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테슬라 추월…세계 전기차 시장 주도권 이동

이성철 기자
Icon
입력 : 2026-01-03 4:12
Icon
글로벌마켓
2026-01-03 5:29

비야디, 생산력과 속도로 테슬라 넘어섰다
스마트팩토리가 바꾼 전기차 패권 지도
중국 전기차, 가격을 넘어 기술로 진입
테슬라 흔들릴 때 현대차는 제조 경쟁력 축적
전기차 시장, 생산 시스템이 승부 가른다

비야디(BYD)는 중국 시안·창사·허페이 등 핵심 생산 거점을 중심으로 배터리부터 완성차까지 통합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유럽·남미·동남아에 해외 거점을 확장해 글로벌 공급망을 강화하고 있다(좌). 2025년 기준, 비야디는 순수 전기차 판매량 225만 대로 2024년 대비 28% 증가하며, 테슬라는 164만 대로 2024년 대비 8.6% 감소해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우) / 자료: BYD 공식 발표, 블룸버그, AFP / 그래픽: 유스풀피디아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가 미국 테슬라를 제치고 처음으로 세계 최대 전기차 판매 업체에 올랐다. 그동안 ‘중국차는 신뢰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강했던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전기차가 주도권을 쥐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크라이나 유엔엔 뉴스와 영국 공영방송 비비시, 미국 매체 에이오엘 등에 따르면 비야디는 지난해 순수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약 28% 증가한 225만 대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테슬라의 연간 판매량은 약 164만 대 수준으로 추정돼, 비야디가 연간 기준으로 테슬라를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야디는 선전시에 본사를 둔 중국 최대 전기차 제조사로, 배터리부터 차량 생산까지 수직 계열화된 공급망을 갖춘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과 다양한 차급 구성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해 왔다.

업계에서는 비야디의 이번 약진이 돌발적인 결과라기보다, 지난해 중반기부터 이미 예견된 흐름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시안·창사·허페이 등 핵심 생산 거점에서 연간 수백만 대 규모의 생산 능력을 단계적으로 확보하고, 배터리 공장과 완성차 공장을 연계한 스마트팩토리를 통해 초고속 대량 생산 체계를 구축해 온 점이 결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배터리 셀을 3초마다 자동 생산하는 고속 자동화 라인과, 실시간 생산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디지털 제조 시스템을 바탕으로 원가 절감과 생산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평가다. 배터리부터 전장 부품, 완성차까지 아우르는 수직 계열화 구조와 헝가리·브라질·동남아 등 해외 생산 거점 확장 전략이 맞물리면서, 비야디의 경쟁 우위는 이미 지난해 중반부터 서서히 굳어지고 있었다는 분석이다.

반면 테슬라는 지난해 쉽지 않은 한 해를 보냈다. 신차 출시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면서 브랜드 이미지에 부담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거세지며 경쟁 환경도 크게 악화됐다.

테슬라는 지난해 하반기 미국 시장에서 주력 모델의 가격을 낮추는 전략으로 반등을 시도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제한적이었다.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보다 빠른 신모델 출시와 대중적인 가격대의 전기차를 내놓지 않으면 경쟁력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비야디의 약진은 중국 전기차 산업 전반의 성장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지리자동차, 상하이자동차, 엠지 등 중국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유럽과 동남아, 중남미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히고 있다. 각국이 중국산 전기차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장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비야디는 특히 영국 시장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 지난해 9월까지 1년간 영국 판매량이 약 9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이 판매를 견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비야디 역시 과제는 남아 있다. 중국 내 전기차 업체 간 경쟁이 과열되면서 지난해 성장률은 최근 5년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니오, 샤오펑 등 신흥 업체들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전기차의 존재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외신들은 미국과 유럽이 전기차 전환 속도를 조절하는 사이, 중국이 기술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세계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엔엔 뉴스는 “비야디의 테슬라 추월은 단순한 기업 간 순위 변화가 아니라,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메타플랜트를 통해 북미 시장에서 안정적인 물량 공급과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튀르키예·슬로바키아 공장을 중심으로 유럽 현지 생산과 차급 확장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북미에서는 대량 생산 체계를, 유럽에서는 소형 전기차부터 프리미엄 전동화 모델까지 폭넓은 라인업을 현지에서 적기에 공급하는 구조를 구축하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단계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미국 조지아 메타플랜트에서는 인공지능 기반 품질 관리 시스템과 자율주행 물류 로봇, 데이터 통합 생산 제어 플랫폼을 도입해 대량 생산과 품질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단순한 생산량 확대를 넘어 공정 자동화와 실시간 데이터 분석을 통해 불량률을 낮추고, 다양한 차종을 유연하게 생산할 수 있는 데이터 중심 제조 역량을 중장기 경쟁력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전기차 시장을 둘러싼 패권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면서,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도 상당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다른 뉴스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