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어닝 서프라이즈’에 아시아 증시 일제히 상승… 기술주 강세 주도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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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1-20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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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마켓
2025-11-20 19:50

엔비디아 어닝 서프라이즈에 아시아 증시 기술주 중심으로 급반등
AI 과열 논란 진정… 글로벌 투자심리 급속 회복
일본·한국·호주 시장 동반 강세, 중국 증시는 경기 우려에 혼조
뉴욕증시, 엔비디아 실적 발표 앞두고 혼조 속 상승 전환
엔비디아, 매출·이익·가이던스 모두 시장 전망 상회
4조 달러→5조 달러 단숨에… 세계 증시 흔드는 ‘엔비디아 효과’
AI 반도체 수요 폭증… 연준 정책·고용지표 대기 속 불확실성 완화

엔비디아는 AI 및 고성능 컴퓨팅 분야에서 블랙웰 플랫폼 기반 혁신을 통해 성능과 비즈니스 가치를 동시에 높이고 있다 / 엔비디아 공식 계정

아시아 주요 증시가 20일(현지시간) 엔비디아의 예상을 크게 웃돈 3분기 실적 발표에 힘입어 강세 흐름을 보였다. 최근 인공지능(AI) 열풍이 과도하게 반영됐다는 우려가 누그러지며 투자심리가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이다. 미국 시장에서도 분위기 개선 조짐이 나타나며 S&P500 선물지수는 1.3%,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 선물은 0.7% 상승했다.

일본·한국·호주 증시, 기술주 중심으로 강한 반등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장중 4% 넘게 치솟은 뒤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지만, 오후 들어 2.7% 오른 4만9,854.20으로 마감했다. 미국 장 마감 후 발표된 엔비디아의 570억 달러 매출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면서 기술주 전반에 강한 매수세가 유입된 것이 주된 요인이다.

한국 코스피도 2.5% 상승한 4,026.12를 기록했다. 기술주와 에너지주가 강세를 주도했고, 삼성전자는 5%, SK하이닉스는 2.2% 오르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미국 정부가 예정된 반도체 관세 부과를 연기할 수 있다는 관측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호주 S&P/ASX200지수 역시 기술주 강세에 힘입어 1.2% 오른 8,552.70으로 마감했다.

중국 증시는 약세… 경기 우려 여전

반면 중국 증시는 약세를 보였다. 중국 정부가 부동산 시장 부양을 위한 추가 대책을 검토하고 있음에도 경기 둔화 우려가 여전히 짙게 깔려 있는 분위기다.

홍콩 항셍지수는 0.2% 하락한 2만5,784.85, 상하이종합지수는 0.4% 떨어진 3,931.05로 각각 마감했다. 중국 인민은행이 1년·5년 대출우대금리를 3%, 3.5%로 동결한 것도 시장에 큰 변화를 주지 못했다.

대만 가권지수는 3.2% 뛰었고, 인도 센섹스지수도 0.4% 상승하며 아시아 시장의 전반적인 상승 분위기에 합류했다.

미국 시장, 엔비디아 실적 발표 앞두고 혼조… 그러나 시간외에서 급등

전날 뉴욕증시에서는 주요 지수가 혼조세를 보였다. S&P500지수는 0.4% 올라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끝냈고, 다우지수는 0.1%, 나스닥지수는 0.6% 상승했다.

시장의 시선은 온통 엔비디아에 집중됐다. 정규장에서 2.8% 오른 엔비디아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다시 5% 넘게 급등했다. 월가 최대 시가총액 기업인 엔비디아는 S&P500지수 흐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종목으로, 실적 발표 전후 움직임이 시장 전체 방향성을 좌우하는 분위기다. 최근 엔비디아 주가는 ‘AI 버블’ 논란 속에서 고점 대비 10% 이상 조정을 받았지만, 시장은 다시 “실적이 모든 것을 말한다”는 흐름을 확인한 셈이다.

엔비디아는 2026회계연도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분기 매출 570억 달러로 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분기 대비 22%,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했다.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512억 달러로, 전분기 대비 25%, 전년 동기 대비 66% 늘어 최고치를 경신했다 / 엔비디아 공식 계정



엔비디아, 예상 뛰어넘는 실적·가이던스… “AI 산업 이미 선순환 진입”

엔비디아는 이날 조정 주당순이익 1.30달러로 시장 예상치(1.26달러)를 상회했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한 570억 달러를 기록하며 컨센서스(554억 달러)를 웃돌았다. 회사는 4분기 매출 전망을 약 650억 달러로 제시해 시장 예상치를 약 30억 달러 상회하는 강력한 가이던스를 내놨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블랙웰 플랫폼 주문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AI 산업은 이미 선순환 구조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제기된 ‘AI 버블’ 논란에 대해 “우리는 거품이 아니라 기술 대전환의 시작점에 있다”고 강조했다.

콜렛 크레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향후 24개월간 약 5,000억 달러 규모의 AI 칩이 판매될 것”이라며 수조 달러 규모의 투자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비디아의 3분기 순이익은 319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93억 달러 대비 65% 증가했다. 올해 10월 말까지 엔비디아 주가는 38.9% 상승했으며, 2023년 239%, 2024년 171%에 이어 3년 연속 가파른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10월 말 기준 엔비디아 시가총액은 4조5,300억 달러로 S&P500 전체 기업 중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일본 국내총생산(GDP)인 4조2,800억 달러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다.

엔비디아 시총이 4조 달러에서 5조 달러로 확대되는 데는 단 79거래일, 3조 달러에서 4조 달러까지는 41거래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10월 말 기준 엔비디아는 올해 S&P500지수 상승분의 19.8%를 단독으로 기여했다. 젠슨 황 CEO의 자산은 1,620억 달러로 평가되며, 포브스 기준 세계 8위 부호다.

연준 정책·고용지표 등 대기 이벤트… 관망세 확대

미국 시장은 이날 이후 발표될 9월 고용보고서를 앞두고 관망세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로 지표 발표가 지연된 가운데, 고용시장 둔화 조짐이 나타나자 연준은 올해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그러나 최근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를 웃돌면서 일부 연준 인사들은 12월 추가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원유·환율 혼조… 글로벌 거시 환경 논의 지속

국제 유가는 소폭 상승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59.45달러, 브렌트유는 63.71달러로 각각 20센트 올랐다.
환율 시장에서는 달러 강세가 이어졌다. 달러·엔 환율은 157.58엔으로 전날(157.15엔) 대비 상승했다. 일본 정부가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재정 지출 확대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달러 강세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유로화는 1.1523달러로 소폭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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