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값 올해만 100% 폭등…금까지 동반 강세 ‘이례적 역대급 랠리’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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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2-06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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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마켓
2025-12-06 16:46

은·금 동반 랠리, 산업 수요와 안전자산 선호가 이끄는 이례적 상승
전기차·태양광 수요 폭증, 은 공급 부족 사상 최악 수준
달러 약세와 금리 인하 기대, 귀금속 시장 전반에 강한 추동력
연준 정책 전환 가능성, 금·은 가격 상승에 불확실성 속 안정감 제공
녹색산업 핵심 소재로 부상한 은, 투자와 실물 수요가 동시에 폭발

홍콩 페스티벌 워크 주대복 / 유스풀피디아

올해 은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연이어 갈아치우며 폭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가 안전자산 선호를 키우는 가운데, 산업용 은 공급이 역사상 가장 부족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분석까지 더해지며 투자심리가 급격히 달아오른 모습이다.

해외 경제 전문 매체 인베스토피디아는 최근 보도에서, 국제 은 선물 가격이 이틀 연속 최고치를 기록하며 온스당 59달러 선을 넘겼다고 전했다. 인베스토피디아는 “올해 은 가격은 연초 대비 약 두 배 상승해 금 상승률을 크게 앞질렀다”고 평가했다. 반면 금은 같은 기간 약 60%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은 가격 급등의 핵심 요인으로는 극심한 공급 부족이 지목된다. 인베스토피디아는 독일 도이체방크의 최근 분석을 인용해 “산업용으로 실제 공급 가능한 은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줄어들었다”며 “기업들이 은을 확보하기 위해 이용하는 임대 비용이 200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고 소개했다. 도이체방크는 내년 글로벌 은 상장지수펀드(ETF) 보유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며, “산업 수급 부족이 더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은의 급등을 ‘투자 자산’과 ‘산업 소재’라는 이중 정체성이 동시에 자극받은 결과로 보고 있다.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안전자산 선호가 커진 가운데, 태양광 패널과 전기차 배터리 등 미래 산업의 핵심 소재로서 실물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인베스토피디아는 “은은 녹색 산업 전환의 핵심 금속으로 꼽힌다”며 “수요가 장기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한편 금 가격 역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2월 1일자 보도에서 “국제 금 가격이 여섯 주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와 달러 약세가 가격을 밀어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같은 날 은 현물가격은 장중 온스당 58달러 중반까지 오르며 또 한 번 사상 최고점을 새로 작성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연내 미국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시장 참여자들이 “12월 금리 인하 확률을 약 87%로 반영하고 있다”고 전했으며, 최근 연준 고위 인사들의 완화적 발언이 기대감을 더욱 키우는 분위기라고 보도했다. 금리 인하는 금·은 같은 무이자 자산의 매력을 높이는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금융업계에서는 금과 은이 단기 조정 구간을 거치더라도 전반적으로는 상승 흐름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미국 경제 둔화 우려, 달러 약세 흐름, 연준의 정책 전환 가능성 등이 맞물리면서 안전자산과 산업 금속 모두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다는 분석이다.

도이체방크는 내년 은 가격이 평균 온스당 55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연준이 시장 예상보다 더 적은 폭으로 금리를 내릴 경우 상승세가 다소 제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산업용 수요와 금융시장의 기대가 동시에 집중되며, 은·금 가격은 당분간 변동성 속에서도 높은 수준의 강세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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