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기술 투자로 버틴 세계 경제…AI 주가 조정 땐 성장 둔화”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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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6-01-20 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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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스풀인사이트
2026-01-20 2:06

무역 갈등 속에서도 3.3% 성장…세계 경제, 예상 밖 회복력
IT·AI 투자 급증이 성장 방어, 그러나 부채와 레버리지는 경고 신호
이번 기술 랠리, 2000년대 IT 버블과 닮았지만 다른 점은
AI 주가 조정 시 세계 성장률 0.4%p 하락 가능성
IMF “낙관과 경계의 균형 필요…금융·재정 정책 역할 중요”

국제통화기금(IMF) 관계자들이 1월 18일 2026년 1월 세계경제전망(WEO) 업데이트 브리핑을 준비하고 있다. 실제 브리핑은 1월 19일에 진행되었으며, IMF는 이날 회의에서 AI 중심 기술 투자가 세계 경제 회복력에 기여하는 한편, AI 과열 시 자산가격 조정과 시장 변동성이 향후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경고했다 / 사진출처: 국제통화기금 공식 계정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분석에서 미국 주도의 무역 갈등과 높은 불확실성 속에서도 세계 경제가 예상보다 강한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제통화기금에 따르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은 3.3%로 전망되며, 이는 지난해 10월 전망치보다 0.2% 상향 조정된 수치다. 성장률 상향의 대부분은 미국과 중국의 경기 개선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현재 성장률 전망이 1년 전과 거의 동일한 수준이라는 점은, 관세 인상이라는 충격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가 단기적 타격을 상당 부분 흡수했음을 보여준다고 국제통화기금은 설명했다.

이 같은 회복력은 단일 요인보다는 여러 조건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됐다. 무역 긴장이 일부 완화된 가운데 재정 지출이 예상보다 확대됐고, 금융 여건도 비교적 완화적으로 유지됐다. 여기에 민간 부문의 공급망 조정 능력이 향상됐고, 신흥국을 중심으로 정책 체계가 개선된 점도 성장 방어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국제통화기금이 특히 주목한 부분은 정보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 급증이다. 제조업 활동은 여전히 부진한 반면, 미국의 정보기술 투자는 국내총생산 대비 비중이 2001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이로 인해 전체 기업 투자가 크게 확대됐으며, 미국에 집중된 기술 투자가 아시아 지역의 기술 수출 증가로 이어지는 등 글로벌 파급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고 국제통화기금은 분석했다.

금융시장 역시 이러한 기술 낙관론을 반영하고 있다. 2022년 말 이후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이 본격 확산되면서 주가가 빠르게 상승했고, 견조한 기업 실적과 완화된 금융 여건이 맞물리며 자본 지출이 확대됐다. 다만 국제통화기금은 이 과정에서 차입을 통한 투자 비중이 늘어나면서 기업 부채와 레버리지가 함께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향후 수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금융 여건이 긴축될 경우 충격을 증폭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미국 경제는 정보기술(IT) 투자가 제조업 등 여타 산업을 크게 상회하는 속도로 확대되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IT 투자 비중이 2001년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이러한 실물경제의 구조적 변화는 인공지능(AI) 확산과 맞물려 미국 주식시장의 강한 상승세로 이어졌으며, 현재 주가 수준은 역사적으로 고평가 국면에 위치해 있으나 2000년 전후 닷컴버블 당시의 극단적 정점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IT·AI 투자 확대는 글로벌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는 동시에 금융시장 변동성과 자산가격 리스크를 동반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세계경제는 성장세 유지와 금융 불균형 확대라는 이중적 과제에 직면해 있다 / 자료: 국제통화기금(IMF) / 그래픽 재구성: 유스풀피디아


특히 인공지능 산업의 특성상 고성능 반도체와 장비의 교체 주기가 짧아 감가상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위험 요소로 언급됐다. 국제통화기금은 잦은 설비 교체가 기업의 이익률을 압박하고, 이를 보전하기 위한 추가 차입이 불가피해질 경우 재무 구조의 취약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통화기금은 현재의 기술 투자 열기를 1995년부터 2000년까지의 정보기술 거품 시기와 비교했다. 정보기술 투자의 국내총생산 대비 비중은 당시와 유사하지만, 이번에는 상승 속도가 더 완만했고 본격적인 가속은 지난해에 집중됐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주가가 경제 규모 대비 비슷한 속도로 확대되긴 했지만, 주가수익비율 상승 폭은 과거보다 제한적이었다. 이는 현재 기업 이익이 당시보다 견조하기 때문으로, 이에 따라 미국 전체 주식시장의 과대평가 수준은 정보기술 거품 시기의 약 절반 수준으로 평가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제통화기금은 세계 경제가 기술 주가 조정에 취약한 구조라는 점을 강조했다. 최근 주가 상승의 상당 부분이 인공지능 관련 소수 대형 기술 기업에 집중돼 있고, 핵심 인공지능 기업 중 상당수가 비상장 상태여서 이들의 부채 문제는 과거와 다른 형태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미국의 주식 시가총액이 국내총생산 대비 2001년 132%에서 현재 226%로 크게 확대돼 있어, 비교적 작은 조정만으로도 소비와 실물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향후 전망과 관련해 국제통화기금은 상하방 위험이 모두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긍정적인 경우 인공지능이 생산성 향상을 본격적으로 실현하면서 올해 미국과 세계 경제 성장률이 기준 전망보다 0.3%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인공지능 기업들이 높은 기대에 상응하는 수익을 내지 못할 경우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도 경고했다.

국제통화기금이 2025년 10월에 제시한 시나리오에 따르면, 인공지능 주가의 중간 수준 조정과 금융 여건 긴축이 동시에 발생할 경우 세계 경제 성장률은 기준 대비 0.4% 낮아질 수 있다. 이 경우 기술 투자 감소와 함께 자본과 노동의 재배치가 비효율적으로 이뤄지며 비용이 확대될 수 있고, 생산성 개선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충격은 더욱 커질 수 있다. 특히 미국과 아시아 등 기술 의존도가 높은 지역이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한 지난 10여 년간 미국 주식에 대한 해외 투자 비중이 크게 늘어난 만큼, 주가 급락 시 자산 가치 하락과 소비 위축이 미국 외 지역으로도 확산될 수 있다고 국제통화기금은 지적했다. 기술 산업과 직접적인 연관이 적은 고부채 국가나 저소득 국가 역시 외부 수요 감소와 외화 조달 비용 상승이라는 간접 충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위험 요인이 누적되는 가운데 국제통화기금은 정책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자산 가격 상승과 부채 확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황에서 금융 안정성 확보를 위한 감독과 규제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특히 기술 산업에 대한 익스포저가 큰 금융기관에 대해 엄격한 여신 심사와 자본 규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통화 정책과 관련해서는 기술 호황이 지속될 경우 실질 중립 금리가 상승해 통화 긴축 압력이 커질 수 있으며, 이는 재정 여력이 제한된 국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대로 하방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에는 정책 금리의 신속한 인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중앙은행의 독립성과 물가 안정에 대한 신뢰 유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재정 정책 측면에서는 각국 정부가 공공 부채를 줄이고 재정 여력을 회복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아울러 인공지능 확산으로 인한 고용 충격에 대비해 재교육과 직업 이동 지원, 공정 경쟁 환경 조성 등을 통해 성장의 과실이 보다 폭넓게 공유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은 세계 경제가 무역 갈등 속에서도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기술 투자 집중과 무역 장벽의 누적 효과라는 구조적 위험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인공지능이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만큼, 각국 정책 당국과 투자자들이 낙관과 신중함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또 다른 변동성 국면에 직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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