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미국 TSMC 공장에서 블랙웰 칩 첫 생산
트럼프 산업 재편 비전 실현, 미국 내 첨단 반도체 생산 확대
블랙웰 칩, 연산 효율·AI 학습 성능 대폭 향상
최종 패키징은 대만서 진행…단기 전략적 의의 제한
미국 내 패키징 시설 구축 완료 시 자급화 본격화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최신 AI GPU인 블랙웰 칩의 미국 내 생산을 시작했다고 18일(현지시간) 톰스하드웨어가 보도했다. 생산은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인근 TSMC 팹 21에서 진행됐으며, 엔비디아와 TSMC는 이번 성과가 전략적·상징적·정치적으로 큰 의미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는 이날 기념 행사에서 “가장 중요한 단일 칩이 미국 내 첨단 공장에서 생산되는 것은 최근 미국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며,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산업 재편 비전으로, 제조업을 미국으로 되돌리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목표와 맞닿아 있다”고 강조했다.
블랙웰 칩은 TSMC의 4N 공정(4나노급 맞춤형 공정)을 활용해 생산되며, 엔비디아의 핵심 AI GPU 중 하나로 연산 효율과 학습·추론 성능이 크게 향상됐다. 이번 생산은 미국 내 첨단 반도체 제조 능력을 확대하고, 잠재적 관세 부과 시 미국 생산 제품은 영향을 받지 않는 전략적 의미도 있다.
다만 실제 최종 제품인 B300 GPU를 완성하려면 생산된 실리콘 칩을 다시 대만으로 보내 CoWoS-L 패키징 기술과 HBM3E 메모리를 결합해야 한다. 이 과정으로 인해 칩 가격이 상대적으로 상승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 내 패키징 시설이 구축되면서 전략적 자급화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현재 TSMC와 앰코, 마이크론, SK하이닉스 등이 미국 내 DRAM과 HBM 패키징 시설을 구축 중이다.
엔비디아의 이번 블랙웰 미국 생산은 미국 내 반도체 공급망 강화와 AI 기술 주도권 확보, 글로벌 반도체 산업에서의 전략적 자립이라는 측면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미국은 칩스 법안을 통해 첨단 반도체 생산 유치를 위한 보조금과 인센티브를 제공해왔으며, 이번 성과는 그 결과물이기도 하다.
이번 생산을 계기로 엔비디아와 TSMC는 앞으로 N3, N2, A16, A14 공정 기술을 활용한 추가 생산 시설을 애리조나에서 가동할 계획이다. 이는 미국 내 첨단 반도체 생산 확대와 전략적 자립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신호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