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초콜릿, 단순한 유행을 넘어 전 세계로 확산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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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0-09 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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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마켓
2025-11-07 0:55

SNS에서 시작된 두바이 초콜릿, 전 세계 미식 트렌드로

피스타치오·카다이프·타히니의 이국적 조합

글로벌 브랜드와 외식업계도 잇따라 진입

폭발적 인기 속 피스타치오 공급난까지

“부드럽고 바삭한 식감, 단순한 유행은 아니다”

한때 ‘일시적 유행’으로 여겨졌던 두바이 초콜릿 열풍이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 하나의 새로운 디저트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두바이 초콜릿은 2021년 아랍에미리트(UAE)의 ‘픽스 쇼콜라티에’가 처음 선보인 제품으로, 두꺼운 밀크 초콜릿 속에 크리미한 피스타치오 크림과 잘게 부순 필로 반죽인 카다이프를 넣은 것이 특징이다. 2023년 SNS를 통해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두바이 초콜릿 바’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 디저트 시장을 흔들기 시작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두바이 초콜릿의 인기 요인은 단순히 맛에만 있지 않다. 피스타치오, 타히니(참깨 크림), 장미, 사프란, 카다몬 등 중동 특유의 향신료가 어우러져 ‘이국적인 고급스러움’을 더한다는 점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전 세계로 번지는 ‘두바이 초콜릿’ 변주

​이제 두바이 초콜릿은 단순한 바 형태를 넘어 다양한 디저트로 확장되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와 개인 제과점들이 이를 응용해 크루아상, 밀크셰이크, 파르페 등으로 재해석하고 있으며, 필링(속재료)은 피넛버터&젤리, 스모어, 말차 등으로 다양화됐다.

​미국의 견과류 전문 체인 ‘더 넛츠 팩토리’의 딘 알랄 대표는 “이건 더 이상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카테고리”라며 “우리 매장에서는 12가지 맛의 두바이 초콜릿 바를 비롯해 피스타치오와 초콜릿으로 코팅한 대추, 두바이 초콜릿 파르페, 24K 금이 들어간 프리미엄 버전까지 판매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격은 일반 초콜릿보다 훨씬 비싼 편이다. 6.5온스(약 184g) 기준 일반 제품은 18.99달러(약 2만 4천 원), 금이 들어간 ‘두바이 골든 초콜릿 바’는 79.99달러(약 11만 4천 원)에 달한다.

태국 방콕에 위치한 베이커리 겸 디저트 브랜드 나보리는 속에 누텔라, 바삭한 쿠나파, 설탕 없는 피스타치오 버터를 넣고, 피스타치오 조각과 다크 초콜릿 소스로 토핑한 두바이 초콜릿 페이스트리 번을 선보였다. (2025.3.30)

글로벌 대형 유통사와 외식업체도 합류

​두바이 초콜릿의 인기를 반영하듯, 트레이더 조, 월마트, 코스트코 등 미국 주요 유통업체들도 두바이 초콜릿 제품을 판매 중이다. 아이홉은 지난 8월 일부 매장에서 ‘두바이 팬케이크 스택’을 한정 판매했고, 배스킨라빈스는 두바이 초콜릿에서 영감을 받은 아이스크림 메뉴를 출시했다. 스위스 초콜릿 명가 린트 역시 지난해 유럽에서 한정판 두바이 초콜릿 바를 선보이며 큰 관심을 모았다.

공급난과 가격 상승에도 “판매 속도는 사상 최고”

​두바이 초콜릿의 폭발적인 인기로 인해 피스타치오 수급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이란의 피스타치오 생산업체 키니아는 “틱톡을 중심으로 한 ‘두바이 초콜릿’ 열풍이 전 세계적인 수요 급증을 일으켜 공급 부족 사태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닐슨IQ에 따르면, 미국 내 피스타치오 필링 초콜릿의 매출은 전년 대비 1,234% 급증했으며, 같은 기간 전체 초콜릿 매출이 1%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뉴욕 인근의 슈퍼마켓 체인 스튜 레너드의 CEO 스튜 레너드 주니어는 “50년 소매업 경력 중 단일 품목이 이렇게 빠르게 팔린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두바이 초콜릿 선물 세트까지 출시했다”고 말했다.

“식감이 다르다… 부드럽고 바삭한 조화”

​아일랜드 더블린에 거주하는 소비자 에리카 레프코위츠는 “부드럽게 녹는 초콜릿과 크리미한 필링, 거기에 카다이프의 바삭함이 어우러지는 식감이 매력적”이라며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두바이 초콜릿은 여전히 전체 초콜릿 시장에서 보면 소규모이지만, 그 성장 속도만큼은 압도적이다. 전문가들은 “두바이 초콜릿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초콜릿 업계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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