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英 두 번째 국빈 방문…“283조 투자·기술동맹 강화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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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9-19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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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025-11-06 22:07

英 역사상 최대 투자 유치…7,600개 일자리 창출 기대

블랙스톤·프로로지스·팔란티어 등 대규모 투자 선언

美·英 ‘기술 번영 협정’ 체결, 차세대 혁신 공동 주도

트럼프, 불법 이민 대응엔 ‘군 투입’ 강경 조언

사상 최초로 영국을 두 번째 국빈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에 1,500억 파운드(약 283조 원)에 달하는 투자 보따리를 선물했다.

​영국 총리실은 이번 국빈 방문에서 발표된 투자 유치 금액이 역대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불법 이민 문제로 지지율 하락에 직면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에게 군대 투입을 제안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스타머 총리는 18일(현지시간) 런던 북서부 총리 공식 별장 체커스에서 정상회담 직후 ‘기술 번영 협정’에 서명했다. 총리실은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미국 기업으로부터 총 1,500억 파운드 규모의 투자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사모펀드 운용사 블랙스톤은 향후 10년간 약 900억~1,000억 파운드(약 170~190조 원)를 투자하기로 했으며, 부동산 투자회사 프로로지스는 39억 파운드(약 7조 원)를 영국 케임브리지 바이오메디컬 캠퍼스 등 생명과학 분야에 투입한다. 또 미국의 인공지능(AI) 방산기업 팔란티어는 최대 15억 파운드(약 2.8조 원)를 방위산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총리실은 “이번 합의로 미국 첨단 기업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며 “영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투자로 7,600개의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영국 제약사 GSK는 미국 내 연구개발(R&D)과 제조 분야에 최소 300억 달러(약 42조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스타머 총리는 “양방향 투자까지 합치면 2,500억 파운드(약 470조 원)가 대서양을 가로질러 흐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진행 중이거나 약속된 금융·기술·인프라 분야 투자를 포함하면 양측 간 총 투자 규모가 2,500억 파운드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스타머 총리는 “양국은 국방과 무역 분야 최우선 파트너이며, 이번 협정을 통해 과학기술 분야에서도 최우선 파트너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우리에겐 깨뜨릴 수 없는 유대감이 있다”며 “양국은 이번 협정을 통해 차세대 기술혁명을 주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불법 이민 문제와 관련해 “스타머 총리에게 나는 그것을 멈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며 “군대를 투입하든 어떤 수단을 쓰든 상관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수백만 명의 사람이 통제 없이 미국으로 들어오는 것을 봤다”며 “이는 내부에서 나라를 파괴하는 것으로,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올 1월 취임 이후 ‘불법 이민과의 전쟁’을 선포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로스앤젤레스 불법 이민자 단속에 주 방위군을 투입했고, 지난달에는 워싱턴에서도 군을 동원했다. 스타머 총리에게도 같은 방식을 권한 셈이다.

​프랑스에서 소형 보트를 타고 영국 해협을 건너오는 이주민 문제는 스타머 내각의 최대 난제다. 올해 이 경로로 영국에 입국한 이주는 3만1,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다. 최근 불법 이민에 대한 반감이 확산되면서 스타머 총리가 이끄는 노동당은 극우 성향의 영국개혁당에 지지율 1위를 내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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