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전력 남을 땐 싸게 써야"...탄력요금제·히트펌프 확대 속도전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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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6-07-14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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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이슈
2026-07-15 5:34

전기요금 체계 개편 주문…"전력 남는 시간엔 싸게, 피크시간엔 비싸게"
전기차·히트펌프 활용한 수요관리 강조…정부 "제주부터 전국 확대"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6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 부처, 전문가들이 전력 수요관리와 탄력요금제, 히트펌프 보급 확대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전력이 남는 시간대에는 전기요금을 낮추고 피크 시간에는 높이는 탄력요금제와 히트펌프 보급 확대, 전기요금 체계 개편 등이 집중 논의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6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전력 수급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전기요금 체계 개편과 탄력요금제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력이 남는 시간에는 요금을 낮추고 수요가 몰리는 피크 시간에는 요금을 높이는 가격 신호를 통해 전력 소비를 분산시키고, 전기차와 히트펌프 등 전력 수요 자원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나라살림연구소 이상민 연구위원이 정부의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과 함께 전력 수요관리 정책의 필요성을 집중 제기했다.

이 연구위원은 "정부가 2029년까지 8.4GW 규모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을 발표했지만 전력 수요 산정 근거는 공개되지 않았다"며 "공급 확대 정책은 많지만 정작 수요를 관리하는 대책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 전력 문제는 부족한 것뿐 아니라 남는 전기도 심각하다"며 "여름철 일부 기간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시간에는 발전설비가 놀고 있고, 발전을 하지 않아도 용량요금이 지급되면서 결국 전기요금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결책으로 시간과 지역에 따라 전기요금을 달리 적용하는 '다이내믹 프라이싱'을 제안했다. 그는 "전력이 남는 시간과 지역은 전기요금이 당연히 저렴해야 한다"며 "가격 신호가 생기면 전기차와 히트펌프, 가상발전소(VPP) 등이 자연스럽게 전력 수요를 조절하면서 막대한 발전소 건설 비용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도 이에 공감하며 전기요금 체계 개편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실제로 피크시간을 제외하면 상당한 전력이 남아도는 상황 아니냐"며 "전력이 남는 시간에는 싸게, 피크 시간에는 비싸게 하는 탄력요금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도 이런 구조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산업통상자원부와 기후부에 구체적인 설명을 주문했다. 이에 정부는 이미 일부 산업용 전기요금에 시간대별 요금제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기후부 장관은 "태양광 발전이 많은 낮 시간에는 요금을 낮추고 피크 시간에는 높이는 방식으로 산업용 요금제를 일부 개편했다"며 "제주도를 시작으로 향후 가정용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히트펌프 보급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히트펌프는 에어컨 실외기에 온수 저장장치를 결합한 고효율 냉난방 시스템으로, 난방과 온수를 동시에 공급할 수 있으며 현재 설치비는 약 1,400만 원 수준이다. 정부는 지방비를 포함해 초기 설치비의 최대 70%를 지원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산업용과 가정용 전기요금 구조에 대해서도 질문을 이어갔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현재 우리나라 산업용 전기요금은 kWh당 약 180원으로 중국의 120원대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가정용 전기요금도 150~160원대로 산업용보다 낮아 국제 경쟁을 하는 제조업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물가 부담이나 국민 소득 문제가 없다면 가정용 전기요금 조정도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도 저소득층 부담을 고려한 바우처 지원 필요성을 함께 언급했다.

기후부 장관은 "현재 산업용 전기요금이 가정용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국제 경쟁을 하는 제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물가 부담만 아니라면 가정용 전기요금 조정도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저소득층은 바우처 등 별도 지원을 통해 부담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회의에서는 전기차뿐 아니라 히트펌프 보급 확대 방안도 집중 논의됐다.

이 대통령은 "유럽은 히트펌프 전환이 빠르게 진행됐는데 우리나라는 보급이 더딘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고, 정부는 높은 초기 설치비와 전기요금 구조를 원인으로 꼽았다.

기후부 장관은 "히트펌프는 설치 후에는 도시가스보다 운영비가 저렴하지만 현재는 전기요금 체계상 경제성이 충분하지 않다"며 "전력이 남는 시간에 저렴한 전기를 활용할 수 있도록 요금체계를 개편하면 보급 효과가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재 제주도와 도서지역을 중심으로 가정용 히트펌프 보급을 시작했으며 내년부터는 신축 아파트와 단독주택에서도 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히트펌프 보조금 정책도 적극 확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에너지 사용을 합리화하는 것은 국가적 과제인 만큼 예산 부담이 있더라도 초기에는 충분한 지원이 필요하다"며 "보급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때까지 지원을 유지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회의 말미에는 에너지 소비 효율을 높이기 위한 정책 추진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주문도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전력 사용을 합리화하고 수입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탄력요금제와 히트펌프 보급, 전력 수요관리 정책 모두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전력 공급 확대뿐 아니라 가격 신호를 활용한 수요관리 체계 구축이 에너지 정책의 핵심 과제로 제시됐으며, 정부는 전기요금 체계 개편과 전기차·히트펌프 보급 확대를 통해 전력 소비 효율을 높여 나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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