’라는 별칭을 얻었다.

MQ-9에 탑재되는 합성개구레이더(SAR)는 통상 수십 킬로미터에서 최대 약 80킬로미터 범위까지 광역 탐색이 가능하며, 고해상도 모드에서는 유효 거리가 줄어드는 대신 정밀 식별 능력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약 15킬로미터 상공에서 비행할 경우 이론상 수백 킬로미터까지 시야선이 열리지만, 실제 탐지·식별 능력은 센서 모드, 목표 크기, 기상 조건 등에 따라 제한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군산 기지에서 출격한 MQ-9은 서해 공역에서 중국 연안과 해상 활동을 감시하는 데 효과적이지만, 중국 내륙 깊숙한 지역을 안정적으로 들여다보기 위해서는 다른 정찰 자산과의 정보 융합이 요구된다.
7공군은 "MQ-9은 긴급 표적 처리뿐 아니라 인도적 지원, 재난 대응, 기타 지역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다"며 "이번 전력화는 군사적 방위 임무를 넘어 다양한 협력 활동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MQ-9의 전력화는 대북 감시 강화뿐 아니라 서해 진출을 확대하는 중국 감시 임무에도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한미동맹 차원에서 인도·태평양 전역의 전략적 감시 능력을 크게 높이는 조치로 평가된다.
7공군은 제431 ERS 창설의 의미에 대해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에 대한 미국의 굳은 의지를 재확인하는 것"이라며 "MQ-9 작전은 인도·태평양 전역에서 ISR 분야의 한미 공동 중요 임무를 지원하고, 새로운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연합 능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슬레이터 중령은 취임사에서 "MQ-9 배치는 역내에 강력한 역량을 제공한다"며 "임무 수행과 협력을 심화하고, 인도·태평양 전역의 안보와 안정을 유지하려는 공동의 의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