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군, 군산 공군기지에 MQ-9 리퍼 상시 배치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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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9-29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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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이슈
2025-11-06 19:47

하늘의 암살자’ MQ-9, 훈련 파견에서 상시 배치로 전환

더글러스 J. 슬레이터 중령, 초대 지휘관 취임

대북 감시·중국 견제…인도·태평양 전략적 활용 기대

ISR부터 재난 대응까지…다목적 임무 수행 가능한 MQ-9

“한반도 평화·안보 수호 의지 재확인”…7공군의 강조

주한 미 제7공군은 29일 군산 공군기지에서 MQ-9 리퍼 무인 정찰기로 구성된 제431 원정정찰대대 창설식을 열고, 더글러스 J. 슬레이터 중령을 초대 지휘관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창설로 인해 ‘하늘의 암살자’로 불리는 MQ-9 리퍼가 한반도에 상시 배치된다. MQ-9은 과거 훈련 목적으로 한반도를 방문한 적은 있었으나, 전담 부대 창설을 통해 정식으로 배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MQ-9 리퍼는 미국 제너럴 아토믹스사가 개발한 장시간 체공형 무인기로, 최대 15,000m 상공에서 하루 이상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고성능 센서와 레이더를 통해 감시·정찰(ISR) 임무를 수행하는 동시에, AGM-114 헬파이어 미사일과 정밀유도폭탄 등 다양한 무장을 탑재해 원격으로 목표물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 이러한 ‘감시와 타격의 결합’ 능력 때문에 미군은 MQ-9을 ‘헌터-킬러’ 무인기로 분류한다. 실제로 MQ-9은 2007년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장을 시작으로 파키스탄, 예멘 등지에서 고가치 표적 제거 작전에 투입돼 국제 사회의 주목을 받았으며, 이 과정에서 ‘하늘의 암살자’라는 별칭을 얻었다.

MQ-9에 탑재되는 합성개구레이더(SAR)는 통상 수십 킬로미터에서 최대 약 80킬로미터 범위까지 광역 탐색이 가능하며, 고해상도 모드에서는 유효 거리가 줄어드는 대신 정밀 식별 능력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약 15킬로미터 상공에서 비행할 경우 이론상 수백 킬로미터까지 시야선이 열리지만, 실제 탐지·식별 능력은 센서 모드, 목표 크기, 기상 조건 등에 따라 제한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군산 기지에서 출격한 MQ-9은 서해 공역에서 중국 연안과 해상 활동을 감시하는 데 효과적이지만, 중국 내륙 깊숙한 지역을 안정적으로 들여다보기 위해서는 다른 정찰 자산과의 정보 융합이 요구된다.

​7공군은 "MQ-9은 긴급 표적 처리뿐 아니라 인도적 지원, 재난 대응, 기타 지역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다"며 "이번 전력화는 군사적 방위 임무를 넘어 다양한 협력 활동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MQ-9의 전력화는 대북 감시 강화뿐 아니라 서해 진출을 확대하는 중국 감시 임무에도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한미동맹 차원에서 인도·태평양 전역의 전략적 감시 능력을 크게 높이는 조치로 평가된다.

​7공군은 제431 ERS 창설의 의미에 대해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에 대한 미국의 굳은 의지를 재확인하는 것"이라며 "MQ-9 작전은 인도·태평양 전역에서 ISR 분야의 한미 공동 중요 임무를 지원하고, 새로운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연합 능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슬레이터 중령은 취임사에서 "MQ-9 배치는 역내에 강력한 역량을 제공한다"며 "임무 수행과 협력을 심화하고, 인도·태평양 전역의 안보와 안정을 유지하려는 공동의 의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