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음료 과다 섭취, 심혈관 질환·뇌졸중 위험 높일 수 있어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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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2-10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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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스풀인사이트
2025-12-10 15:13

하루 8캔 습관이 부른 비극… 고카페인음료의 숨은 위험
권고치 3배 카페인 섭취, 혈압 폭등·뇌졸중으로 이어져
‘건강한 50대’도 무너뜨린 에너지음료의 장기적 부작용
전문가들 “청소년 타깃 광고·판매 규제 시급”
“음주·흡연만큼 위험할 수도”… 의료진 경고 확산

BMJ 케이스 레포트는 누적 게재 사례가 3만 건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 BMJ 케이스 레포트 공식 계정 (2025.5.10)

영국 의료진 “사례 통해 규제 필요성 다시 확인… 지나친 섭취는 되돌릴 수 없는 피해 유발”

에너지음료를 과도하게 마시면 심장질환과 뇌졸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의료진의 경고가 나왔다.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이 매일 에너지음료를 소비하지만, 고카페인·고당분 특성이 장기적으로 심혈관계에 심각한 부담을 준다는 것이다.

영국 노팅엄의 의료진은 최근 BMJ 케이스 리포트를 통해 “평소 건강했던 50대 남성이 하루 평균 8캔의 에너지음료를 마신 끝에 뇌졸중을 겪었다”고 발표했다. 이 남성은 사건 이후 손과 발에 영구적인 감각 이상(저림·무감각)이 남았다고 밝혔다.

극단적으로 높아진 혈압… 카페인은 권고치 3배


환자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 혈압은 254/150mmHg로 측정됐으며, 의료진은 즉시 혈압을 낮추는 약물을 투여했다. 하지만 퇴원 후에도 혈압은 계속 비정상적으로 높게 유지됐다.

추가 조사를 통해 환자가 하루 약 1,200mg의 카페인을 섭취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일반적으로 권고되는 최대 섭취량 400mg의 3배에 해당한다. 환자가 에너지음료를 끊자 혈압은 정상으로 돌아왔으며, 혈압약도 중단할 수 있었다.

의료진은 “고카페인 에너지음료의 장기간 섭취가 고혈압과 뇌졸중의 유발 요인 중 하나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8년이 지나도 남은 후유증

해당 남성은 익명으로 “에너지음료가 몸에 그렇게 해로운 줄 몰랐다”며 “사고가 발생한 지 8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왼손과 발, 발가락에 저림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은 인터뷰 내용을 전했다.

규제 필요성 및 의료진 역할 강조

의료진은 “흡연이나 음주에 대한 공공 경고는 흔하지만, 에너지음료의 과다 섭취 위험성에 대한 인식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고혈압이나 젊은 층의 원인 불명 뇌졸중 환자를 진료할 때 에너지음료 섭취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에너지음료는 고카페인·고당분 특성상 급성·만성적으로 심혈관 및 뇌혈관 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으며, 특히 청소년을 겨냥한 마케팅이 강화되는 만큼 판매 및 광고 규제 강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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