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실적 발표 앞두고 투자자 관망세…코스피 3,929.51로 하락
AI 관련 주식 급등 후 조정…월스트리트 주요 지수 동반 하락
S&P500·나스닥 하락 속 코스피 0.6% 하락…엔비디아 영향 지속
글로벌 투자자, AI 버블 가능성 시장 최대 위험으로 평가
비트코인·원유 등 고수익 자산 변동성 확대…코스피에도 영향

아시아 주요 증시가 19일(현지시간) 엔비디아의 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조심스러운 흐름을 보였다. 엔비디아 실적은 최근 인공지능(AI) 기술 관련 주식 광풍의 방향성을 가늠할 지표로 주목된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0.3% 하락한 48,537.70으로 마감했으며, 홍콩 항셍지수도 0.3% 내린 25,844.80을 기록했다. 상하이 종합지수는 0.2% 상승한 3,948.69를 보였다. 호주 S&P/ASX200 지수는 0.3% 하락한 8,447.90, 한국 코스피는 0.6% 내린 3,929.51, 대만 타이완 가권지수(Taiex)는 0.7% 하락했다.
엔비디아는 이날 장 마감 후 4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전날 뉴욕 증시는 엔비디아의 주도 하에 하락세를 보였다. 엔비디아 주가는 2.8% 하락하며 이달 들어 10% 이상 떨어졌고, S&P500 지수는 0.8% 내린 6,617.32,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1% 하락한 46,091.74, 나스닥 종합지수는 1.2% 하락한 22,432.85로 장을 마감했다.
엔비디아는 시가총액이 큰 만큼 투자자들의 401(k) 퇴직연금 계좌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일부 거래일에는 엔비디아 주가가 S&P500 지수 방향을 좌우할 정도로 시장에서 비중이 크다. AI 칩 수요가 급증하면서 한때 시가총액 5조 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미국 증시의 조정은 지난 4월 이후 이어진 거의 연속적인 랠리와 극명한 대비를 보인다. 전문가들은 AI 관련 주식을 중심으로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하면서 시장이 과열됐다고 분석한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도 불확실해졌다. Fed는 올해 두 차례 금리를 인하했지만, 낮은 금리가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글로벌 투자자 설문에서는 AI 과열 우려도 확인됐다.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펀드 매니저들은 올해 10월 실시된 조사에서 주식 비중을 8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늘리는 등 공격적인 투자 성향을 보였지만, 동시에 AI 관련 자산이 과열되어 거품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타났다. 설문에 참여한 투자자의 54%는 AI 관련 자산이 버블 상태라고 답했으며, 60%는 글로벌 주식이 고평가되어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조사에서 AI 관련 자산은 인플레이션, 지정학적 리스크, 금리 변동 등 전통적 위험 요소를 제치고 ‘최고의 테일 리스크’로 지목됐다. 투자자들은 AI 기술 관련 기업들의 주가 상승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고 평가하며, 장기적 관점에서 시장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다.
반면, 골드만삭스 전문가들은 AI 관련 주식이 단순한 과열일 뿐 폭락 수준의 거품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비즈니스인사이드 보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주식 세일즈 트레이더 마이크 워싱턴은 주요 AI 관련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견고한 펀더멘털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S&P500 상위 7개 기업의 2년 선행 주가수익비율(P/E)이 27로, 과거 닷컴 버블 당시 52와 비교하면 훨씬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미국 주식 시장에는 안정적인 자금 흐름이 지속되고 있어 2026년 가계 투자금이 약 5,2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해외 투자 또한 AI 관련 주식 수요에 힘입어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소비자 심리가 매우 견조해 단기 조정 가능성은 있을지언정, 시장 전체가 거품 붕괴 단계에 있다는 판단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최근 시장에서는 다른 고수익 자산도 조정을 겪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 거의 12만5천 달러에서 9만 달러 아래로 떨어졌으나 일부 회복해 이날 오전 91,700달러를 기록했다.
환율과 원자재 시장에서는 달러당 원화값이 1,465.20원으로 마감되며 전 거래일 대비 0.3원 하락했고, 미 달러는 일본 엔 대비 155.51엔에서 155.43엔으로 소폭 하락했다. 유로는 1.1581달러에서 1.1595달러로 상승했으며, 미국산 원유는 배럴당 60.46달러, 국제 기준 브렌트유는 64.67달러로 각각 20여 센트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